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해(食醢)와 식혜(食醯 )
식햬와 식혜는발음이 비슷하지만 내용이 전혀달라서 지방에 따라 오해하는데 글자도 다르고 내용도 다른 것이니 구별해보자
'식해(食)'와 '식혜(食醯)'의 한자어에서 보듯 둘 다 '밥'이 공통적인 재료로 들어가고 숙성시켜 만든 음식이란 점에선 비슷하지만 첨가되는 내용물에 따라 그 맛이 각각 미묘하게 나타납니다.
◑식해 [ 食醢 ]
생선을 토막친 다음 소금 ·조밥 ·고춧가루 ·무 등을 넣고 버무려 삭힌 음식을 말한다.곡식의 식(食)자와 어육으로 담근 젓갈 해자를 합쳐 표기한 것으로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고루 분포하는 음식이다. 한국에서는 함경도 가자미식해 ·도루묵식해, 강원도 북어식해, 경상도 마른고기식해, 홀때기식혜. 황해도 연안식해 등 지방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개 기본재료는 엿기름 ·소금 ·생선, 좁쌀이나 찹쌀 등이다. 여기에 고추 ·마늘 ·파 ·무 ·생강 등 매운 양념이 첨가된다. 한국에서는 17세기 초부터 음식문헌에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식해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는데, 중국 북송 때의 시인인 소동파(蘇東坡)가 필화사건으로 옥살이를 하고 있을 때 아들에게 자신의 생명이 위태로워지면 식해를 들여보내 이를 알려달라는 약속을 하였다. 때마침 아들이 옥바라지를 위한 돈이 떨어져 이를 구하고자 옥바라지를 친척에게 맡겼는데 부자간의 약속을 모르던 친척이 식해를 들여보내자, 허탈감에 빠진 소동파는 신종(神宗)에게 시를 지어 바침으로써 그 시에 감동한 신종이 그를 사면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식혜 [ 食醯 ]
단술 ·감주(甘酒)라고도 한다. 문헌상으로는 1740년경에 편찬된 《수문사설》에 처음으로 나오며, 1800년대의 《규곤요람》 《시의전서》 등에는 식혜 제조법이 나온다. 만드는 법은 엿기름가루를 따뜻한 물에 풀어 3∼4시간 두어 누르스름한 물이 우러나게 한다. 되게 지은 뜨거운 밥을 퍼서 작은 항아리 같은 그릇에 담고 엿기름물을 부어서 60 ℃로 보온한다. 엿기름물에 있는 아밀라아제가 작용하는 적당한 온도는 60 ℃이며, 이때 맥아의 효소작용으로 밥알이 삭는다. 5시간쯤 지나면 밥알이 몇 알 떠오르는데, 어느 정도 떠오르면 밥알을 건져서 냉수에 말끔히 헹구어 놓는다. 항아리에 남은 물에 설탕을 넣어 달게 하고 헹군 물을 섞어 생강 몇 쪽을 넣어 펄펄 끓여서 식힌 후 가라앉혀 항아리에 담아 두고 먹는다.
먹을 때는 화채그릇에 준비한 국물을 담고 식혜 밥알을 적당히 떠 넣고 실백 ·석류알을 보기 좋게 띄운다. 여기에 유자청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향기가 좋아진다. 식혜를 낼 때는 설탕을 곁들여 식성에 맞추어 먹도록 한다. 일설에 의하면, 식해(食)에서 매운 양념과 비린 어육(魚肉)을 제거하고 밥과 엿기름만으로 달콤하고 걸쭉하게 국물을 만든 것이 식혜라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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