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 走馬看山記(주마 간산기)03-타오르미나,고대그리스극장,카타니아,Villa Romana del Casale

여행일자: 2014년 11월. 다음 블로그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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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미나의 그리스 원형 극장에서 바라본 놀라운 풍경

타오르미나 관련 링크: http://www.italyguides.it/us/sicily_italy/taormina/taormina.htm

론리플레닛 링크:    http://www.lonelyplanet.com/italy/sicily/taormina

 

시칠리아 섬 동해안 제2의 도시 카타니아 북동쪽 55km에 타오르미나(Taormina)가 있다. 이 시칠리아 동쪽 끝 이오니아 해변에 있는 타오르미나는 해발 200m 절벽 위에 있는 마을인데, 비록 크지 않은 산 위 마을이지만 크루즈가 기항할 정도로 유럽 사람들에겐 인기 있는 휴양지이다. 괴테는 이곳을 ‘작은 천국’이라 했고 모파상은 ‘타오르미나는 사람의 눈과 정신, 상상력 등 인간의 모든 것을 유혹한다.’라고 말했다 한다. 승용차가 없을 경우에는 아래쪽 마을의 타오르미나 역 광장에서 윗마을(언덕)로 올라가는 버스를 타거나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잘 만들어진 무대 장치 같은 타오르미나의 고대 원형 극장(Teatro Greco)과 주변 풍경 

 

 

고대 원형 극장의 옛 모습이 그려진 그림 

타오르미나는 그리스 원형 극장(Teatro Greco)을 보기 위해서 갔다. 먼저 보았던 시라쿠사의 원형 극장이 이곳보다 계단 객석의 규모가 더 크고 온전히 남아 있는데 비해, 타오르미나의 원형 극장은 돌 아치와 코린트式 기둥이 일부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 타오르미나 산언덕에 지어진 그리스 원형 극장에 들어가 객석(계단)에 서니 “와~~!!” 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그것은 원형 극장과 주위 풍광이 잘 설계된 무대 장치 장치를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원형극장 무대에는 부서지고 남은 아치(arch)와 몇 개 남지 않은 코린트식 기둥이 서 있고, 무대 뒤를 보면 멀리 연기를 뿜는 애트나 화산이 보였다. 에트나 산 정상엔  흰 눈이 쌓여 있고 산 아래쪽에는 나무와 집들이 점점(點點)이 박힌 마을이 보이다가 산자락 끝은 지중해 푸른 바다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이런 풍광 속에서 공연을 보는 소감을 어떨까? 과거 수 천 년 전 이곳에서 공연되었던 것은 아마도 그리스 비극이었을 것이다. 요즘에는 여름이면 비극 공연뿐만 아니라 오페라, 음악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한다.

 

타오르미나의 원형극장 계단 꼭대기에 올라 원형 극장 뒤편을 내려다보면 지중해(이오니아 해)의 Naxos Bay (낙소스 만)과 정원석처럼 박힌 예쁜 섬들이 보인다. 눈을 돌려 타오르미나 마을 언덕 꼭대기 위를 올려다보면, 높이 서있는 타우로산(Monte Tauro)에 사나세토 성(Sanaceto Castle)이 그림처럼 걸려 있다. 그야말로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바람과 멋진 경치가 연극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이런 비현실적인 타오르미나의 고대 극장 풍경은 이것에 온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광경일 것이다.     

 

 

타오르미나 고대 극장 계단 뒤 언덕 끝에서 내려다보이는 이오니아 해의 낙소스 만(Naxos bay)

지중해 최고 높이의 활화산 에트나 산(Mt. Etna)

UNESCO 관련 링크 : http://whc.unesco.org/en/list/1427

 

유네스코 자연 유산에 등록된 에트나 화산 (Mount Etna)은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 동부에 있는 활화산이다. 그리스어로 ‘나는 타오른다 Aitne(aithō)’라는 뜻을 가진 에트나(Etna) 화산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으로 현재 고도는 3,329m이지만, 1865년 이 화산의 정상은 20세기말보다 51m나 높았다 한다. 그간 몇 번의 폭발 결과 정상 부분이 날아가 버려 높이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불의 신의 대장간’이라는 별명답게 1669, 1693,  1832년의 분화가 특히 컸으며, 최근에 들어 와서도 1971년부터 10년에 한 번꼴로 불을 뿜었는데 지난 2002년 폭발 시에는 화산재가 북아프리카까지 날아가고 공항과 도로가 폐쇄되었다 한다. 에트나 화산은 요즘도 연기를 내뿜고 있으며, 가장 위험한 화산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에게 관람이 허용된 산이다.   

 

 에트나 화산 분출 장면. 출처:CNN 기상 캐스터 Mari Ramos 트위터 2014년 8월 14일 오전 6시 21분 게재 

타오르미나뿐만 아니라 카타니아에서는 관광 상품(엽서, 열쇠고리, 자석)뿐만 아니라 관광 안내 책자나 홍보 자료에 폭발하는 에트나(Etna) 화산의 폭발 장면을 볼 수 있다.

 

활화산 에트나 산기슭의 도시 카타니아(Catania)

관련 링크 : http://www.italyguides.it/us/sicily_italy/catania/catania.htm

 

시칠리아 섬 동남부 에트나 산 기슭에 있는 카타니아는 지중해(이오니아 해)에 면해 있어 크루즈 여객선이 정박하는 유서 깊은 항구 도시이다. 시칠리아의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그리스인, 비잔틴, 아랍인, 노르만인에게 차례로 정복되었으며 시칠리아 왕국의 아라곤 군주, 부르봉 왕가들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특히 1943년에는 폭격과 치열한 전투로 시가지가 크게 파괴되었다.

카타니아는 시칠리아에서 州都(주도) 팔레르모 다음 가는 제 2의 도시로, 공업·교통 중심지이며 이탈리아에서 가장 교역이 활발한 항구이다. 에트나 화산에서 캐내는 유황과 넓은 카타니아 평야에서 재배되는 오렌지, 레몬, 올리브, 포도 등의 작물이 유명하다.  

 

 

전체 크기 105m x 125 m로 추정되는 로마 원형 극장의 일부: 관람석 계단이 남아 있다

 

활화산인 에트나 산에 가까운 카타니아의 주요 건물들은 화산 폭발과 지진에 의한 파괴와 재건이 반복되었다. 카타니아 로마 원형 극장은 화산 폭발과 지진으로 지하에 반쯤 묻혀 있고, 현재 남아 있는 오래된 성당이나 주요 건물은 18세기 이후 지어진 바로크 건축물이 대부분이다. 건축 재료로 주로 화산 응회암을 이용했기 때문에 옛 시가지는 대체로 짙은 회색을 띠고 있다. 카타니아의 두오모 광장 주변에는 로마 극장 유적 외 아가타 대성당과 1232년 프리드리히 2세가 건설한 우르시노성이 있다.

 

성 아가타의 유물과  작곡가 빈센초 벨리니의 무덤이 있는 카타니아 대성당 

 

1693년의 지진 이후 건축가 프라 피올라모 팔라초토와 조반니 바티스타 바카리니(1702~68)가 새로 세운 카타니아 대성당에는 성 아가타의 유물과 이곳 태생의 작곡가 빈센초 벨리니의 무덤이 있다. 카나티아에는 이곳 출신의 유명한 작곡가(벨리니)와 작가(베르가)의 이름 딴 공원과 거리 이름이 있다. 오페라 '몽유병 여인' 을 작곡한 벨리니(Vincenzo Bellini 1801~1835)는 이탈리아 가극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고, 소설가, 단편작가, 극작가로 활동한 베르가(Giovanni Verga)는 이탈리아 사실주의 대표적 작가이다. 
 

18세기 궁전들로 둘러싸인 두오모 광장에 있는 오벨리스크를 등에 업은 검은색 코끼리 조각상은 에트나 화산의 현무암을 이용해 만든 것인데, 카타니아의 상징물로 카타니아 시청과 축구팀의 깃발에도 등장한다.

 

카타니아 상징 검은 현무암의 코끼리분수

 

시칠리아에서 강도를 만나다

시칠리아나 남부 이탈리아에는 관광객을 노리는 범죄가 많다는 얘기는 이미 알고 있었다. 소매치기, 사기, 야바위, 물건 바꿔치기, 퍽치기(사람을 퍽치고 물건 뺏는 것), 날치기(물건을 빼앗아 달아나는 것. 특히 오토바이 날치기), 낚아채기 등 그들의 수법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조심을 하였다. 그래서 위험지역은 밤늦게 다니지 않도록 하였고, 가방(bag 백)은 cross로 매고 길을 갈 때도 차도 쪽으로 bag이 가지 않도록 하거나 보호자(남자)가 여자들을 보호하며 이동해야 했다. 그런데 우리가 당했던 것은 관광 책자나 인터넷에서도 들어 보지 못한 것이었다.

 

카타니아 시내를 막 벗어나려는 T자 교차로에서였다. 맞은편에서 오토바이를 탄 남자가 내 진행 방향을 가로막으며 좌회전하려다가 멈추었다. 나는 이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데 왜 안 지나가지(오토바이 운전이 미숙한 분인가)라고 생각하였다. 바로 그 때 운전석 뒤쪽 문이 열리더니 또 다른 남자가 아내의 핸드백을 낚아채려고 하였다. 순간 아내는 가방 끈을  꽉 움켜쥐었고, 옆에 있던 딸도 엄마의 가방이 뺏기지 않도록 힘을 보탰다. 조수석의 아들은 안전벨트 락(lock)이 걸려 뒷자리까지 팔이 닿지 않았지만, 그놈의 눈을 쳐다보고 욕지거리 섞인 고함을 질렀다. 아내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더라면 가방을 빼앗기거나 차도로 사람이 끌려 나갔을 것이었다. 그네들도 이쪽의 저항이 만만치 않자 포기하고 도망쳐 버렸다. 강도당했던 순간은 수 초 밖에 안 걸렸지만 아내는 손가락의 인대가 늘어나 한 동안 손가락이 아파 고생했고 그 때가 생각날 때마다 가슴이 벌렁거린다 하였다. 가방 안에 있던 돈과 귀중품도 문제였지만 만약 여권을 잊어 버렸다면 우리의 남은 여행 일정은 엉망이 되었을 것이었다. 자동차 뒷문이 밖에서 열린 까닭은 자동차가 달리면 자동으로 문 잠금(door lock) 장치가 작동되지 않는 차종이었던 것이었다. 그 후 다른 도시에서 차량을 빌릴 때는  문 잠금(door lock) 장치를 꼭 확인하였다.   

 

비니키 입은 여자를 보러 로마 시대 저택(Villa Romana del Casale)에 가다

Villa Romana del Casale 링크: Villa Romana del Casale

 

시칠리아 중앙부 산속 마을 피아차 아르메리나(Piazza Armerina)에 있는 고대 로마 시대 저택을 보러 갔다. 4세기 초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저택의 주인은 알 수 없으나 큰 규모와 다양하고 많은 양의 예술품과 장식물로 보아 상류층 부자의 소유였을 것이라 한다. 신전, 바실리카, 체력 단련실, 목욕탕, 연회실 등의 바닥과 벽이 온통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식당의 세 벽면에도 신화의 여러 장면들이 모자이크로 묘사되어 있는데 그 중 ‘헤라클레스의 모험’ 장면이 유명하다. 야생동물의 사냥과 운동선수, 대전차 경기 등 독창적이고 사실적인 모자이크가 매우 인상적인 이 저택은 당시의 사회 경제 모습과 구조를 생생하게 잘 보여 줄 뿐만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매우 아름다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사냥 장면이 생생한 모자이크 

 

비잔틴(Byzantine) 시대와 아랍(Arab) 지배 당시에도 일부 건물이 사용되었지만 그 후 버려지다시피 되어 농경지로 사용되다가 19세기 초 고고학적 발굴이 이루어 졌다. 지금은 모자이크로 된 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지붕을 덮었고, 집 지을 때 쓰는 비개를 설치하고 통행을 위한 통로(깔판)를 만들어 관람객이 모자이크를 밟지 않고 다니며 구경할 수 있게 하였다.  

 

 
  비키니 차림의 운동선수
 
   erotic 한 모자이크

 

비키니 차림의 운동선수 중 누가 일등인지는 설명을 따로 하지 않아도 알겠고, 사냥 장면에선 그 생생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안주인 방(침실)에 있던 性的(성적 erotic) 모자이크는 그것을 만든 당시 예술가의 위트와 재치가 느껴진다.  

 

시칠리아를 제대로 다 둘러보려면...  

시칠리아 어느 도시나 마을을 가도 시내 중심엔 성당이 있고 마차가 굴러 가던 자갈길이 있다. 문만 열면 맞은편 집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골목길엔 빨래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골목을 따라 가다 보면 어느 새 해변에 이르기도 한다. 팔레르모 구시가지 중심에는 옛 건물이 많이 남아 있는 데, 석조 건물을 개조한 한 호텔의 승강기는 구형으로  그 안에 들어가면 철망에 갇힌 느낌이 들어 폐쇄 공포증 환자는 이용하기가 힘들 것 같았다.             

   
     창을 열면 이웃과 대화가 가능한 팔레르모 뒷골목
   
   팔레르모 구시가지 한 호텔의 구형 승강기

 

지중해 중앙에 위치한 시칠리아는 과거 유럽 해상 무역의 중심지로서 큰 부를 축척할 수 있

었고, 여러 민족의 지배를 받은 결과 풍요롭고 복합적인 문화와 예술을 창출할 수 있었다.

그리스, 로마, 비잔틴, 중세 문화 유적뿐만 아니라, 바다와 산과 구릉지에다 에트나 화산도

있어 자연 풍광이 다양하여 마치 지리, 역사, 종교, 문화가 모두 들어 있는 백과사전을 들여

다 보는 것 같았다.

 

다녀 본 곳은 ▶팔레르모 ▶아그리젠토 ▶시라쿠사 ▶타오르미나 ▶카타니아 ▶아르메리나 이렇게 몇 군데만 다녔지만, 시칠리아는 생각보다 굉장히 커서 3일 일정으로는 아쉬움만 남는 여행이었다. 영화 시네마천국, 말레나, 그랑블루, 일 포스티노 등 많은 영화가 촬영된 시칠리아의 곳곳을 다 둘러보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걸릴 것이다. 
 

-시칠리아 여행기 끝-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여행기를 볼 수 있음.          

        北部 이탈리아(1)-피사,루까,시에나,산지미냐노

        北部 이탈리아(2)-오르비에또,몬테피아스코네,비테르보,아시시

        北部 이탈리아(3)-피렌체,볼로냐,라벤나

        北部 이탈리아(4)-페라라,베로나,베르가모,꼬모 호수,친퀘테레

 

        南部 이탈리아(01)-뽀쭈올리,바이아, 나폴리, 폼페이

        南部 이탈리아(02)-소렌토,아말피,라벨로,카프리

        南部 이탈리아(03)-폼페이,에르콜라노,카세르타+티볼리

 

        시칠리아(1)- 팔레르모,몬레알레

        시칠리아(2)-아그리젠토-콘코르디아 신전/시라쿠사-고대그리스 극장

        시칠리아(3)-타오르미나,카타니아,Villa Romana del Cas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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