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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큰 기준 따라 11개 세부기준 또 나눠… 명확한 기준이 가장 큰 특징
매거진 및 언론으로는 처음… 49년 동안 쌓은 취재기사도 평가에 큰 역할

창간 49주년을 맞은 한국의 대표적인 아웃도어 매거진 월간<산>이 등산잡지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의 100대 명산’을 선정했다. 그동안 산림청과 기타 몇몇 기관에서 한국의 100명산을 선정, 발표했으나 선정기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에 월간<산>이 수십 년 동안 취재해 온 기사를 바탕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는 명확한 기준으로 한국의 100대 명산을 새로이 선정한 것이다. 이전 한국의 100명산과 다른 점은 기준이 명확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국의 100대 명산’은 산림청이 지난 2002년 10월 18일을 산의 날로 지정하면서,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선정한 게 처음이다. 당시 산림청은 학계, 산악계, 언론계 등 1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추천 받은 150개 산과 산악회 및 산악전문지가 추천한 산,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선호도가 높은 산들을 대상으로 심사해서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산의 역사와 문화, 접근성, 선호도, 규모, 생태계 특성 총 5개 항목에 가중치를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5개 항목의 구체적인 내역이나 가중치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서너 줄 되는 산의 특징만 서술하면서 100명산으로 선정됐다는 설명이었다. 다시 말해 딱 떨어지는 기준이 없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특히 교수들과 산의 역사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이견이 특히 많았다. ‘선정 기준이 명확치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에 1969년 창간 이후 한반도와 해외의 ‘산’만을 취재대상으로 기사를 써온 월간<산>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한국의 100대 명산을 잡지로는 최초로 선정, 확정했다.

이전 100명산 기준
명확치 않다는 지적 많아


‘한국의 100대 명산’ 선정 기준은 남한 산에 대한 분류를 역사적 가치로서의 산, 경관적 가치로서의 산, 지리적 가치로서의 산,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 지정 자연공원으로서의 산 총 5개로 크게 나누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역사적 가치로서의 산은 다시 한국 오악의 산, 조선시대 사고지史庫地로서의 산, 십승지十勝地로서의 산, 삼국시대 이후 관官 주도로 산신제를 지낸 산 등으로 세분화했다. (표 참고) 다섯 가지로 크게 나눈 기준은 다시 11개 세부기준으로 구체화했다. 더 이상 세분화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첫 번째, 역사적 가치로서의 산에서 세부 분류로 가장 먼저 언급할 수 있는 가치는 한국 오악五嶽의 산이다. 한국 오악의 산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 전국을 중앙집권제로 체제정비 하기 위해 중국 행정체제를 도입한 제도로,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최초의 산악제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상당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최초의 산악제도는 <삼국사기>권32 잡지 제사편에 ‘전국의 명산대천을 대사·중사·소사로 나눈다’는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지방 호족의 세력이 강하거나 전략적 요충이거나 명산 중심으로 지정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지역들은 국가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국가가 각 지역의 산신에 대한 제사를 지낸 곳이다. 대사는 수도 경주를 호위하기 위한 방위의 개념이 강했고, 중사는 전국의 호족을 중앙집권체제에 부속시키기 위한 제도적 성격이 크다. 중사에 오악, 즉 동악 토함산, 서악 계룡산, 남악 지리산, 북악 태백산, 중악 팔공산과, 기타 속리산이 있다.

소사는 전국에 약 40개에 이른다. 그 중 지금의 명산인 설악산, 금강산, 화악산, 감악산, 북한산, 월출산, 무등산, 월악산, 가야산, 신불산 등이었다. 신불산은 인근 야트막한 산이 소사였으나 인근 신불산으로 정했다. 소사지는 조선시대 들어서는 관 주도 제사지로 바뀐다. 조선시대 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산신제를 지내는 명산이 자주 변경된다.

<세종실록>에는 오악을 ‘백악산(지금 북악산)을 중앙으로, 관악산을 남악으로, 치악산을 동악으로, 감악산을 북악으로, 송악산을 서악으로 하여 사시로 제사하도록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종실록>에는 오악을 ‘동의 금강산, 서의 묘향산, 남의 지리산, 북의 백두산, 중앙의 삼각산’으로 규정한다. <고종실록>에는 오악을 ‘중악은 삼각산, 동악은 금강산, 남악은 지리산, 서악은 묘향산, 북악은 백두산이다’고 했다. 또한 오진五鎭은 ‘중진은 백악산, 동진은 오대산, 남진은 속리산, 서진은 구월산, 북진은 장백산이다’고 정의하고 있다. 오악이 조선 왕조 내내 변경되는 이유는 명확치 않으나 분명한 것은 지금 명산이라고 불리는 산들이 대부분 산신제를 지냈던 제사지였다는 점이다. 이 명산들이 또한 삼국시대 이후 관 주도로 산신제를 지낸 산들이기도 하다.

이어 조선시대 사고지로서의 산은 무주 적상산, 오대산, 각화산, 마니산, 내장산 등이 해당한다. 조선시대 사고지로서의 산도 마찬가지로 국가에서 전란이나 혼란으로 인해 훼손되는 국가 기록물을 방지하기 위해 보관하는 장소로서의 기능을 했다. 인적이 드물면서 피난지 기능까지 겸한 명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산이다.

십승지로서의 산도 역사적 가치로서의 산에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십승지 자체가 심산유곡과 같이 경관 좋으면서 피하기 좋고 편안히 먹고 살기 좋은 곳을 말하기 때문에 실제 명산 중의 명산에 해당한다. 물론 개발과 훼손으로 능선이 잘려나간 지금 기준으로는 비교할 바가 못 되지만 과거 온전히 보전됐을 때는 가장 가치 있는 산으로 꼽힌다. 십승지에 해당하는 10개의 산은 전하는 책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소백산, 지리산(운봉), 계룡산, 가야산, 태백산, 속리산, 덕유산, 변산, 문수산, 마대산 등이 해당한다. 실제로 이들 산에는 숨어 살기 좋은 곳과 관련한 전설이나 설화가 지금까지 전한다. 지금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탐방할 수 없는 곳이 많지만 몇 백 년 전 기준으로는 십승지에 꼽히기에 손색이 없는 산들이다.

각각의 기준에 중복되는 산 많아

두 번째, 경관적 가치로서의 산도 빼놓을 수 없는 명산 선정 기준이다. 경관적 가치로서의 산의 세부 분류는 야생화의 산, 생태적 가치로서의 산, 조망이 좋은 산들이 해당한다. 이들 산은 사실상 주관적 판단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큰 산들이다. 하지만 월간<산>은 수십 년 간 취재한 자료를 바탕으로 가장 자주 언급되고 취재된 산들만 엄선했다.

그중 야생화가 좋은 산으로는 점봉산, 함백산, 천마산, 소백산, 불갑산, 속리산, 광양 백운산, 덕유산 등이 꼽혔다. 점봉산은 정상 부근은 산림유전자원보전구역으로 탐방할 수 없으나 곰배령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최고의 야생화 군락지로 꼽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진달래 명산으로는 비슬산, 영취산, 천주산, 한라산, 고려산, 화왕산 등이 있고, 철쭉 명산으로는 황매산, 바래봉(지리산), 한라산, 덕유산, 소백산, 태백산, 제암산, 서리산 등이 꼽힌다.

생태적 가치로서의 산은 산림청 의견을 일부 반영하고 생태환경전문가들의 주요 답사지 중심으로 선정했다. 한라산과 지리산, 설악산, 울릉도 성인봉, 가리왕산, 점봉산, 대암산 습지, 천황산 습지, 계방산, 응봉산, 희양산, 일월산, 두타산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한라산은 한반도 유일의 세계자연유산구역으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곳이다. 점봉산도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암산 습지는 한국에서 최초로 람사르 습지에 등록될 정도로 생태환경이 우수한 곳이다. 지리산권은 한반도 전체 식물종의 30%, 희귀식물 20%가량이 서식할 정도로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그 외의 산들도 제각각 생태적 고유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조망이 뛰어난 산은 월간<산>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고, 취재가 많이 되면서 가장 자주 기사화된 산들만 선별했다. 팔공산, 무등산, 계룡산, 금정산, 소백산, 오대산, 금오산, 광양 백운산, 가야산, 속리산, 덕유산, 북한산, 태백산, 대둔산, 가리왕산, 내장산, 지리산, 치악산, 명지산, 월악산, 재약산, 가리산, 화악산, 두타산, 설악산, 서대산, 노고단, 진악산, 소요산, 장수 백운산, 백덕산, 민둥산, 노인봉, 불갑산, 남원 천황산, 청양 칠갑산, 황매산, 민주지산, 홍천 문암산, 사량도 지리망산 등이 이에 꼽힌다. 이 산들은 실제 뛰어난 조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세 번째, 지리적 가치로서의 산에 대한 세부 분류로는 남한의 오대강 발원지의 산이 먼저 꼽힌다. 예로부터 동양사상에서 산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강은 산과 다른 개념, 같은 본질로 볼 수 있다. 한강의 발원지는 여러 곳이 있다. 북한강은 금강산에서 발원하고, 남한강은 금대봉 검룡소, 오대산 우통수 등에서 발원한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는 가장 거리가 긴 발원지를 그 강의 발원지로 본다고 개념 정의 했기 때문에 지금 한강의 발원지는 태백산 황지로 본다. 하지만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우통수나 검룡소가 기록에 자주 등장한다.

낙동강 발원지는 한강과 마찬가지로 황지로 알려져 있다. 황지에서 낙동강과 한강으로 나뉘어 두 강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황지는 역시 태백산권이다. 금강은 신무산 뜬봉샘과 마이산으로 알려져 있으나 뜬봉샘이 가장 긴 발원지다. 영산강은 담양 병풍산 가마골, 섬진강은 천상데미 데미샘이 발원지다. 역시 모든 강의 발원지는 산이다.

산은 강의 모태에 해당한다.

발원지의 산에 이어 지형·지질적 가치가 뛰어난 산도 있다. 지금은 세계지질공원과 국가지질공원이 있어, 그 가치를 별도로 인정받는다. 이에 해당하는 가장 대표적인 산이 주왕산국립공원이다. 주왕산은 이미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됐다. 그 지질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한라산도 이에 못지않다. 마찬가지로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산이다. 무등산의 주상절리도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됐고, 나아가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를 신청할 방침이다. 울릉도 성인봉은 섬이라는 특수한 지형으로 생태와 지형·지질적 가치는 한반도의 어느 산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네 번째,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인기 있는 산은 사실 도심 주변의 산이 해당되기 쉬우나 꼭 도심 주변에 있다고 해서 선정된 건 아니다. 도시 주변에 있으면서 경관이나 생태적 가치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산들이 꼽혔다. 대부분의 국립공원이 이에 해당한다.

북한산, 계룡산, 설악산, 지리산, 속리산, 한라산, 내장산, 가야산, 덕유산, 오대산, 주왕산, 치악산, 월악산, 소백산, 변산, 월출산, 무등산, 태백산, 토함산, 미륵산, 도봉산, 청계산, 관악산, 남한산, 팔공산, 비슬산, 금정산, 장산, 대둔산, 금오산, 모악산, 소요산, 천마산, 홍천 팔봉산, 춘천 삼악산, 용문산 등을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 이 산들은 또한 예로부터 기록에 자주 언급됐던 명산들이다.

가장 많이 중복되는 산, 명산 지리산

마지막으로 지정 자연공원으로서의 산이다. 사실 남한의 산 중에서 경관 좋고, 생태적 가치가 있고, 조망 좋은 산들은 대부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한국에서 가장 좋은 산은 국립공원인 것이다. 국립공원 외 자연공원은 도립공원과 군립공원도 있다. 국립공원 수준은 못 되지만 생태경관적 가치가 있거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들이 주로 지정돼 있다.

위에서 언급되지 않은 대부분의 자연공원의 산들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경주 남산, 통영 미륵산(이상 국립공원), 남한산, 연인산, 덕산, 조령산, 주흘산, 청량산, 가지산, 연화산, 선운산, 두륜산, 조계산, 천관산(이상 도립공원), 명지산, 운문산, 내연산, 강천산, 장수 장안산(이상 군립공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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