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으로 이루어 낸 轉禍爲福(전화위복)의 도시 -베니스-   

여행일자: 2006년 01월. 글쓴 일자: 2008.01.07.(다음 블로그에서 옮김)

 

<배경음악>: ‘바다로 가자 Vieni sul mar’-카루소(Enrico Caru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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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본섬 건너편에 있는 조르지오 마조레 성당(Basilica di San Giorgio)

 

살인적인 베네치아의 物價

베네치아는 물가가 비싸다 한다. 상수도와 전기를 섬까지 끌어 와야 하고, 하수 처리물을 섬 바깥으로 내보내야 하는 등 사회 간접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거니와, 물건이 섬까지 들어오는 운송비가 많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섬 안에서는 숙박할 수 있다고 해도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고 한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베니스 근처 거리가 좀 떨어진 곳(차로 10~15분정도 먼 곳은 30분정도)에 지어진 숙박 시설을 이용한다고 한다. 우리 여행 팀도 베네치아 근교의 한 호텔에서 旅裝(여장)을 풀었다.

                         

베네치아-아드리아 만에서의 일출

 

아침에 일어나니 마침 일출 시각이라 해 뜨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해뜨기 직전까지 바다 쪽은 아직 검은 빛깔이었다. 해가 솟을 무렵이 되자 수평선 쪽의 하늘과 바다 빛깔이 붉은 색을 띄더니, 곧 이어 뽀얀 얼굴의 둥근 해가 노란 목테를 두르고 수평선 위로 솟아올랐다. 쑥쑥 콩나물 자라듯이 하늘로 해가 금방금방 높이 올라갔다. 파란 하늘에는 하얀 비행기 구름이 멋지게 한 획을 그어 영역 표시를 해놓았다.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중세의 한 해변 마을 같은 베네치아의 풍경
베네치아의 옛모습를  상상케하는 대운하의 건물들 

 

여행 중 학교(?)를 다 녀오다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나올 때였다. 인솔자가 호텔에서는 공짜이니 학교를 다녀오라고 말했다. 여기서 학교란 화장실을 말하는 이태리 여행하는 동안 우리 팀이 약속하여 쓰던 은어(?)였다. 수업료란 화장실에 들어갈 때 내는 팁 또는 화장실 사용료를 암시한다.

 

우리들(여행객)이 화장실을 왜 지금 가라고 하지 어리둥절해 하자 여행 인솔자가 그 까닭을 설명해 주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베네치아에서는 수업료(?)가 엄청 비싸다는 것이었다. 베네치아가 섬이다보니 화장실 사용료가 비싸단다(1유로 정도-참고로 다른 이탈리아 지역은 10-20센트). 왜냐하면 오물을 pipeline을 통해 정화 처리 시설이 있는 육지로 보내서 처리하니까 화장실 시설 이용료가 비싸다고 한다.

                            

섬과 운하와 다리로 만들어진 인공 도시 베네치아(베니스)
베네치아로 들어가기 위해서 (페리)배 터미널로 가야 했다. 제법 큰 배(여기선 버스라 함)로 갈아타고 베네치아 섬으로 갔다. 배를 타고 가는 동안 바다에서 베네치아를 보니 흡사 그림에서 보던 중세의 한 해변 마을처럼 보였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대형 크레인과 큰 배가 있는 현대식 큰 항구 도시 모습으로 바뀌었다. 유럽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프랑스의 파리와 더불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도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살고 싶은 도시 중 하나인 베네치아(베니스)로 오게 된 것이었다. 

 

시장이 열리는 공판장 건물  

창틀 모양이 다양한 아름다운 저택

 

베니스는 영화제가 열리는 리도 섬, 크리스 털(유리) 공업이 발달한 무라노 섬 등 6개의 자연 섬과 177 갈래 운하, 400 여 개의 다리로 이루어진 인공 도시이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으로 유명한 이곳은 중세부터 무역업이 발달하여 이곳 사람들이 실크로드를 왕래하였고,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도 이곳 출신이라 한다.



발상의 전환으로 이루어 낸 轉禍爲福의 도시

언제부터 이 도시를 만들게 되었을까? 베네치아가 처음 생길 때는 쫓겨난 사람들이 만들기 시작했다. 살기 좋은 평원 지방에서 쫓겨나 이곳 바닷가까지 밀려온 사람들이 바닷가 개펄에 나무 파일 (pile)을 박고 땅을 다지고 개척을 했다고 한다. 바다 밑을 북돋우고 땅을 만들고 그 위에 건물을 짓고 다리를 놓아 水上 도시 국가를 건설했다고 하니, 요즘으로 말해자면 간척지 개발이나 토지 개발에 해당하는 사업이었던 셈이다.

 

11세기 초에는 베니스 商船들이 아드리아 海를 거쳐 발칸 반도, 소아시아 등 동방으로부터 융단, 향료 등을 이곳으로 들여왔고, 반대로 이 지방의 소금, 고기, 양털을 수출했다고 한다. 이 도시의 기본 골격은 13세기에 거의 완성을 하였고 14세기까지 이곳은 해상 무역의 중심지로 지중해의 해상권을 장악하였으며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이탈리아 최강의 公國이 되었다 한다.

 

'바다의 도시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베네치아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어느 나라도 한번은 전성기를 이룩한다. 그러나 베네치아처럼 끊임없는 노력으로 전성기를 길게 지속하면서도 형태를 달리해 여러 번 가꾸어 간 例는 달리 찾아보기 어렵다"

 

베니스가 이렇게 번창하는 데는 地政學적인 위치도 중요했겠지만, 이 지방 사람들의 개척 정신과 도전 정신, 훌륭한 상술, 항해술이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생각되었다.  

                            



CASINO VENEZIA - 대운하 기슭에 있다.


고기 모양의 지도- 무수한 섬과 水路가 보인다. (사진 출처) 인터넷

                                                                                                                                             

물고기 모습의 베네 치아

베네치아는 지도상으로 보면 마치 물고기 모양이다. 물고기의 창자에 해당되는 S자형의 카날 그란데 운하(大運河)가 중심 수로(水路)인데, 넓은 만곡부가 입을 벌린 모습으로 입구를 열어 도시 가운데를 관통하고, 창자의 출구 쪽에 산마르르코 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베네치아의 수많은 운하는 118개 섬 사이를 이어주는 水路 역할을 한다. 대운하를 끼고 옛 수녀원, 성당, 상인 조합 건물들이 있고 리알토 다리와 레초나코 궁전을 볼 수 있었다. 16세기에는 목조 다리였던 리알토 다리를 軍船이 다닐 수 있게 가운데를 높여 재건했다고 한다.  

                           

베네치아의 명물 리 알토 다리-한편의 액자그림이다

 

그란데 운하 주위에는 神의 집이라 할 수 있는 교회(성당)뿐만 아니라 궁전이나 귀족 저택 등이 지어져 있다. 이것으로 보아 이곳이 상류층 귀족이나 왕족이 선호했던 곳임을 알 수 있었다. 건물들은 비잔틴과 고딕 또는 두 양식이 복합된 양식들로 지어졌지만 바로크 양식의 건물과 심지어 이슬람 양식(아랍風)의 건물도 볼 수 있었다.

                            

한쪽이 약간 침하하고 대운하 기슭의 저택

 

그러나 1천년간 도도한 아름다움을 뽐내던 베네치아가 지반 침하와 해수면 상승, 잦은 선박 통행으로 인한 건물 벽면의 침식 등으로 섬 전체가 조금씩 물에 잠기면서 가라앉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물고기가 물 속으로 잠수하는 것은 당연하지!'라는 썰렁한(?) 농담이 사실이 아니길 빌었다.

 

베네치아의 중심 – 산마르코(San Marco) 성당, 산마르코 광장, 두칼레 궁전

값을 매길 수 없는 산마르코 교회(성당)  
황금빛으로 빛나는 산마르코 성당 dome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해야 하는 산마르코 성당(Basilica di San Marco)   참조 링크: 산 마르코 대성당 - 나무위키

베네치아에 중심관장인 산마르코 광장 한켠에는 산마르코 성당이 있다.  X선 검사기를 통과해야 하는 등 엄격한 보안검사가 있었다. 성당 안에 값진 보물이  많아서 인지는 몰라도 배낭을 메고 들어가거나 큰 백을 가지고 성당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입구에서 통제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까다로왔던  보안 검사의 이유를 알것 같았다.  성당 천정과 벽에 도배된 어마어마한 양의 황금빛에 우리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야말로 누런 것은 모두 황금으로 칠해 지거나 황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니, 가격을 셈해 보는 것은 엄두도 나지 않거니와 오히려 무덤덤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베네치아의 사회, 정치 중심지 였던 산마르코 광장

지난 수세기 동안 산마르코 광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광장 중의 하나로 손꼽혔다. 엄청난 크기의 산마르코 광장은 크기가 축구장 넓이만한 규모이다.  산마르코 광장을 지키는 비둘기 떼들이 관광객을 친구처럼 여기는지 주위로 몰려들었다. 이 광장에는 유명한 카페가 많은데 1720년에 개업한 유서 깊은 Florian 카페(꽃 다방)는 괴테, 바이런이 드나들었다 하며, 스탕달, 뒤마, 바이런이 자주 찾았던 카페 Quadri Venezia도 유명하다고 한다.

 

이 광장 주변에는 종탑, 시계탑과 법정, 산마르코 교회와 두칼레 궁전이 각기 제 모습을 봐 달라고 뽐내고 있었다. 주차 타워처럼 생긴 높이가 100미터가 넘는 종탑은 이전의 화려했던  榮華(영화)를 보여 준다.  산마르코 광장 주변의 풍물을 즐기며  카페에서 한 때를 보내는 것도 멋진 추억이 될 것이다. 

 

두칼레 궁전과 탄식 의 다리

불꽃모양 아치(arch) 기둥 위에는 목걸이 장식같은 tondo(벽면의 원형 돋을새김)와 로버 모양의 기둥 머리가 건물의 아름다움을 대변해준다. 두칼레 궁전 중앙 벽에는 성 마르코(St. Marco)를 상징하는 사자 문장이 걸려 있어 베네치아의 Icon(아이콘)을 알려준다. 

 불꽃모양 아치(arch) 기둥 위에는 목걸이 장식같은 tondo
아치(arch) 기둥이 멋진 두칼레 궁전과 분홍색의 크리스털 가로등

두칼레 궁전 옆에는 소위 ‘탄식의 다리’가 있다. 죄수(囚人)들이 다리를 건너 감옥으로 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 어려워 탄식과 한숨을 쉬었다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한다. 이 다리가 더욱 유명해진 것은 카사노바가 이 감옥에 갇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털 공업 및 유리공업이 발달하여서인지, 이곳의 가로등은 일반 유리가 아닌 크리스털로 만들어졌다. 가로등을 싸고 있는 연분홍빛 원통 부분이 크리스털이다. 아쉽게도 낮 관광이라 밤 풍경은 볼 수 없었다.


산마르코 광장에서 가로등 불빛 아래 커피 한잔과 함께 멋진 음악을 들으며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은 어떨까? 이 곳을 다녀간 많은 시인과 음악가들의 멋진 작품이 우연은 아닌 것 같았다.

 

Mime은 또 하나의 Mime을 만들고                           

백색 석고 분장으로 연기중인 마임 예술가.(사진 :인터넷)

 

베네치아 거리를 이동하는 중에 재미있는 광경을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가면을 쓴 얼굴에다 얼굴 주위와 목 부위를 온통 흰색으로 칠을 하고 하얀 옷에 장갑을 낀 사람이 마임(mime)을 하고 있었다. 마치 조각처럼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지나가던 사람이 이것이 과연 조각인지 아닌지 움직이는 낌새를 느껴 보려는지 그 역시 미동도 않고 보고 있었다. 데칼코마니 같은 두 사람의 모습이 나에게는 또 하나의 마임처럼 느껴졌다.

 

 Master(匠人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지는 유리(크리스털) 작품

 마침 가면 축제를 한참 준비 중인 산마르코 광장 한 편에서는 환경 보호론자들이 데모(퍼포먼스)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 때문에 산마르코 성당 관람에 지장이 있어 크리스털(유리) 박물관을 먼저 갔다. 유리 박물관 관람은 예약제로 되어 있어 정해진 시간에만 관람을 할 수 있었다.

 

달궈진 유리를 불거나 잘라서 멋있는 병이나 유리 조각품을 만드는 유리 세공의 달인(마스터)을 볼 수 있었다. 유리를 마치 엿장수 엿 주무르듯이 하였다. 유리 공예 전시실에는 갖가지 유리 제품들이 저마다의 스타일을 뽐내면서 여행자를 유혹하였다. 으리으리한 샹들리에, 멋진 크리스털 조각품, 술잔, 거울 등 여자들 정신 빼놓기 십상인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들이 즐비하였다. 이런 크리스 제품 중 고가품이나 작품성이 있는 것은 장인들의 이름과 제품의 고유 넘버가 새겨져 있다.  두드리면 종소리가 나는 크리스 그릇도 재미있었지만, 유리 쟁반을 망치로 때려 보이며 깨지지 않음을 과시하였는데 과연 유리에 무슨 금속을 배합했길래 저렇게 단단한 지 궁금하였다.

  

교통수단은 전부 배이고 바퀴달린 운송이라고는 자전거조차도 볼 수 없었다.
도시 전체가 온통 섬이다 보니 교통수단은 거의 전부가 배다. 이웃집(섬)에 가는 것도 배가 더 편리하다고 하며, 배에서 내리면 바로 현관 입구인 집도 흔히 볼 수 있었다. 배의 수송 인원이나 운송 속도에 따라 수상 버스, 수상택시(바포레또)로 나뉘고, 앰뷸런스 배, 화장실 오물 수거용 배도 있으며 야채 장사도 배에서 장사를 한다. 과장해서 말하면 이 섬 안에서 바퀴 달린 물건이라고는 유모차뿐이라고 한다. 워낙 섬이 많고 좁으니 차들이 시원하게 달릴 곳도 없겠지만 그네들의 환경 보존에 대한 열망과 관심은 본받을 만했다.                                        

                          

섬과 섬을 연결하는 전형적인 다리를 지나는 곤돌라

낭만적인 곤돌라

운하의 도시 베니스를 더욱 낭만적인 곳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곤돌라다. 이탈리아어로 '흔들리다'는 뜻을 가진 곤돌라는 길이 10m 이내 너비1.2m~1.6m의 폭이 좁은 배로, 뱃머리와 선미가 휘어져 약간 삐딱한 모습이며 한쪽으로만 노를 젓기 때문에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하다. 노를 젓기도 하지만 수로가 좁은 곳에서는 뱃사공이 수로 옆 건물 벽을 손이나 발로 밀어 방향을 틀거나, 지상에 튀어 나온 부분을 교묘히 발로 밀어 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미로처럼 얽혀 있는 운하를 빠져나가는 곤돌라는 대중교통 수단이기보다는 관광선이기 때문에 탑승료가 비싸다.

 

곤돌라를 타면 곤돌 리오네(곤돌라 가수)가 노래를 들려주기도 하는데, 우리는 가수가 없는 싼 배를 탔다. 그렇지만 일행 중 교회 성가대 하시는 분이 이탈리아 칸초네를 불러 주어 우리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이 때 부른 노래 곡목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여행하는 도중 기대하지 않았던 이런 삽화(揷話) 같은 에피소드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법이다.                             

베네치아의 포토 포인트(사진: 인터넷) - 건너편에 보이는 것은 산 마조레 성당

 
수상택시(바포레또)를 타고 대운하를 다 보고 나오면 약간 넓은 바다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배를 처음 탔던 주차장(?)까지(여객선 터미널) 바포레또가 꽤 빠른 속력으로 007 썬더볼 작전에서 나왔던 장면을 연출해 보인다. 배가 빠른 속력으로 S 자나 Z를 그리며 내달리면 원심력에 사람들은 배 바깥으로 떨어질까 ‘악’소리를 지르게 댄다. 그러나 늘 그런 장면이 연출되는 것은 아니고 바포레또 운전수가 흥이 나고 해양 경찰 단속이 없을 때 그런 액션을 보여준다고 한다. 바포레또의 S 자 묘기가 이번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해 주는구나! 라고 느꼈다.

아직도 베네치아에서 볼거리가 많지만 다음 행선지인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로까지 가는 여정이 남아 있어 점심 식사 후 바로 출발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는 것이 단체 여행의 단점이라고 느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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