미국 서부여행03-요세미티의 압권은 Half Dome

여행일자: 2010년 07월. 다음 블로그에서 옮김.

 

<배경음악>: Today by John Den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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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드라이브 길 

Yellow Stone 국립공원(YS 로 생략) 바로 아래에 붙어 있는 Grand Teton 공원을 향해 내려가는 드라이브 길은 환상적이었다. 자동차 길이 맞닿아 보이는 소실점을 지나면 천국으로 들어가게 될 것 같았다. 산과 계곡을 달리다 보면 어느 새 강이나 호수를 끼고 달리게 되고 운전의 피로가 느껴질 때면 차를 잠깐 세우고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turn out들이 나타났다.

 

Teton 산을 향해 달리는 drive 길
Teton 산이 비치는 Jackson 호수

 

이 길을 운전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런 멋진 길을 드라이브하는 행복한 기분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런 자동차 길을 따라 자전거 전용 도로도 나란히 만들어져 있었는데 심심찮게 자전거 바이킹족을 만날 수 있었다.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Teton 산이 비치는 Jackson 호수에 발을 담그고 맑은 물속의 조약돌을 몇 개 주워 추억의 기념물로 삼았다.

 

순찰대(ranger)의 정지 명령을 받다

YS 공원 내부의 도로는 언덕과 내리막, 동물 보호 표지판,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사 구간 등으로 공원 내 최고 속도 구간인 시속 50mile을 넘길 수는 없었다. 그런데 내가 줄지어 움직이는 차량들 중 끄트머리에서 앞차들에게 쳐지지 않게 운전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순찰대(ranger)가 경광등을 번쩍이며 경고음을 울렸다. 길가에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가까운 호텔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난 무심코 앞차 뒤만 따라 왔는데 나도 모르게 동물 보호 구간 제한 속도인 25 mile구간에서 이 제한 속도를 무시하고 달렸던 것이다. 앞차들도 똑 같은 위반이었지만 순찰차 바로 앞에 있던 내가 걸린 것이었다. 

 

미국 경찰에 잡혔을 때의 행동 요령대로 운전대에 손을 얹고 가만히 있었다. 순찰대가 과속 위반을 했으니 운전면허증을 내 놓으라고 했다. 나는 트렁크에 있으니 차에서 내려도 되겠느냐고 허락을 받고 차 뒤로 가서 차 뒷문을 열었다. 트렁크엔 여러 사람의 가방을 쌓아 두었던 터라 가방과 올려 두었던 옷가지 등이 우수수 땅바닥에 떨어졌다. 때마침 국제 운전면허증이 쌓여 있던 가방이 깊숙한 곳에 있어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대신 여권을 대신 보여 주겠다고 하니 그렇게 하라고 했다. 여권을 가지고 가서 뭔가 조회를 해보고 오더니 또 위반하면 여권 압수이니 조심하라는 경고를 주고 돌아갔다. 평소의 운전 습관대로 하다 깜짝 놀란 사건이었다.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buffalo 구이 

Teton Village에 있는 Snake River Lodge에 숙소를 정하고, 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buffalo 고기를 먹으러 갔다. buffalo 고기 외에도 사슴 고기도 있었는데 메뉴 대부분이 양념을 발라 구운 구이였다. 살코기는 두툼하여 양이 푸짐하였으며 rib 부분이 맛이 좋았다. buffalo 보다 사슴 고기가 더  비쌌지만 맛의 차이는 별반 느끼지 못했다.

 

Jenny lake와 숨겨진 폭포(Hidden fall)

Jenny lake를 건너가서 만난 Hidden fall

 

Teton 산 정상을 케이블카로 올라가 볼 수도 있었으나, Teton 산 아래 있는 Jenny lake로 가서 유람선을 타는 걸로 계획을 잡았다. Jenny lake는 빙하가 녹아내린 물이 담긴 호수로, Teton산이 비치는 맑은 물은 보기만 하여도 시원하였다. 호수 건너편에서 배를 내려 Hidden fall을 찾아 산길을 올라가는 데, 피톤치드 뿐 아니라 박하향이 숲속에서 풍겨 나와 이곳이 천국으로 올라가는 길임을 말해 주는 듯하였다. 숨겨진 폭포(Hidden fall) 뿐만 아니라 산을 오르는 계곡 주변은 온통 누운 폭포(臥瀑)들이 펼쳐져 있었다. 오장육부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臥瀑(누운폭포)이 연속되는 Hidden fall 계곡

 

요세미티의 압권은 Half dome

솔렉(SLC)으로 돌아와 빌린 차를 반납하고 샌프란시스코 행 비행기를 탔다. 샌프란 공항에서 다시 자동차를 빌려 요세미티 공원으로 올라갔다. 요세미티 계곡을 따라 높은 바위 암봉들과 깊은 절벽과 폭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암벽 등반가의 꿈인 엘 캐피탄(El Capitan)는 바탕 화면의 대표적 풍경.(우측의 폭포는 요세미티 폭포)

 

우뚝 솟은 모습이 마치 황소처럼 보이는 엘 캐피탄(El Capitan)을 지나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구경한 후, 하프 돔(half dome 해발 2,693m)이 보이는 해발 2,164m의 Glacier Point를 찾아 갔다. 이 Glacier Point는 요세미티 계곡 동쪽 끝 벼랑위에 있었기에 서쪽에서 접근할 경우에는 장시간 차를 타고 남으로 내려가서 다시 동쪽으로 한참을 간 다음 다시 북으로 올라 와서야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멀었다. 하프 돔(half dome 돔을 반 잘라 놓은 것 같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화강암 구(球)를 반의 반(1/4)로 잘라 놓은 것 같은 모습인데 엘 캐피탄과 함께 Rock climbing의 성지이자 암벽 등반의 명소라고 한다. Glacier Point는 눈앞에 보이는 half dome 뿐만 아니라 건너편에 걸려 있는 폭포, 깊은 협곡, 산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 등 이곳에서 둘러보는 풍광(風光)이 예사롭지 않았다.   

 

요세미티의 압권은 半球(반쪽 공) 모양의 Half Dome

 

마침 일몰 시간이 가까워 half dome에 비치는 석양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푸른 하늘이 점차  붉게 변하는 모습과 암벽에 비치는 햇빛이 시시각각 다른 색으로 변하는 광경은 신비롭다 못해 엄숙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아름다운 석양을 일평생 몇 번이나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어쩌면 득도(得道: 도를 깨달음)의 시각은 이런 석양이 지는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Navigator(네비게이터)를 전적으로 믿으면 안 된다

숙소를 가기위해 근처의 사과 농장을 겸한 Inn을 찾아가야 했다. 이곳을 가려고 navigator를 찍으니 지름길을 제시해 주는데 비포장 산길을 잡아 준다. 처음엔 이 길로 가려고 했으나 해가 지고 길도 어둡고 해서 아무래도 무리다 싶어 큰 길을 다시 지정하여 돌아서 갔다. 다음 날 어제 그 비포장 길을 가야 했었는데, 초행길 늦은 시각엔 좀 돌아가더라도 큰 길로 가는 것이 좋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응급 환자가 생기다

새벽에 딸애가 나의 방을 꽝꽝 두드렸다. 자다가 벌떡 일어나니 곁에 자던 아들도 도둑이 들어온 줄 알고 일어났다. 사위가 식은땀을 흘리며 복통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환자를 진찰해 보니 요로결석이었다. 준비해 간 복통 완화제를 먹이고, 대부분의 요로결석은 조금 기다리면 잘 나올 것이라고 안심을 시켰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들은 전기 tea pot로 뜨거운 물을 짜내 hot bag을 만들어 왔다. 나도 미처 생각 못한 통증 완화법이었다. 다행히 몇 시간 진통 끝에 옥동자?(돌멩이)가 나왔다. 다음 날 요로결석(尿路結石)이 하나 더 나오고서야 통증이 없어졌다. 결과가 해피엔딩이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얘기하지만. 만약 의사가 곁에 없고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였다면 얼마나 고통스럽고 곤혹스러웠을까? 농담으로 몇 천 만 원 벌었다고 하고선, 다음에는 여행자 보험을 꼭 들고 다니라고 말해주었다.

 

Napa valley에서의 양조원 방문(winery tour)

Opus winery

Napa valley로 양조원 방문(winery tour)을 갔다. 가는 도중에 sonoma 지역을 알리는 팻말이 보였다. 소노마 계곡에도 많은 양조원이 있다고 한다. ‘Napa valley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간판을 지나니 드넓은 포도원 속에 양조원 건물들이 보였다. Opus 양조원은 외견상 귀족 분위기의 폐쇄형 건물이었는데 손님이 들어가면 직원이 친절히 따라붙어 등록을 안내하였고, 등록하진 않고선 원내를 구경할 수 없었다. 이와 반대로 나중에 들른 mondavi는 개방적이고 서민적 분위기의 양조원이었다.

Mondavi winery

 

포도원에는 심어져 있는 품종들이 팻말에 붙어 있었으며, 따가운 햇볕 속에 포도알들이 영글고 있었다. 호기심에 포도 몇 개를 따 먹어 보았는데 말 그대로 신 포도(sour grape)여서 인상이 찌푸려졌다. 시음장에 있는 red wine 들은 단일 품종으로 빚은 것은 드물었고 대개 '카르비네 소비뇽'을 주품종으로 하여 '피노 누아르'나 '메를로' ‘말벡’ 등을 섞은 wine들이었다. white wine은 '샤르도네' 품종이 주였다. opus one에서의 1잔 tasting 값이 Mondavi의 4배였지만, 손님 숫자나 술을 사 갖고 나오는 빈도는 Mondavi가 훨씬 많았다.    

 

입맛에 익숙지 않은 것은 정말 맛있다고 느끼기 어렵다

점심은 유명하다는 Bouchon 레스토랑에서 오늘의 특선 요리와 소고기, 양 다리고기, 닭고기 요리, 생선, 홍합요리를 각각 시켰다. 우리 일행들이 음식을 주문할 때는 이렇게 각각 다른 메뉴를 시켰는데, 그 이유는 여러 음식들을 맛보자는 취지와 시킨 메뉴가 자신의 비위에 맞지 않을 경우 다른 사람의 메뉴와 바꿔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이곳은 고가의 음식값에 비해 흡족한 맛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자신의 입맛에 익숙지 않는 것은 정말 맛있다고 느끼기 어렵다고 느꼈다.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할 것 같은 금문교 view point

안전시설을 더 설치해야 할 것 같은 금문교 view point

 

샌프란으로 돌아오는 길에 금문교 인근에 있는 소살리토를 둘러보고 금문교를 구경하였다. 소살리토는 바다를 끼고 절벽 쪽에 아름다운 집들이 모여 있었다. 바닷가 쪽에 주차할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지만 관광객 수에 비해 주차할 장소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금문교 북쪽 view point는 두 군데 있었는데 높은 쪽 view point로 갔다. 이곳은 경사가 심한 절벽 끝에 있었는데 안전담(safety fence)도 없는 위험한 곳이었다. 시청에서 안전시설을 설치해 줘야할 것 같았다. 아슬아슬한 절벽위에서 금문교와 바다 풍경을 감상하는데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에 모자가 날아갈 지경이었다. 이런 바닷바람이 샌프란시코 상공을 늘 안개에 쌓이게 하는 것 같았다.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전차

 

샌프란시스코는 언덕길이 많은데, 이곳의 명물인 전차는 언덕길도 잘 올라간다. 전차에는 젊은이들이 겁도 없이 매달리어 가기도 한다. 샌프란의 꽃길은 명성에 비해 시시하였지만, 내리막 차도길 옆을 꽃과 나무로 아름답게 가꾸어 관광 point로 삼는 그네들의 지혜가 느껴졌다.

꽃의 길

 

컴퓨터 게임의 미션들을 해결(clear)해 나가는 것 같은 여행

이번 여행은 마치 컴퓨터 게임의 미션들을 해결(clear)해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행 도중 주변 식당, 마트, 호텔의 위치 주소나 전화 조회에 인터넷과 아이폰이 도움이 되었다. 또한 책이나 인터넷으로 사전 조사하여 가더라도 현지에서 얻는 정보(공항이나 해당 지역 관광 안내 센터의 책자나 안내자의 말)가 더 정확함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로 YS 관련 부분은 ‘Yellow stone treasure’ 라는 책이 YS 내의 각 명승에 대한 설명과 접근방법, 상세지도 등이 잘 되어 있어 YS 여행 계획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미리 교보문고에다 주문하여 미국에서 공수해 온 것이었다. YS 여행하는 분께 추천!) 

 

한마디로 운이 좋았다

여러 가지 준비한 것이 많았었지만 모든 것을 다 실행할 수 없었다. 비록 뜻하지 않았던 일행의 요로결석으로 다음 하루 일정은 버렸지만, 질병의 발생이 여행 마지막 날이나 비행기에서 발병하였더라면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을 뻔하였다. 질병이란 사고와 같아 시간을 정해 발병되는 것이 아니기에, 어려운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시간에 발병되었고 결과도 좋아서 다행스럽게 생각하였다. 한마디로 운이 참 좋았다고 생각했다.    

 

여행을 준비하고 인솔해준 이에게 감사와 자랑

출발부터 두 팀이 나뉘어 출발하고, 미국에 들어와서도 팀이 나눠졌다 다시 join하는 등 복잡한 여행 계획이었다. 비행기 표나 호텔 INN 예약 구매, 챙겨 봐야 할 볼거리와 그 장소의 접근 방법, 먹을 곳을 딸과 사위와 잘 준비하여 차질 없는 여행이 되었다. LA-LAS 일정을 지휘하고 안내해준 아들과 전체 모든 일정을 총괄 인솔해 준 사위에게 고마움과 함께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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