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이탈리아-走馬看山記(주마 간산기) 02 -오르비에또,몬테피아스코네,비테르보,아시시-
여행일자: 2014년 04월. 다음 블로그에서 옮김
<배경음악>: -평화의 의 기도- 김영자, arr. 박영근, Seoul Motet Choir, 서울모테트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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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기도 - 성 프란시스코
- 노래 가사 -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상처가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심게하소서.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오류가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광명을
그리고,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게하소서.
위로 받기보다는 위로하며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 받기보다는 사랑하며
자기를 온전히 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이니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바위 절벽에 세워진 마을 치따슬로(cittaslow, 영 slow city) 오르비에또(Orvieto)
움브리아 주에 속한 오르비에또는 전형적인 다른 중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언덕 위에 형성된 작은 농촌 마을이다. 소박하지만 초라하지 않은 오르비에또는 마을 전체가 수수하고 은은한 멋을 풍긴다. 요리조리 꾸불꾸불한 골목길엔 아기자기한 미술 작품과 수공예품이 갤러리 밖에 까지 걸려 있어 시선을 붙잡는다.
치따슬로(cittaslow)는 단순히 느리게 살자는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살기 운동이다.
오르비에또는 ‘슬로 시티 운동’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1999년 10월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치타슬로(Cittaslow)’는 ‘느린 도시’의 뜻이지만 단순히 느리게 살기 운동이 아니라 경쟁과 속도에 내몰린 현대인들에게 잊고 있던 가치를 복원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느림과 빠름, 디지털과 아날로그, 로컬과 글로벌, 시골과 도시, 삶의 양과 질이 조화를 이뤄 균형을 맞추는 조화로운 삶을 찾기 위한 운동이다.
올해(2014년) 8월 현재 전 세계 29개국 189개 도시가 ‘슬로시티’에 가입돼 있고, 우리나라는 11개 도시가 ‘슬로시티’에 선정돼 있다. 슬로 시티에서는 fast food 점이 없으며, 음식 재료는 제 고향에서 나는 것을 사용해야 한다. 이 운동의 심벌마크는 달팽이이다.
오르비에또는 이런 느림의 철학이 있기에 교황들이 즐겨 마실 정도로 질 좋은 와인을 만들어 내는 곳으로, 특히 화이트 와인이 유명하다.
오르비에또의 귀부(貴腐) 와인 Calcaia.
귀부 와인 (noble rot)
귀부(貴腐)는 글자 그대로 '고귀한 썩음'으로, 영어의 noble rot를 한자로 쓴 것이다. 보트리티스 시네레아(Botrytis Cinerea 귀부균)라는 회색 곰팡이가 포도에 피게 되면 포도 껍질이 파괴되고 미세한 구멍이 나는데, 더운 낮 동안 이 구멍으로 수분이 증발하여 포도 내부의 과즙(당분)이 농축되고 반 건조 상태가 된다. 이렇게 반 건포도가 된 것을 압착, 농축하여 와인을 만들면 꿀처럼 달콤한 맛이 나는 귀부 와인이 만들어진다. 또한 귀부균에 의해 과즙 성분의 변화가 생겨 일반 와인에서는 볼 수 없는 복합적인 풍미를 보인다. 귀부 와인의 향은 망고, 파인애플, 리치 등의 열대 과일향이나, 꿀, 버터스카치향으로 흔히 묘사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귀부 와인으로는 프랑스 소테른(Sauternes)의 바르삭(Barsac), 헝가리의 토카이(Tokaji), 독일의 트로켄베어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가 있다. (출처: 브리태니커)
시에나(Siena) 두오모에 버금가는 오르비에또의 두오모
13C부터 16C까지 건축되어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이 함께 섞인 오르비에또 성당은 시에나 성당의 아름다운 모습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몬테피아스코네(Montefiascone)와 볼세나(Bolsena) 호수
몬테피아스코네는 오르비에또(Orvieto)와 함께 이탈리아 중부의 유명한 드라이 화이트 와인생산지이다. 양조 기구가 보이는 어느 와인 가게에 들어가 와인을 시음한 후 이 지역의 와인(local wine)을 구매하였다.
“Est! Est!! Est!!! Di Montefiascone” 라는 와인은 “좋다! 좋군!!! 좋아!! 디 몬테피아스코네”라는 뜻인데, Bolsena호수 주변에서 자라는 트레비아노(Trebbiano)와 말바시아(Malvasia)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진 드라이 또는 세미 스위트 화이트 와인이다. 이 와인에 얽힌 재미있는 얘기가 있다.
독일 주교 Johann Defugger가 로마 교황청으로 가던 길에 Montefiascone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의 종 Martin에게 최고의 와인이 있는 곳을 조사하라 명했다 한다. 종 Martin은 주목할 만한 와인이 있는 곳마다 "좋은 와인이 여기에 있다"는 뜻으로 “Est"란 단어를 표시해 두었다 한다.
오르비에또(Orvieto) 근처에 있는 몬테피아스코네(Montefiascone)에서 하루 밤을 묵게 되었다. 숲길을 따라 마을 언덕에 올라가면 유럽에서 가장 큰 칼데라 호수인 볼세나(Bolsena) 호수가 보인다. 때마침 해 질녘이라 호수 물결에 튕기는 햇빛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해가 진 뒤 한참이나 호수 풍경과 아름다운 하늘빛을 더 감상하다 어둑해진 다음에서야 마을로 돌아왔다.
은근한 조명 속에 만났던 마을 풍경이 얼마나 푸근하였든지 달콤한 와인 한 잔에 단잠 속으로 금세 빠져들었다.
교황의 도시 비테르보 Citta dei papi Viterbo
로마 북쪽 80km에 있는 비테르보(Viterbo)는 역사가 오래된 고대 도시로, 도시의 역사 지구는 11-12 세기에 지어진 석벽(돌로 된 벽)에 둘러싸여 있다. 비테르보의 가장 중요한 관광지는 교황 궁전인 Palazzo dei Papi(팔라초 데이 파피)다. 궁전의 기둥들은 로마시대의 신전에서 뜯어온 것들이다. 어느 성당을 구경하노라니 때마침 며칠 전 부활 주일에 성모상을 가마에 매고 시가행진을 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참여했던 행사 자랑에 열변을 토한다. 물론 그들의 말을 다 알아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말과 표정에서 그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교황청 궁전 앞마당에는 부활절 행사에 사용했던 십자가와 무대 단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농촌 체험 여행-아그리뚜리스모(Agriturismo)
‘Agriturismo’란 농업이라는 뜻의 ‘agrario’와 여행이라는 뜻의 ‘turismo’가 결합된 신조어로 농촌 체험여행이라 할 수 있다. 시골의 농가나 농장을 개조한 숙박시설로 보통 가족과 친구 위주로 전원생활을 경험할 수 있어서 이탈리아 사람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고 한다. 가축 돌보기나 우유 짜기, 치즈 만들기, 포도주 만들기, 올리브 가꾸기 등 농촌의 일들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고 그냥 전원(시골) 분위기를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이탈리아에만 7000 여의 농장이 아그리뚜리스모 그룹에 가입되어 있으며 지역과 코스에 따라 요리 교실이나 이탈리아어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다.
Agriturismo 예약 관련 링크: http://www.agriturismo.com/
이 여행 프로그램은 신선한 식자재를 풍부하게 이용한 슬로푸드(slow food)를 맛보며 양과 말을 사육하는 목장이나 올리브 밭, 포도밭 등의 풍요로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숙박하는 농장 또한 대개 전원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면서도 시설 면에서 결코 손색이 없는 곳으로 때로는 현지인들과 식사도 같이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다. 아그리뚜리스모는 농장 뿐 아니라 수도원, 교회 등에서도 가능하다.
우리는 피렌체 근교에서 이탈리아 농촌 체험(Agriturismo)을 하였는데 한 곳은 올리브 농사와 포도를 재배하여 포도주를 만드는 농장이었고 또 한 곳은 마을 교회였다. 이 농촌 교회는 지어진지 꾀나 오래된 교회였는데 지금도 주민들이 미사를 드린다 한다. 성인들이 그려진 성화나 파이프 오르간이 없을 뿐이지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었다. 간소한지만 스테인글래스가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고 중앙 제대와 성수반, 복도는 대리석 조각과 타일로 장식되었고, 성가대석과 교회 종탑을 갖추고 있었다.
성 프란시스코(St.Francesco)의 고향 아시시(Assisi)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 지방의 아시시(Assisi)는 빈자(貧者:가난하고 낮은 사람)의 성자로 칭송받는 성 프란시스코 (S.Francesco 1182~1226)의 고향이다. 프란시스코의 모습 주위로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나 양들이 그려진 장식이나 그림, 조각들이 여기저기에 있다. 성 프란시스코는 가장 사랑받는 성자 중 한 명으로 꼽히며, 아시시는 주요한 가톨릭 성지 순례지중의 하나이다.
프란시스코는 부자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십자군 전쟁에서 패잔병으로 돌아오며 그의 삶이 바뀌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지위를 버리고 일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며 수도자의 길을 걸었다 한다. 그의 무소유 청빈한 삶은 다른 수도자뿐만 아니라 가톨릭 신자들에게 영적 나침반을 제시했으며 현 프란시스코 교황님도 그의 이름을 따라 이름을 지었다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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