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 走馬看山記(주마 간산기)03-타오르미나,고대그리스극장,카타니아,Villa Romana del Casale

여행일자: 2014년 11월. 다음 블로그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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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미나의 그리스 원형 극장에서 바라본 놀라운 풍경

타오르미나 관련 링크: http://www.italyguides.it/us/sicily_italy/taormina/taormina.htm

론리플레닛 링크:    http://www.lonelyplanet.com/italy/sicily/taormina

 

시칠리아 섬 동해안 제2의 도시 카타니아 북동쪽 55km에 타오르미나(Taormina)가 있다. 이 시칠리아 동쪽 끝 이오니아 해변에 있는 타오르미나는 해발 200m 절벽 위에 있는 마을인데, 비록 크지 않은 산 위 마을이지만 크루즈가 기항할 정도로 유럽 사람들에겐 인기 있는 휴양지이다. 괴테는 이곳을 ‘작은 천국’이라 했고 모파상은 ‘타오르미나는 사람의 눈과 정신, 상상력 등 인간의 모든 것을 유혹한다.’라고 말했다 한다. 승용차가 없을 경우에는 아래쪽 마을의 타오르미나 역 광장에서 윗마을(언덕)로 올라가는 버스를 타거나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잘 만들어진 무대 장치 같은 타오르미나의 고대 원형 극장(Teatro Greco)과 주변 풍경 

 

 

고대 원형 극장의 옛 모습이 그려진 그림 

타오르미나는 그리스 원형 극장(Teatro Greco)을 보기 위해서 갔다. 먼저 보았던 시라쿠사의 원형 극장이 이곳보다 계단 객석의 규모가 더 크고 온전히 남아 있는데 비해, 타오르미나의 원형 극장은 돌 아치와 코린트式 기둥이 일부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 타오르미나 산언덕에 지어진 그리스 원형 극장에 들어가 객석(계단)에 서니 “와~~!!” 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그것은 원형 극장과 주위 풍광이 잘 설계된 무대 장치 장치를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원형극장 무대에는 부서지고 남은 아치(arch)와 몇 개 남지 않은 코린트식 기둥이 서 있고, 무대 뒤를 보면 멀리 연기를 뿜는 애트나 화산이 보였다. 에트나 산 정상엔  흰 눈이 쌓여 있고 산 아래쪽에는 나무와 집들이 점점(點點)이 박힌 마을이 보이다가 산자락 끝은 지중해 푸른 바다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이런 풍광 속에서 공연을 보는 소감을 어떨까? 과거 수 천 년 전 이곳에서 공연되었던 것은 아마도 그리스 비극이었을 것이다. 요즘에는 여름이면 비극 공연뿐만 아니라 오페라, 음악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한다.

 

타오르미나의 원형극장 계단 꼭대기에 올라 원형 극장 뒤편을 내려다보면 지중해(이오니아 해)의 Naxos Bay (낙소스 만)과 정원석처럼 박힌 예쁜 섬들이 보인다. 눈을 돌려 타오르미나 마을 언덕 꼭대기 위를 올려다보면, 높이 서있는 타우로산(Monte Tauro)에 사나세토 성(Sanaceto Castle)이 그림처럼 걸려 있다. 그야말로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바람과 멋진 경치가 연극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이런 비현실적인 타오르미나의 고대 극장 풍경은 이것에 온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광경일 것이다.     

 

 

타오르미나 고대 극장 계단 뒤 언덕 끝에서 내려다보이는 이오니아 해의 낙소스 만(Naxos bay)

지중해 최고 높이의 활화산 에트나 산(Mt. Etna)

UNESCO 관련 링크 : http://whc.unesco.org/en/list/1427

 

유네스코 자연 유산에 등록된 에트나 화산 (Mount Etna)은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 동부에 있는 활화산이다. 그리스어로 ‘나는 타오른다 Aitne(aithō)’라는 뜻을 가진 에트나(Etna) 화산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으로 현재 고도는 3,329m이지만, 1865년 이 화산의 정상은 20세기말보다 51m나 높았다 한다. 그간 몇 번의 폭발 결과 정상 부분이 날아가 버려 높이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불의 신의 대장간’이라는 별명답게 1669, 1693,  1832년의 분화가 특히 컸으며, 최근에 들어 와서도 1971년부터 10년에 한 번꼴로 불을 뿜었는데 지난 2002년 폭발 시에는 화산재가 북아프리카까지 날아가고 공항과 도로가 폐쇄되었다 한다. 에트나 화산은 요즘도 연기를 내뿜고 있으며, 가장 위험한 화산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에게 관람이 허용된 산이다.   

 

 에트나 화산 분출 장면. 출처:CNN 기상 캐스터 Mari Ramos 트위터 2014년 8월 14일 오전 6시 21분 게재 

타오르미나뿐만 아니라 카타니아에서는 관광 상품(엽서, 열쇠고리, 자석)뿐만 아니라 관광 안내 책자나 홍보 자료에 폭발하는 에트나(Etna) 화산의 폭발 장면을 볼 수 있다.

 

활화산 에트나 산기슭의 도시 카타니아(Catania)

관련 링크 : http://www.italyguides.it/us/sicily_italy/catania/catania.htm

 

시칠리아 섬 동남부 에트나 산 기슭에 있는 카타니아는 지중해(이오니아 해)에 면해 있어 크루즈 여객선이 정박하는 유서 깊은 항구 도시이다. 시칠리아의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그리스인, 비잔틴, 아랍인, 노르만인에게 차례로 정복되었으며 시칠리아 왕국의 아라곤 군주, 부르봉 왕가들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특히 1943년에는 폭격과 치열한 전투로 시가지가 크게 파괴되었다.

카타니아는 시칠리아에서 州都(주도) 팔레르모 다음 가는 제 2의 도시로, 공업·교통 중심지이며 이탈리아에서 가장 교역이 활발한 항구이다. 에트나 화산에서 캐내는 유황과 넓은 카타니아 평야에서 재배되는 오렌지, 레몬, 올리브, 포도 등의 작물이 유명하다.  

 

 

전체 크기 105m x 125 m로 추정되는 로마 원형 극장의 일부: 관람석 계단이 남아 있다

 

활화산인 에트나 산에 가까운 카타니아의 주요 건물들은 화산 폭발과 지진에 의한 파괴와 재건이 반복되었다. 카타니아 로마 원형 극장은 화산 폭발과 지진으로 지하에 반쯤 묻혀 있고, 현재 남아 있는 오래된 성당이나 주요 건물은 18세기 이후 지어진 바로크 건축물이 대부분이다. 건축 재료로 주로 화산 응회암을 이용했기 때문에 옛 시가지는 대체로 짙은 회색을 띠고 있다. 카타니아의 두오모 광장 주변에는 로마 극장 유적 외 아가타 대성당과 1232년 프리드리히 2세가 건설한 우르시노성이 있다.

 

성 아가타의 유물과  작곡가 빈센초 벨리니의 무덤이 있는 카타니아 대성당 

 

1693년의 지진 이후 건축가 프라 피올라모 팔라초토와 조반니 바티스타 바카리니(1702~68)가 새로 세운 카타니아 대성당에는 성 아가타의 유물과 이곳 태생의 작곡가 빈센초 벨리니의 무덤이 있다. 카나티아에는 이곳 출신의 유명한 작곡가(벨리니)와 작가(베르가)의 이름 딴 공원과 거리 이름이 있다. 오페라 '몽유병 여인' 을 작곡한 벨리니(Vincenzo Bellini 1801~1835)는 이탈리아 가극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고, 소설가, 단편작가, 극작가로 활동한 베르가(Giovanni Verga)는 이탈리아 사실주의 대표적 작가이다. 
 

18세기 궁전들로 둘러싸인 두오모 광장에 있는 오벨리스크를 등에 업은 검은색 코끼리 조각상은 에트나 화산의 현무암을 이용해 만든 것인데, 카타니아의 상징물로 카타니아 시청과 축구팀의 깃발에도 등장한다.

 

카타니아 상징 검은 현무암의 코끼리분수

 

시칠리아에서 강도를 만나다

시칠리아나 남부 이탈리아에는 관광객을 노리는 범죄가 많다는 얘기는 이미 알고 있었다. 소매치기, 사기, 야바위, 물건 바꿔치기, 퍽치기(사람을 퍽치고 물건 뺏는 것), 날치기(물건을 빼앗아 달아나는 것. 특히 오토바이 날치기), 낚아채기 등 그들의 수법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조심을 하였다. 그래서 위험지역은 밤늦게 다니지 않도록 하였고, 가방(bag 백)은 cross로 매고 길을 갈 때도 차도 쪽으로 bag이 가지 않도록 하거나 보호자(남자)가 여자들을 보호하며 이동해야 했다. 그런데 우리가 당했던 것은 관광 책자나 인터넷에서도 들어 보지 못한 것이었다.

 

카타니아 시내를 막 벗어나려는 T자 교차로에서였다. 맞은편에서 오토바이를 탄 남자가 내 진행 방향을 가로막으며 좌회전하려다가 멈추었다. 나는 이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데 왜 안 지나가지(오토바이 운전이 미숙한 분인가)라고 생각하였다. 바로 그 때 운전석 뒤쪽 문이 열리더니 또 다른 남자가 아내의 핸드백을 낚아채려고 하였다. 순간 아내는 가방 끈을  꽉 움켜쥐었고, 옆에 있던 딸도 엄마의 가방이 뺏기지 않도록 힘을 보탰다. 조수석의 아들은 안전벨트 락(lock)이 걸려 뒷자리까지 팔이 닿지 않았지만, 그놈의 눈을 쳐다보고 욕지거리 섞인 고함을 질렀다. 아내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더라면 가방을 빼앗기거나 차도로 사람이 끌려 나갔을 것이었다. 그네들도 이쪽의 저항이 만만치 않자 포기하고 도망쳐 버렸다. 강도당했던 순간은 수 초 밖에 안 걸렸지만 아내는 손가락의 인대가 늘어나 한 동안 손가락이 아파 고생했고 그 때가 생각날 때마다 가슴이 벌렁거린다 하였다. 가방 안에 있던 돈과 귀중품도 문제였지만 만약 여권을 잊어 버렸다면 우리의 남은 여행 일정은 엉망이 되었을 것이었다. 자동차 뒷문이 밖에서 열린 까닭은 자동차가 달리면 자동으로 문 잠금(door lock) 장치가 작동되지 않는 차종이었던 것이었다. 그 후 다른 도시에서 차량을 빌릴 때는  문 잠금(door lock) 장치를 꼭 확인하였다.   

 

비니키 입은 여자를 보러 로마 시대 저택(Villa Romana del Casale)에 가다

Villa Romana del Casale 링크: Villa Romana del Casale

 

시칠리아 중앙부 산속 마을 피아차 아르메리나(Piazza Armerina)에 있는 고대 로마 시대 저택을 보러 갔다. 4세기 초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저택의 주인은 알 수 없으나 큰 규모와 다양하고 많은 양의 예술품과 장식물로 보아 상류층 부자의 소유였을 것이라 한다. 신전, 바실리카, 체력 단련실, 목욕탕, 연회실 등의 바닥과 벽이 온통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식당의 세 벽면에도 신화의 여러 장면들이 모자이크로 묘사되어 있는데 그 중 ‘헤라클레스의 모험’ 장면이 유명하다. 야생동물의 사냥과 운동선수, 대전차 경기 등 독창적이고 사실적인 모자이크가 매우 인상적인 이 저택은 당시의 사회 경제 모습과 구조를 생생하게 잘 보여 줄 뿐만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매우 아름다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사냥 장면이 생생한 모자이크 

 

비잔틴(Byzantine) 시대와 아랍(Arab) 지배 당시에도 일부 건물이 사용되었지만 그 후 버려지다시피 되어 농경지로 사용되다가 19세기 초 고고학적 발굴이 이루어 졌다. 지금은 모자이크로 된 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지붕을 덮었고, 집 지을 때 쓰는 비개를 설치하고 통행을 위한 통로(깔판)를 만들어 관람객이 모자이크를 밟지 않고 다니며 구경할 수 있게 하였다.  

 

 
  비키니 차림의 운동선수
 
   erotic 한 모자이크

 

비키니 차림의 운동선수 중 누가 일등인지는 설명을 따로 하지 않아도 알겠고, 사냥 장면에선 그 생생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안주인 방(침실)에 있던 性的(성적 erotic) 모자이크는 그것을 만든 당시 예술가의 위트와 재치가 느껴진다.  

 

시칠리아를 제대로 다 둘러보려면...  

시칠리아 어느 도시나 마을을 가도 시내 중심엔 성당이 있고 마차가 굴러 가던 자갈길이 있다. 문만 열면 맞은편 집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골목길엔 빨래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골목을 따라 가다 보면 어느 새 해변에 이르기도 한다. 팔레르모 구시가지 중심에는 옛 건물이 많이 남아 있는 데, 석조 건물을 개조한 한 호텔의 승강기는 구형으로  그 안에 들어가면 철망에 갇힌 느낌이 들어 폐쇄 공포증 환자는 이용하기가 힘들 것 같았다.             

   
     창을 열면 이웃과 대화가 가능한 팔레르모 뒷골목
   
   팔레르모 구시가지 한 호텔의 구형 승강기

 

지중해 중앙에 위치한 시칠리아는 과거 유럽 해상 무역의 중심지로서 큰 부를 축척할 수 있

었고, 여러 민족의 지배를 받은 결과 풍요롭고 복합적인 문화와 예술을 창출할 수 있었다.

그리스, 로마, 비잔틴, 중세 문화 유적뿐만 아니라, 바다와 산과 구릉지에다 에트나 화산도

있어 자연 풍광이 다양하여 마치 지리, 역사, 종교, 문화가 모두 들어 있는 백과사전을 들여

다 보는 것 같았다.

 

다녀 본 곳은 ▶팔레르모 ▶아그리젠토 ▶시라쿠사 ▶타오르미나 ▶카타니아 ▶아르메리나 이렇게 몇 군데만 다녔지만, 시칠리아는 생각보다 굉장히 커서 3일 일정으로는 아쉬움만 남는 여행이었다. 영화 시네마천국, 말레나, 그랑블루, 일 포스티노 등 많은 영화가 촬영된 시칠리아의 곳곳을 다 둘러보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걸릴 것이다. 
 

-시칠리아 여행기 끝-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여행기를 볼 수 있음.          

        北部 이탈리아(1)-피사,루까,시에나,산지미냐노

        北部 이탈리아(2)-오르비에또,몬테피아스코네,비테르보,아시시

        北部 이탈리아(3)-피렌체,볼로냐,라벤나

        北部 이탈리아(4)-페라라,베로나,베르가모,꼬모 호수,친퀘테레

 

        南部 이탈리아(01)-뽀쭈올리,바이아, 나폴리, 폼페이

        南部 이탈리아(02)-소렌토,아말피,라벨로,카프리

        南部 이탈리아(03)-폼페이,에르콜라노,카세르타+티볼리

 

        시칠리아(1)- 팔레르모,몬레알레

        시칠리아(2)-아그리젠토-콘코르디아 신전/시라쿠사-고대그리스 극장

        시칠리아(3)-타오르미나,카타니아,Villa Romana del Casale

 

 시칠리아(02)-아그리젠토-콘코르디아 신전,헤라신전,시라쿠사-고대그리스 극장

 여행일자: 2014년 11월. 다음 블로그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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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여행경로(팔레르모-아그리젠토-시라쿠사-타오르미나-카타니아-아르메리나-팔레르모) 
시칠리아의 음식과 “뽀꾸 디 쌀레 (Un poco di sale 소금 조금만)”  시칠리아는 섬이므로 각종 해산물이 풍부한데, 고등어 파스타나, 멸치 파스타, 정어리 파스타는 시칠리아 인들이 즐겨 먹는 메뉴이다. 새우나 가재, 조개나 오징어 등 해산물을 주재료로 하는 요리 외에도 스테이크 요리도 유명세를 얻고 있다. 다양하고 품질 좋은 재료로 만든 파스타, 피자, 샐러드, 구이, 튀김 요리 등이 그야말로 山海珍味이다. 하지만, 파스타 특히 해산물이나 치즈가 들어간 요리를 시킬 때는 "뽀꾸 디 쌀레 (Un poco di sale 소금 조금만)" 를 말하는 게 좋다.
인터넷과 관광 안내서에는 유명 맛집들이 소개되어 있지만 팔레르모 요리협회에서 추천한다는 추천장이 걸려 있는 소위 ‘팔레르모 맛집’도 시내 골목이나 전통 시장 골목 등에 숨겨져 있다. 팔레르모의 전통시장인 부치리아(vucciria) 시장을 구경하고 이탈리아 돌체(dolce-부드럽고 달콤함)의 대표 과자인 시칠리아 명물 cannoli(까놀리)를 먹어 보았다. cannoli는 작은 관(little tube)의 뜻으로 만두 껍데기처럼 돌돌 말린 속에다 라코다 치즈를 넣어 튀긴 건데, 아이들의 입맛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내 입맛에는 너무 달아 반쪽 먹기도 힘들었다.

 
 바다 생선과 땅에서 나온 재료로 만들어진 요리
 
 시칠리아의 디저트 과자 까놀리(Cannoli)

 

아그리젠토(Agrigento)로 가는 길은 산 넘고 고개 넘는 험난한 길

아그리젠토 관련 링크: http://www.agrigento-sicilia.it/

                      http://sicilia.indettaglio.it/eng/turismo/ag/turismoag.html

                      www.lavalledeitempli.eu (Chrome에서 검색 잘됨)

  

아그리젠토(Agrigento, 시칠리아어: Girgenti)는 팔레르모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시칠리아 남쪽 해안 도시인데,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아크라가스(Akragas)로 로마 시대에는 아그리겐툼(라틴어: Agrigentum)으로 불렸다. 기원전 6세기경 그리스인들에 의해 건설된 아그리젠토는 과거 시칠리아에서 크게 번창했던 도시로, 그리스의 서정시인 핀다로스(Pindaro)는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 했다 한다. 

 

다른 관광객들도 그랬겠지만 우리는 아그리젠토에 있는 그리스 신전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아갔다. 이 유적의 입장 마감 시간이 늦가을엔 오후 3시 반으로 이르기 때문에 서둘러 팔레르모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팔레르모에서 이곳까지 오는 길은 고속도로가 없고 산과 고개를 넘어야 하는 길이었다. 가는 도중 한쪽 차로를 막고 도로 공사하는 곳이 여러 군데 있어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고, 심지어 터널을 막고 공사 중인 곳도 있어 약 4~50분을 더 돌아가야 했다. 소요 시간을 여유 있게 잡지 않았더라면 입장 마감 시간에 도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참고로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기차, 버스)으로 아그리젠토를 갈 수도 있다. 팔레르모에서는 기차로 2시간 30분, 버스로 2시간 소요되며, 시칠리아 동쪽에 있는 제2의 도시 카타니아에서는 기차로 4시간, 버스로 3시간 소요된다. 기차가 더 오래 걸리는 것은 해변을 따라 빙 둘러 가기 때문이다. 아그리젠토에서는 고고학 유적지인 La valle dei templi(신전의 계곡)를 오가는 시내버스가 있다.  

 

그리스 신전(神殿) 도시 아그리젠토

고대 지중해 지역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 중의 하나인 아그리젠토는 기원전 6세기 그리스의 식민지(Akragas)가 된 후 팔라리스 군주시기에 ‘지하의 신들을 위한 신전(Chthonic temples)’이라 불리는 신전들이 건설되었고, 테로(Thero) 군주의 지배(BC488~BC473)동안 절정을 맞았다. 기원전 480년 히메라(Himera) 전투에서 카르타고를 무찌른 이후 시칠리아 북쪽 및 동쪽 해안으로 지배권을 넓히기도 하였으나, 기원전 262년 로마의 식민지(Agrigentum)가 되었다. 이후 AD 828년 사라센 족에게 점령당해 식민지(Kerkent 또는 Girgent)가 되었다가, 1087년 시칠리아의 노르만족 정복자 루제로 백작 1세에 의해 라틴 주교관구가 수립되었다. 노르만 민족 지배이후 지르젠티(Girgenti)로 불리기 시작하였으며 1927년까지 지르젠티라고 불렸다.  

 

 

수령이 오래된 올리브 나무를 지나 헤라 신전에 올라가면 주위의 아그리젠토 구릉지와 지중해가 잘 보인다. 

 

하늘을 향해 솟은 도리아식 그리스 신전(神殿)들

셰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아그리젠토의 고고학 유적(Archaeological Area of Agrigento) 지역은 La valle dei templi(신전의 계곡)으로 불리는 데, 실제 유적은 계곡으로 둘러싸인  언덕 위에 있으므로 내 나름대로 이곳의 별명을 ‘아그리젠토 언덕’으로 붙이겠다.   

 

아그리젠토 유적지 동쪽 입구를 지나 오랜 세월을 말해주는 밑둥치 둘레가 굵은 올리브 나무를 뒤로 하고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헤라 신전(Tempio di Hera Lachia)에 오르면, 주위의 구릉지와 지중해가 잘 보이고 멀리 서쪽으로 ‘아그리젠토 언덕’ 길 끝에 콘코르디아 신전이 조그맣게 보인다. 이곳에 있는 신전들의 정면은 모두 동을 향하고 있는데, 동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붉은 빛을 생명(피)의 근원으로 여겼기 때문이라 한다.  

 

 

아그리젠토의 하이라이트 콘코르디아 신전(Tempio della concordia)

 

Concordia(콘코르디아) 신전은 현존하는 그리스 신전 중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신전으로, 기원전 43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Concordia(콘코르디아)는 그리스 신화에서 Harmonia(harmony 조화)나 Pax(peace 평화)를 상징하는 여신이다. 지붕이 없긴 하지만 도리아식 신전의 온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이 신전이 오늘날까지 훌륭히 보존될 수 있었던 까닭은 597년 교회로 개조되었기 때문이다.

 

주위가 계곡이므로 땅으로부터 솟아난 듯한 ‘아그리젠토 언덕’ 위에 돌 축대를 쌓고, 다시 그 위에 기둥을 높이 세워 지어진 콘코르디아 신전은 하늘을 예배하기 위한 신전임이 틀림없다. 이 신전 앞에는 태양을 향해 너무 높이 날아오르다 날개를 붙인 초가 녹아 바다로 떨어진 ‘추락한 이카루스(Ikaro Caduto 영:Icarus Fallen 2011년 청동 작품)’가 누워 있다.    

 

콘코르디아 신전 앞의 추락한 이카루스(Ikaro Caduto 영: Icarus Fallen)

 

‘아그리젠토 언덕’에는 콘코르디아 사원 말고도 거대한 제단이 있던 제우스 신전이 있는데  도리아식 건축물들 가운데 가장 크고 독창적이라 하지만 1749~63년 엠페도클레 港(항)의 방파제를 짓기 위해 이 신전의 돌을 가져다 썼기 때문에 현재는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어른 양팔로 대여섯 명이 둘러쌀 정도의 굵직한 기둥들이 열병식을 하는 헤라클레스 신전(폭 28M, 길이 78M) 앞에 서면 그 위압감에 주눅이 들 수밖에 없다. 아그리젠토 박물관에는 남자가 돌을 이고 있는 듯 한 모습의 텔라몬(Telamon 사람 모양의 기둥)을 비롯한 그리스인들의 탁월한 예술과 문화의 자취를 볼 수 있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데 때마침 동쪽 하늘에 무지개가 떠 있었고 콘코르디아 사원 언덕에서는 일몰과 석양을 감상할 수 있었다. 길이가 수 Km에 달하는 광활한 ‘아그리젠토 언덕’에서 무지개와 석양을 동시에 보니 잠시이긴 하였지만 마치 딴 세상에 와 있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고대의 유물과 아름답고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하는 동안 시간과 공간을 잠시 잊었던 이곳의 일몰 풍경은 일생 한 번은 보아야 할 석양이라 생각되었다.

 

만약, 아그리젠토 신전 지역을 여름에 구경할 때는 햇빛 차단제와 양산뿐만 아니라 충분한 음료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 역사지구는 넓기도 하거니와 신전으로 가는 길은 언덕이라 물이 적고, 올리브 나무들이 가로수처럼 서 있긴 하지만 나무 그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고대 도시 시라쿠사(Siracusa 영:Syracuse 시러큐스)

시라쿠사 관련 링크: http://sicilia.indettaglio.it/eng/comuni/sr/siracusa/siracusa.html

시라쿠스 관련 위키 백과: http://en.wikipedia.org/wiki/Province_of_Syracuse  

 

 

지중해가 보이는 시라쿠사의 Teatro Greco(그리스 극장). 좌측의 뾰족탑은 ‘눈물의 성당’ 첨탑

 

시라쿠사는 시칠리아의 남동쪽 해안에 있는 도시로 기원 전 8세기 그리스인들에 의해 세워졌으나, 제 2차 포에니 전쟁이후 로마에 복속되었기에 그리스와 로마 유적이 많다. 시라쿠사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위쪽의 고대 유물들이 있는 네아폴리 고고학공원(Parco Archeologico della Neapolis)과 아래쪽 잘록한 섬에 있는 오르티지아(Ortigia) 섬 이라 불리는 구시가(old city) 부분이다. 오리티지아 섬은 차로 건너 갈 수 있는 짧은 다리가 놓여있어 섬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고고학공원에선 그리스 극장과 로마 원형극장의 차이를 관찰해 볼 수 있고, 채석장 쪽에 위치한 디오니시우스의 귀(The Ear of Dionysius)라 이름 붙여진 인공 동굴은 입구 쪽에 있는 ‘Garden of Paradise(천국의 정원)’이라는 이름과 달리 포로(죄수)수용소였다 한다. 그리스 극장(Teatro Greco)의 꼭대기에 올라서면 저 멀리 바다(지중해)가 보이고, 16,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고대 극장의 계단에 앉아 있으면 고대 그리스인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객석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는 곳이 여기 말고 또 있을까 싶었다.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시라쿠사 역사지구의 입구에는 아폴로 신전(BC 6세기)이 부러진 기둥만 덩그러니 남아 있고, 역사 지구 안에 있는 시라쿠사 대성당(Cattedrale di Siracusa)은 그리스 신전의 기둥을 살려 7세기에 성당으로 지어졌다. 이 성당은 16세기 들어와 바로크 양식으로 개축되었지만 1693년 지진으로 파괴되었고, 18세기 들어와 안드레아 팔마에 의해 아름다운 코린트식 기둥을 갖춘 현재의 모습으로 고쳐지었다.             

             

 

아름다운 코린트식 기둥을 가진 시라쿠사의 두오모

 

오르티지아(Ortigia) 서남쪽 끝에는 아레투사 샘(Fonte Aretusa 숲의 요정 샘)이 있는데, 시라쿠사의 항구(grande mare)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있어 바다를 구경하며 데이트하는 연인들의 장소이다. 사냥의 여신이자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Artemis)의 시녀 아레투사가 강에서 목욕하다가 강의 신 알페오(Alpheus)에게 들켜 시라쿠스까지 도망쳐 왔지만 사랑에 눈 먼 알페오가 끈질기게 추격해 오자 아르테미스에게 도움을 청했다. 아르테미스는 갈라진 땅 사이로 그녀가 도망칠 수 있도록 그녀를 샘으로 변신시켰다는 신화에서 아레투사란 샘 이름이 지어졌다 한다.       

        

 

강의 신 알페오(Alpheus)에 쫓겨 샘(泉 spring)이 된 숲의 요정 아레투사(Aretusa) 

 

오비디우스의 ‘변신(變身) 이야기(Metamorphoses)'

 오비디우스의 대표작, 변신이야기(Metamorphoses)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변신과 관련된 사물의 유래들을 기술한 전15권으로 된 서사시 형식의 시로, 천지장조에서부터 오비디우스 자신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약 250편의 변신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는 크게 신들에 관한 부분, 영웅들에 관한 부분, 역사적 인물들에 관한 부분으로 나뉘며, 오비디우스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집대성한 변신이야기는 신, 인간, 자연 등 다양한 변신 이야기를 통해서 오비디우스가 생각하는 사랑과 애욕에 관해서 말하고 있으며,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과 문학작품에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을 제공하고 있다.

출처: 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오비디우스, 천병희, 숲, 2005.

 

영화 <말레나>의 촬영지인 이곳에서 오래된 골목길과 성당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다녀 보는 것도 나만의 영화를 찍는 셈이 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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