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옛 사보이 왕국 돌아다니기

 여행일자: 2012년 03월. 다음 블로그에서 옮김

 

주요단어: 샤모니, 에귀 뒤미디, 몽블랑, 최후의 만찬,Saint Maria della Grazie성당,제노바 SAN LORENZO성당,

             산타 신도네 예배당, 예수 수의(sindone), 샹베히, 리옹, 기뇰- 

 

 

<배경음악>:추후 링크가 끊어지면 음악이나 동영상이 안 나올 수도 있으며,  아래 동영상 보려면 ▷클릭
  아래 음악이나 동영상이 안보이면  https://www.youtube.com/embed/R_qvTNTKFVY?ecver=2  <=요걸 클릭

 

 

국제도시 제네바

스위스 제네바에서 외교통상부 인턴으로 근무하던 아들이 스위스 구경하라고 우리 부부를 초청했다. 그 곳은 몇 십 년 만의 추위가 엄습하였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고, 한국에선 우수(雨水)라지만 기온이 쌀쌀하여 두툼한 방한복을 입고 출발했다. 다행히 우리가 도착할 때쯤 그 곳의 날씨는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하지만, 제네바의 명물인 제트 분수는 추위 탓에 가동을 멈추고 있었다. 제네바는 국제기구들이 들어와 있어서인지 도시 규모에 비해 호텔들이 많은 것 같았다. 유엔 앞의 다리 부러진 의자(지뢰 사용을 경고한 작품)와 꽃시계, 성 피에르 성당 등 제네바의 명소를 둘러 본 후 알프스의 최고봉 몽블랑을 보기 위해 프랑스 땅인 샤모니로 갔다. 

 

몽블랑을 보려면 샤모니 마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

 

에귀 뒤 미디(Aiguille du midi) 전망대

  

샤모니 에서 몽블랑을 보다

샤모니에서 몽블랑을 보기 위해선 에귀 뒤 미디(Aiguille du midi) 전망대를 케이블카로 올라가야 하는데, 눈이 많고 바람 많은 겨울엔 운행이 중지되는 수가 많다고 한다. 샤모니 매표소의 날씨 정보판엔 매표소 기온 -9도, 전망대는 기온 -18도의 구름 조금 낀 날씨라고 나온다. 알프스 정상을 겨울에 보려면 3대가 복 받아야 한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은 3대가 복 받은 거네 하는 기분도 잠시, 고도 3842m의 전망대를 단숨에 올라서인지 약간의 두통과 어지럼증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듬직한 몽블랑과 백설의 모자를 쓴  고봉(高峰)들의 열병식을 보고 있자니 머리가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4810m) 
   

몽블랑 터널의 비극을 교훈 삼아

알프스 산을 관통하는 길이 11.8Km의 ‘몽블랑 터널’을 통과할 때, 요금소에서 통과 티켓 말고도 차간거리 150m유지, 속도제한, 매연 규제, 화재시 탈출방법 등 주의사항이 적인 적힌 종이를 같이 주었다. 그 이유는 1999년 3월 당시로선 ‘세계 최장 터널’이었던 이 터널 안에서 차량 화재가 생겼는데, 긴 터널에서 사람들과 차들이 옴짝달싹할 못해 연기 등에 의한 질식 등으로 39명의 사망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사고 후  길이가 긴 터널에서는 이런 주의 사항이 적용된다고 한다.

 

밀라노에서 빛나는 두오모와 최후의 만찬을 보다

밀라노의 상징인 두오모(대성당)는 작년(2011년)에 보수 공사가 끝나, 밤에 보는 야경도 아름답지만 낮에 보니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대리석 조각들이 마치 보석처럼 반짝인다. 수 년전 이 곳을 구경 왔을 때 보수용 가림막에 가려진 모습만을 보았던 아쉬움을 다 날려 버릴 수 있었다. 

 

 

밀라노의 상징인 두오모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 은 Saint Maria della Grazie 성당에 있는데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볼 수 있다. 이 그림  있는 곳은 휘황찬란하고 으리으리한 성당 내부가 아니라, 장식이 없는 밋밋한 벽으로 둘러싸인 소박한 창고 같은  건물의 어두침침한 방에 걸려 있었다. 이 그림이 있는 방은 한번에 30여 명씩 입장시키고,15분 정도의 감상 시간이 주어졌다. ‘최후의 만찬’ 속 각 인물들의 표정과 손동작에는 각각 그 의미와 상징들이 있다는 것과 다빈치 이전에도 ‘최후의 만찬’ 그림이 있었다 하는 내용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최후의 만찬’에서의 손 모습들

 

유럽 최 대의 세라발레 아울렛

제노바로 향하던 중 이탈리아 최대의 패션 아울렛인 세라발레 아울렛을 들렀다. 일정 중 여길 꼭 들러야 한다는 식구들의 요청이 있어 여길 들렀는데, 완전 물 만난 고기 모양 이것저것 사기에 바쁘다. 소위 명품 브랜드를 세일 가격에서 추가 할인된 가격에다 면세까지 된다고 하니 안사고 가면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 드는 모양이다. 참고로 이번 여행 시 들른 나라들의 면세 기준을 보면 한 매장에서 구입하는 가격이 스위스에서는 300프랑, 프랑스는 175 유로, 이태리는 155 유로 이상이면 면세 적용이 된다 한다.

 

오래된 골목 도시의 멋을 풍기는 제노바

밀라노에서 남쪽으로 120㎞ 떨어진 제노바는 이탈리아 북서부 지중해에 면한 이탈리아 제1의 항구 도시로 서부 지중해 크루즈의 기항지이다. 또한 콜럼버스, 파가니니의 출생지이기도 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엄마 찾아 삼만 리'의 배경이 된 곳이다. 이 곳보다 북쪽이었던 샤모니와 밀라노에서 느껴졌던 찬 기운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제노바에서는, 나무와 땅에서 파릇파릇한 기운이 느껴지는 게 완연한 봄이었다.   

 

 

제노바의 SAN LORENZO 성당

 

제노바의 중심에 있는 Locanda di Palazzo Cicala Piazza San Lorenzo 호텔은 16세기 제노바의 지도자였던 Cicala가 사용하던 궁전을 호텔로 개조한 것이었는데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웅장한 대리석 기둥과 바닥을 갖춘 격식 있는 장소였다. 우리가 묵었던 이 호텔의 최상층 소위 펜트하우스 룸은, 방 크기도 널찍널찍하였지만 요리기구 등 요리시설이 딸린 부엌 과 큰 냉장고와 오븐 등이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로 묵기에 좋았다.

    

제노바의 SAN LORENZO 성당은 얼룩말처럼 교차되는 흑백 무늬의 대리석 기둥과 아취가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마침 수요 예배 중인 시간에 성당 내부를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 엄숙함과 장중한 예배 분위기에 가위가 눌려 카메라의 셔터 누르기가 망설여졌다.

 

 

제노바 Porto Antico의 icon

 

제네바 Porto Antico(포르토 안티코, 옛 항구)의 icon은 란테르나 등대와 게 발 모양의 쇠기둥이다. 이 쇠기둥에 연결된 바닥 위에 카페 등 식당 건물이 얹혀 있다. 길 바닥이 대리석인 가리발디 거리 끝에는 유네스코 지정 문화재인 붉은 색의 적 궁전, 흰 색의 백 궁전이 있었다. 제네바의 왕궁들과 광장들을 연결하는 골목들이 거미줄 모양으로 뻗어나 있었는데, 이 골목들 사이를 돌아다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 새 중세의 그 시절로 들어가게 된다. 

 

 

흰색의 백 궁전(좌),붉은 색의 적 궁전(우)


유벤투스와 피아트 자동차의 고장 토리노

이탈리아 북서부에 있는 토리노는 피에몬테 주의 주도(州都)로 피아트 자동차, 토리노 동계 올림픽 개최지, 축구팀 유벤투스의 도시로 유명하다. 그 옛날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 지배를 받았을 때 72개의 주택 구획(인술라이)으로 분할되었던 영향으로, 거미줄 모습이 아닌 직각 교차형의 도로 모습이 남아 있다. 토리노는 그 후 롬바르디아 왕국, 프랑크 제국에 속하게 되었다가 11세기에서 13세기에는 사보이의 지배권에 놓이기도 하였다. 19세기에는 1861~65년에 통일 이탈리아의 첫 번째 수도였으나,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극심한 폭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예수의 수의(sindone)-비디오 캡쳐

 

토리노에는 교회 관련 건축물이 많은데 예수의 수의(sindone)가 모셔졌다고 알려진 산타 신도네 예배당과 르네상스 양식의 산 조반니 바티스타 대성당(1492~98), 오랜 세월 동안 왕실 가족들의 무덤을 모셔온 수페르가 바실리카(1717~31) 등이 유명하다.

 

 

포비에르 언덕에서의 리옹 시가지 조망

 

알프스 산골마을 샹베히를 거쳐 프랑스 제3의 도시 리옹으로

토리노에서 치즈로 유명한 프랑스 알프스 산골 마을 샹베히(Chambery)를 거쳐 프랑스 리옹(Lyon)으로 갔다. 리옹은 프랑스 남동부의 론 강(Rhône江)과 손 강(Saône江)이 만나는 곳에 있는 프랑스 제 3번째 도시이자 고대 로마 시대부터 있던 오래된 도시로 중세의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

 

일종의 교통 카드인 리옹 시티카드는 소위 1+1 행사처럼 리옹의 교통편(전철, 버스, 케이블카)이용과 박물관, 왕궁, 교회 등을 입장할 수 있는 카드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지만 2일 동안의 모든 관광지 이용에 불편함이 없었다. 포비에르 언덕에서 리옹 시내를 내려다보니 로마네스크양식의 생 장 성당을 비롯한 리옹 구 시가지의 고풍스러운 멋이 잘 느껴졌다.

 

리옹의 문화 엿보기

리옹의 가면극인 기뇰(Guignol)은 가면극 속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다. 기뇰은 아이들을 위한 것도 있지만 주로 정치 풍자 내용이 많다고 한다. 우리가 본 기뇰의 등장 인물로는 프랑스 대통령, 주교, 리옹 올림픽 축구단장, 요리사 폴 보큐즈 등이 나왔다. 등장 인물은 네 사람이었지만 이 인형들을 조작한 사람은 두 사람이었다. 시청 광장 옆에 있는 순수 미술 박물관은 꽤 큰 규모였는데 각 세기별로 모은 프랑스의 예술 작품 전시실과, 이탈리아 관, 스페인 관 등이 있었다. 한편 이 보다 규모가 작으나 특징 있는 전문 박물관으로는 인형 박물관인 가다뉴(gadagne) 박물관, 미니어츄어 박물관, 기뇰(Guignol) 박물관, 실크 박물관, 사진 박물관 등 여러 박물관들이 있었다.

 

 

리옹의 가면극인 기뇰(Guignol) 

 

리옹에서의 음식점 순례

리옹에서 음식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소위 리옹의 먹자골목의 음식 체험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상추에 다 토마토, 빵(과자?), 삶은 달걀을 얹고 그 위에 머스터드 드레싱된 리옹식 샐러드(살라드 리오네)와 리옹 치즈는 필히 먹어 봐야 하는 것 같다. 또한 Leon 이라는 식당에선 많은 그림과 조각들이 식당 내부뿐만 아니라 화장실과 그 통로에도 걸려 있어 이곳이 미술관인가 착각이 들 정도였는데, 어떤 그림 중에는 이 레스토랑이 등장한 그림이 있어 그 곳이 명소임을 말없이 뽐내고 있었다.

 

 

화장실과 그 통로에 걸린 예술 작품들

 

리옹의 가면극 기뇰에도 등장 하는 리옹의 요리사 paul bocuse(폴 보큐즈)의 식당에서 요리를 먹었다. 80세를 넘은 폴 보큐즈가 고객과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도록 해 주는데, 노인 특유의 근육 잔떨림이 느껴진다. 고객을 위한 배려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것도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라고 느껴졌다. 폴 보큐즈는 자연에 가까우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신선한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조리법을 주창한다고 한다. 그의 이름으로 된 요리 학교와 요리 대회가 있는 등 그 쪽에서는 전설적인 존재로 여겨진다고 한다. 식당 외부는 물론 식당 내부의 장식물이나 심지어 그릇에도 그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었다. 다른 유명 식당에서도 그러했듯이 외국 정상들이나 유명인들이 와서  찍은 사진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리옹의 전설적인 요리사 폴 보큐즈의 식당

 

40년 동안 미슐렝 3 star를 받아온 폴 보큐즈 식당에서는 코스 요리 중에서도 다양한 선택 메뉴가 있었고, 코스 요리가 아닌 별개 요리를 주문할 수도 있었다. 송아지를 구운 요리는 하루에 30명분 밖에 주문이 안 되었는데, 식당에 일찍 도착한 우리들은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기회라 생각하여 이것을 시켰다. 귀하다는 송로 버섯이 든 요리와 소고기, 닭, 생선 요리 등 주문한 메인 요리 식사가 끝나자, 바퀴 달린 운반 테이블에 여러 가지 치즈가 실려 나왔다. 얼핏 보기도 푸른곰팡이가 잔뜩 쓴 치즈, 큰 구멍이 뻥뻥난 치즈, 작은 거품이 낀 치즈, 노릇노릇 말린 고기포 같은 치즈, 피라미드같이 생긴 치즈, 동그란 케이크 모양 치즈 등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치즈가 놓여 있는데, 소위 엿판에서 엿 고르듯이 고르라고 한다. 거기 나온 치즈를 다 알지 못하기에 좀 특별나게 생긴 것과 리옹 특산이라는 치즈 등 몇 가지를 골랐다. 어떤 것은 비릿한 맛이 있었고 어떤 것은 고소한 맛, 또 어떤 것은 시큼하거나 꼬롬한 맛도 났다. 나의 입맛엔 김치 삭힌 맛이나 젓갈 맛 또는 마른 오징어 맛이 연상되었다. 아마도 같은 발효 식품이라 그런가 보다.  디저트는 종류가 여러 가지였지만 단 것 일색이었다.

 

결국 옛 사보이 왕국 지역을 돌아 본 셈

유럽의 도시들을 운전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의 도로 스타일과 달라 처음엔 적응이 잘 안되었다. 유럽 도시들의 경우 차도의 폭이 좁고 일방통행 길과 로타리형 교차로가 많았다.  신호등은 길옆에 세우는 낮은 키의 stand 식이 많았으며 좌회전 신호가 없었다. 밤늦은 시간에 교차로 대기선에 서 있었는데 알고 보니 맞은 편에서 차가 오는 역주행 위치에 서 있어 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네들의 정지선 준수나 신호가 바뀌었더라도 길 건너는 보행자가 있을 때는 철저히 정지 상태를 유지하는 점은 본받을 만하였다.  

 

스위스 제네바를 출발하여 프랑스의 샤모니, 이탈리아의 밀라노, 제노바, 토리노, 프랑스의 샹베히, 리옹을 봄이 오는 길목에서 두루 돌았다. 다시 말해 남프랑스와 이태리 북서부 지역 결국 옛 사보이 왕국이 지배했던 지역을 돌아본 것이 되었다. 프로방스 알프 코트 다쥐르(Provence-Alpes-Cote d'Azur)  즉 니스와 칸, 마 르세유, 액상 프로방스, 아비뇽은 숙제(다음 여행지)로 남겼다.     

 

-끝-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