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철 교수 新 부자열전] 4.부자 되려면 부자와 친해져라
부자가 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부자에게 팔아서 부자가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부자에게 고급 저택, 비싼 명품, 고수익 펀드를 팔아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 꽤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 국민의 5%가 안되는 부자들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아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다수 있다.
이들은 부자와 안면을 트고 난 이후에는 부자의 손발이 되어서 부자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면서 ‘부자의 집사’(serviceman/ servicewoman)가 된다. 그러면 알아서 부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해 준다. 1백억원어치 팔고 나면 연봉이 10억이 넘게 된다. 몇 년 지나면 갑부가 된다.
필자가 가끔 만나는 정아무개씨는 보험회사에 일반사원으로 취직했다가 보험세일즈맨으로 직업을 바꿨다. 전업한 지 1년 만에 부자에게 보험을 많이 팔아서 연봉 10억원이 넘었다. 몇 년째 연봉 10억원을 넘기면서 현재는 그 보험회사의 ‘No.1’이 되었다.
필자가 보기에도 감탄스러울 만큼 정씨는 그야말로 ‘부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해주는 특기’를 가졌다. 부자가 원하면 10여 시간을 들여서 어렵사리 구한 굴비를 전달해 주고, 부자가 원하면 한 번도 쳐본 적이 없는 골프도 같이 치러 간다.
필자가 정씨를 관찰하면서 느낀 것은 ‘부자가 원하는 것을 채워주는 데 대해 스스로는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부자가 던지는 말을 귀담아듣고 꼭 수행해주는 것이 정씨의 세일즈 비법이다.
그는 필자와 어느 날 아침 7시에 호텔에서 아침을 먹기로 약속한 적이 있었는데 그날 새벽 5시30분쯤에 “제 고객이 호출해서 오늘은 못 뵙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아마도 전날 밤에 늦게 잤나보다 하였는데 아침 9시쯤에 필자에게 전화를 해서는 “실제로 부자고객과 아직도 같이 있다”는 것이었다. 부자가 원하면 선약을 깨면서까지 부자를 쫓아다니는 그의 성향을 필자는 탓하지 않았다.
필자가 아는 어느 여성 세일즈우먼은 20여 년 동안 가전제품을 2백억원어치 이상 팔았다. 맨 처음에는 평범한 주부사원으로 시작했으나, 처음부터 부자 손님들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데 주력하면서 자신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부자고객의 숫자가 몇 십 명이었을 적부터 손님의 집안 대소사를 항상 챙기고, 손님의 자녀가 대학입학시험 보는 것까지 관심을 가져주면서 손님으로부터 “가족과 같은 사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감동한 몇 십 명의 고객들이 스스로 자신들이 아는 부자친구들에게 전화해서는 “TV 사라”, “김치냉장고 바꾸어라”라고 알아서 세일즈를 해 주었다.
그녀는 20여 년을 부자고객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항상 부자의 편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원칙’을 준수하였다. 절대로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냉장고를 부자에게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부자가 실제로 좋아할 만한 것을 면밀하게 생각한 후에 부자가 물어보면 대답하는 방식이었다.
많은 세일즈맨(우먼)들이 그저 평범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옳은 것을 부자에게 주입시키려는 잘못된 사고’ 때문이다. 부자와 다퉈서 이길 수 있는 세일즈맨(우먼)은 이 세상에 없다. 따라서 부자가 요구하는 것에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부자에게 1억원어치 팔면 적어도 1천만원 이상은 그냥 남는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의 ‘사모님’에게 직원용 추석선물로 김치냉장고를 1백 개 정도 팔면 몇백만원이 그냥 남는 것이다.
필자가 아는 어느 명품 판매 여직원은 한 부자여성과 친하게 지내다가 약혼을 파혼당한 적도 있었다. 물론 그 대신 일년에 3억원을 챙긴 적도 있었다. 웃지 못할 사연인즉슨 이렇다.
어느 날 부자고객이 명품숍에 와서 구매를 하고는 자신의 아파트로 배달을 해 달라고 하였다. 며칠 후에 아파트로 오후 4시께 찾아가자 이 사모님이 “우리 아저씨가 올 때까지 고스톱이나 치자”고 하였다. 같이 앉아서 고스톱 판을 벌였다. 그런데 남편이 귀가를 하지 않아 저녁 8시까지 계속 쳤다. 이 여직원은 약혼자와 8시에 명품숍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는데 그곳에는 가지 않고 계속 고스톱을 친 것이다. 휴대폰이 오면 꺼버리고 계속 고스톱을 친 대가로 약혼자와 사이가 틀어지고 결국은 헤어졌다. 물론 그 부자고객을 확실하게 감동시킬 수 있었다. 눈물의 대가는 돈으로 돌아왔다.
필자가 아는 어느 수입차세일즈맨은 나이트클럽을 경영하는 사장에게 수입차를 팔았다. 손님이 까다롭게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었다. 그런데 며칠 후에 새벽 2시에 휴대폰이 계속 울렸다. “차가 이상하니 지금 우리 가게로 오라”는 손님의 요청에 할 수 없이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나이트클럽으로 달려갔다.
그날 따라 나이트클럽에 손님이 별로 없자 사장이 장난 삼아 자신에게 수입차를 판 그 세일즈맨을 부른 것이다. 이 고객의 이상한 호출에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나이트클럽으로 새벽에 달려갔고, “온 김에 술이나 한잔하자”는 사장의 말에 같이 마셨다. 심지어는 술값을 세일즈맨에게 떠넘기는 사장의 얄팍한 속셈에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꾹 눌러 참으면서 그냥 술값을 내고 나왔다. 그런데 이 사장은 며칠 후에 다시 전화하더니 자신의 친구들인 다른 나이트클럽의 사장 세 명을 소개해줬고, 이 세일즈맨은 그 덕에 한꺼번에 세 대의 수입차를 팔았다. 하룻밤 잠을 설친 대가로 결국 그 해 2억원을 챙길 수 있었다.
필자가 아는 어느 여행사 사장은 대그룹의 ‘회장님’을 고객으로 모시고 있었다. 회장이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는 대가로 그 그룹의 모든 비행기표를 도맡아서 팔았다. 어느 날은 회장이 “젊은 여성과 해외 여행을 하고 싶다”는 은근한 요청을 넌지시 던져왔다. 이 여행사 사장은 온갖 곳에다 줄을 놓아서는 결국은 회장의 욕구를 충족시켜 줬다. 물론 그 대가로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그 그룹의 여행 일을 도맡을 수 있었다.
필자가 소개한 이들 다섯 명은 전부 부자다. 현찰만 10억원 이상에, 고배당 우량주를 몇 만 주 이상씩 가지고 있고, 1kg에 2천만원 정도 하는 금괴도 상당히 있고, 수억원짜리 미술품도 가지고 있고, 8억원짜리 빌딩도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전부 ‘부자와 친해져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다.
부자와 같이 있어야 부스러기라도 건진다. 부자와 같이 있어야 떡고물이라도 만질 수 있다. 부자를 상대로하는 세일즈는 겉으로 보기보다는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으나, 한번 성공을 시키면 부자들이 스스로 세일즈를 해 주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수익 비즈니스’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에게 팔아라.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부자도 모르는 부자학개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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