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오면서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에 있는 둘레길 코스를 찾아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국관광공사의 걷기여행길 누리집(koreatrails.or.kr)에서 국민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지역별 걷기여행길 10곳을 소개합니다. 발끝에서부터 스미는 따스한 봄기운을 느끼러 떠나보세요. 


#1. 서울 강북구 북한산둘레길 1코스

서울 강북구 북한산둘레길 1코스.

걷기여행길 종합안내포털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검색한 코스는 북한산둘레길 1코스입니다. 소나무 숲길로 불리는 이 길은 전체적으로 완만한 산길로 이뤄져 둘레길을 처음 걷는 사람도 쉽게 걸을 수 있습니다. 


청정(우이)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시작한 길은 맑은 약수로 가득한 만고강산을 지나 1000여 그루의 소나무가 빼곡히 자라고 있는 솔밭근린공원에 이릅니다. 


웅장하면서도 우아한 자태가 신령스럽기까지 한 소나무가 즐비한 이 구간에 들어서면 강렬한 송진 향이 온몸을 감싸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경로 우이령길 입구~둘레길안내소(우이분소)~만고강산 약수터~솔밭근린공원 입구~솔밭근린공원 상단 
거리(소요시간) 3.1km(1시간 30분) 
문의 북한산국립공원 탐방시설과 둘레길운영팀 02-900-8085


#2. 경기 안산 대부해솔길 1코스

경기 안산 대부해솔길 1코스.

시화방조제를 거쳐 대부도로 진입하는 주요 관문지역이며, 바다가 보이는 해변과 야트막한 산길을 따라 북망산에 오르면 영종도, 인천대교, 송도신도시, 시화호의 전경이 펼쳐집니다. 


가뭄 때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물맛이 좋아 다른 지역에서도 물을 길으러 오는 구봉 약수터에서 샘물을 마시고 걷다 보면 좌우로 푸른 바다와 갯벌이 펼쳐집니다. 


구봉도 끝자락 개미허리를 지나면 낙조전망대가 있어 서해안의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해안을 끼고 종현어촌체험마을로 가는 길은 바다를 바라보며 천천히 이야기 나누며 걷기에 그만입니다.


경로 대부도관광안내소(방아머리공원)~북망산~구봉약수터~개미허리~낙조전망대~구봉선돌~종현어촌체험마을~돈지섬안길 
거리(소요시간) 11.3km(4시간) 
문의 안산시 관광과 031-481-3406~9


#3. 강원 평창 효석문학100리길 1코스 문학의길

강원 평창 효석문학100리길 1코스 문학의길.

효석문학100리길은 가산 이효석 선생의 소설 ‘메밀꽃필 무렵’ 속의 인물인 허생원 일행의 여정과 이효석 선생이 평창초등학교까지 다니던 강과 들, 숲 등 옛길을 따라 아름다운 고장 평창의 자연경관을 즐기며 걷는 길입니다. 


5개 코스로 나뉘는데 1코스 문학의 길은 이효석 선생의 문학적 발자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구간입니다.


장돌뱅이와 성씨 처녀의 사연이 있는 물레방앗간과 이효석생가마을, 이효석문학관 등을 둘러보고 주변 경관이 수려한 흥정천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소설 안으로 빠져든 듯한 설렘을 느낄 수 있습니다. 


2월에는 지천에 소금이 뿌려진 듯 새하얀 메밀꽃 대신 설경이 그 풍경을 대신합니다.


경로 봉평면 평창군관광안내센터~흥정천교~평촌2교~강변집 앞길~금산교~백옥포마을~흥정천 수로길~백옥포교~금당계곡로~노루목고개(쉼터)~용평 여울목(쉼터)

거리(소요시간) 7.8km(2시간 30분)

문의 평창군 관광안내센터 033-330-2771


#4. 대전 동구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 호반낭만길

호반낭만길의 자연수변공원. ⓒ대한민국 구석구석

이곳은 미로 속을 걷듯 계속 방향을 틀며 오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작은 만이기 때문에 계속 전진할 수가 없어서입니다. 


갈대밭과 대청호수를 따라 10분 정도 걷다가 도로로 빠져나와 마산동 정류소 삼거리에서 왼쪽 대청호수 방향으로 걸음을 틀어 양쪽 포도밭 하우스를 지나면 아름다운 S자 모양의 갈대밭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을이면 국화축제가 열리는 가래울마을(추동)도 볼 수 있고 가래울마을을 나와 연꽃마을(주산동) 가는 길목에선 황새바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연꽃마을은 여름이면 여러 종류의 연꽃과 곤충을 볼 수 있고, 송영호 화실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경로 마산동삼거리~B지구~드라마 촬영지~가래울~대청호 자연생태관~추동 취수탑~신상교~엉고개~고개마루~금성마을 입구~원주산~연꽃마을~황새바위

거리(소요시간) 12.5km(6시간)

문의 대전마케팅공사 개발사업팀 042-869-5163


#5. 충북 괴산 산막이옛길

충북 괴산 산막이옛길.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마을에서 산골 마을인 산막이마을까지 연결됐던 총 길이 4km의 옛길 위에 덧그림을 그리듯 그대로 복원한 산책로입니다. 


1957년 순수 우리 기술로 준공한 지역의 명소 괴산댐을 끼고 조성된 옛길 구간은 대부분을 나무받침(데크)으로 만드는 친환경 공법을 사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훼손되지 않은 자연생태계가 괴산댐 호수와 어우러지며 한국의 자연미를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 보여줍니다.


괴산지역은 자연 그 자체가 트레이드마크일 정도로 청정 자연의 수려함이 극치를 이룹니다. 숲 내음 머금은 산바람과 산들거리며 불어오는 강바람이 만나는 길을 걸어보면 이를 몸소 느낄 수 있습니다.


경로 산막이옛길 주차장~산막이마을

거리(소요시간) 4km(1시간)

문의 괴산군청 문화관광과 043-830-3451~6


#6. 경북 영덕 해파랑길 21코스(영덕블루로드 B코스)

경북 영덕 해파랑길 21코스영덕블루로드 B코스).

동해안에서 가장 사랑받는 걷기여행 코스입니다. 영덕 해맞이공원에서 바닷가 쪽으로 난 길을 따라 작은 산을 하나 넘으면 해파랑길 21코스(블루로드 B코스)의 시작입니다.


 블루로드 가운데 가장 많은 바닷길이자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길입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숲 속과 갈대숲을 지나다 보면 해안 바위산 앞에 당도합니다. 도로를 따라 돌미역이 유명한 노물항 포구를 돌고 돌며 블루로드가 이어집니다.


원조 대게마을로 불리는 경정3리는 대게의 가장 좋은 서식지로서 겨울부터 봄까지 직접 잡은 대게를 맛볼 수 있습니다. 블루로드 다리를 지나 죽도산 전망대에서 축산항 일대를 조망하면 가슴이 뻥 뚫립니다.


경로 영덕 해맞이공원~오보해변~경정해변~축산항

거리(소요시간) 12.2km(4시간 30분)

문의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514


#7. 울산 울주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1코스 억새바람길

울산 울주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1코스 억새바람길의 억새들.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은 배냇골을 중심으로 재약산, 천황산, 신불산, 영축산 등을 한 바퀴 도는 길입니다. 1코스는 영남알프스 4개 코스 중에서도 핵심을 모아놓은 대표적인 길로 간월재, 신불평원, 사자평 등의 억새 명소를 두루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8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형성된 수십만 평의 억새와 단조 늪, 단조산성 등 역사 · 문화자원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간월재는 10만여 평의 억새평원이 있어 억새꽃이 만발하는 가을이면 산상음악회, 패러글라이딩 대회가 열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입니다. 


신불공룡능선은 칼바위능선이라고도 불리는데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험하고 멋있는 능선으로 손꼽힙니다. 또한 60만여 평의 신불평원은 울산 12경의 하나에 들 만큼 억새가 바람에 날리는 멋진 풍광을 자랑합니다.


경로 간월재~신불산~신불재~영축산

거리(소요시간) 4.5km(2시간)

문의 울주군청 산림공원과 052-229-7872~5


#8. 전북 군산 구불길 8코스 고군산길

고군산길이 지나는 전북 군산시 선유도.

섬들이 무리를 지어 있는 곳이라 '군산(群山)'이라 합니다. 조선 세종 시절에 군산진을 육지로 옮기면서 현재의 군산시가 되었고 선유도 일대는 옛 고(古) 자를 붙여 고군산으로 불렀습니다. 


임진왜란 중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을 천추만대에 빛날 대승으로 이끈 뒤 이곳에서 열하루 동안 머물며 전열을 재정비했습니다.


고군산에 있는 섬들을 고군산군도라고 하는데 고군산군도의 중심 섬이 선유도입니다. 구불길 8코스 고군산길은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고군산군도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선유도, 대장도, 무녀도에 전해지는 전설을 들을 수 있는 곳입니다. 


해수욕장과 갯벌도 있어 체험활동과 함께 서해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경로 선유도 선착장~군산시정관광안내소~오룡묘~선유3구마을~대봉전망대~몽돌해변~군산시정안내소~초분공분~장자대교~대장도~장자마을~장자대교~군산시정관광안내소~선유도 선착장

거리(소요시간) 14km(5시간)

문의 군산시 관광진흥과 063-454-3336


#9. 전남 여수 금오도 비렁길 1코스

전남 여수 금오도 비렁길 1코스.

걷는 내내 숲과 바다, 해안 절벽 등의 비경을 만끽할 수 있어 최고의 섬길로 손꼽힙니다. 비렁길은 절벽의 순우리말 '벼랑'의 여수 사투리 '비렁'에서 연유한 이름으로 본래는 주민들이 땔감과 낚시를 하러 다니던 해안길이었습니다. 


함구미에서 시작해 바다를 끼고 돌며 장지마을까지 이어진 18.5km의 비렁길은 5개 코스로 나뉘어 있습니다. 코스 대부분이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무리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코스에선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을 한눈에 바라보며 동백나무, 소나무가 울창한 숲에서 산림욕을 즐길 수 있고 미역널방 전망대에서 고흥반도로 넘어가는 해넘이도 장관입니다. 


두포까지의 오솔길은 원시림 속에서 식생의 다양함을 공부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는 코스입니다.


경로 함구미~미역널방~송광사 절터~신선대~두포(초포)

거리(소요시간) 5km(2시간)

문의 여수시청 관광과 061-690-2036


#10. 제주 서귀포 제주올레길 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

제주 서귀포 제주올레길 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

제주올레에서 가장 먼저 열린 길로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동부지역의 시흥리에서 제주를 한 바퀴 도는 올레길의 대장정이 시작됩니다. 


시흥초등학교에서 출발해 말미오름과 알오름에 올라 성산일출봉과 우도, 조각보를 펼쳐놓은 듯한 들판과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일출 또한 제주 대표 일출명소인 성산일출봉 이상의 감동을 자아냅니다. 유려한 곡선의 백사장과 거친 파도가 성산일출봉을 가장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는 광치기해변에서 다음 코스로 바통을 넘깁니다.


경로 시흥초등학교~제주올레안내소~말미오름 입구~말미오름 정상~알오름 정상~종달초등학교~종달리 옛소금밭~목화휴게소~성산갑문~성산초등학교~수마포~광치기해변

거리(소요시간) 15km(4~5시간)

문의 제주올레 콜센터 064-762-2190

갯벌, 자연, 역사가 있는 강화나들길

                                              글 김세라 ‘i-View’ 객원기자, 사진 사단법인 강화나들길 제공

마음은 벌써 봄이다. 여전한 찬바람에 정리해 두었던 겨울옷을 꺼내기도 하지만, 따뜻한 햇살이 밖으로 유혹한다. 몸과 마음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요즘, 기지개를 켜고 사뿐 사뿐 봄맞이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수도권에서 차로 1시간 남짓 거리의 강화도에는 대통령상, 국토부 주관 ‘아름다운 해안누리길’상, ‘아름다운 숲길 BEST10’상에 빛나는 명품 둘레길이 있다. 산, 바다, 역사, 갯벌이 어우러져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강화나들길’이다.

 

 



▲ 나들길 걷기 모습



 

 

2018년 현재 총 310.5㎞, 20개 코스 완성
강화나들길은 1906년 봄, 화남 고재형 선생이 지은 고향 심도(강화도의 별칭)여행기 ‘심도기행’으로 부터 시작 된다. 최근 몇 년 동안 각박한 도시민들에게 활력을 주는 산책길 걷기 열풍이 부는 가운데, 강화사람들은 2008년부터 ‘강화시민연대’를 중심으로 ‘심도기행’을 참고하여 나들길을 준비하였다. 2009년 3월, 4개 코스를 개장한 강화나들길은 ‘사단법인 강화나들길’과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등 강화를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협동으로 2018년 현재 총 310.5km, 20개 코스까지 완성 된다.


 



▲ 진달래가 핀 나들길




“나들길은 계절마다 풍광이 달라 언제 걸어도 좋습니다. 특히 봄, 가을은 전 코스가 아름답죠. 다만 여름에는 햇볕이 따갑기 때문에 해안가보다는 숲이 좋습니다. 겨울도 마찬가지로 추위를 막아주는 산길을 선택하지요. 여름, 겨울에는 3코스 ‘고려왕릉 가는 길’이 걷기 수월한데요,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 가릉, 곤릉, 석릉과 같은 고려 왕릉이 있어서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초심자 추천 코스이기도 합니다. 봄에는 1코스, 2코스, 5코스, 11코스, 15코스가 인기인데요, 모두 꽃길입니다. 가장 유명한 2코스 호국돈대길와 1코스 고려궁지 인근 북산에서는 벚꽃엔딩을 보실 수 있고, 5코스 고비고개길, 11코스 상주산, 15코스 고려궁성곽길은 진달래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사단법인 강화나들길’ 사무국장인 ‘나들길 지기’ 김현숙씨에 따르면, 강화나들길은 천연기념물 저어새가 서식할 만큼 잘 보존되어있다. 청정 나들길을 만들기까지 ‘나들길 지기’들의 노력이 있었다. 2012년, 2016년 두 차례의 나들길 아카데미를 통해 배출된 ‘나들길 지기’는 강화의 역사, 문화, 생태 교육을 수료한 전문 해설사다. 걷기 인문학 전도사인 ‘나들길 지기’는 나들길 관련 행사 안내를 비롯하여, 강화지역 학부모들 대상 교육, 나들기 코스 모니터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또한 한 달에 한번씩 ‘우리 길 우리가’라는 주제로 나들길 청소 캠페인 ‘클린데이’를 개최한다. 2018년도에는 매달 넷 째 토요일에 ‘나들길 클린데이’가 진행되는데, 참가자에게는 봉사점수가 부여된다. ‘나들길 클린데이’는 낚시객과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2코스, 8코스, 11코스, 16코스에서 주로 열리고 있다. 나들길 이용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름 모를 꽃 한 송이도 귀하게 여겨주세요
“나들길에서 진정한 자유와 힐링의 시간을 보내고 싶으시다면, 나들길을 더욱 아끼고 사랑해주셔야 합니다. 쓰레기는 집으로 가져가고, 이름 모를 꽃 한 송이도 귀하게 여겨 주셔요. 나들길은 강화 지역 주민의 사유지가 다수 포함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인심 좋은 시골이라지만, 농작물을 함부로 따거나, 허락받지 않고 남의 집 마당에서 휴식을 취하는 행위는 자제해주셔요. 마을 어르신들을 뵈면 인사라도 드리는 것이 오고가는 정이고요. 기본 사항만 잘 지켜진다면 평화롭고 청결한 나들길을 누릴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생활터전이었던 나들길을 낭만 가득한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한 것은 나들길을 걷는 모든 사람들이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마을, 잔잔한 호수, 새소리가 정다운 호젓한 숲길, 세계 5대 갯벌,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강화의 유적들, 그리고 저마다 품고 있는 사연이 좋아서 오늘도 나들길은 가만히 복작거린다.


 
 



▲ 봄 숲 나들길 걷기


 

▲ 해안가 나들길 걷기




“20코스 완주 후에도 나들길을 찾는 분들이 많아요. 구석구석 남들이 모르는 명소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지요. 초보자들은 대체적으로 평탄한 해안가를 많이 걷는데요, 고수들이 즐기는 코스는 따로 있어요. 5코스 고비고개길은 강화읍부터 외포리까지 총 20.2km인데요, 강화도를 관통하는 긴 코스에요. 구불구불 고려산 둘레길이 참 예쁘고, 중간 중간 마주치는 고인돌이 감성을 자극합니다. 7코스 낙조 보러 가는길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기 좋아요. 산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면 바닷가가 나오는데, 갯벌 센터 가는 길에 대나무가 많은 ‘대섬’ 곁을 지나가거든요. 대섬을 끼고 해넘이 사진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찍을 수 있습니다.”

강화의 어제와 오늘의 삶을 잇고 있는 강화 나들길. 안보 문제로 접근 할 수 없는 지역까지 나들길을 상징하는 노랑과 진초록 리본이 매달린다면, 한반도의 내일도 달라지지 않을까. 철조망이 사라진 나들길을 걷게 될 그날을 꿈꿔본다.

 
 

 



 ▲ 강화나들길 코스 안내


캠핑하며 집라인·승마·카누도 즐겨요…

연인·가족과 함께 가볼만한 전국의 캠핑장

입력 : 2018.03.30 03:00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30/2018033000074.html


부안 줄포만 갯벌생태공원 캠핑장 - 보트·뗏목·카약 타고 水路 탐방
부산항 힐링 야영장 - 부산항대교의 화려한 야경 일품
제천 승마오토 캠핑장 - 1만원 내면 말타고 승마장 세바퀴
사천 비토국민여가 캠핑장 - '별주부전'의 무대, 車로 닿는 섬


봄밤 하늘 아래 쏟아질 듯 빛나는 별을 바라보며 달빛을 덮고 잠든다. 말을 타고 달리거나 종일 책을 읽는다. 경치를 원하든 체험을 좋아하든 골라서 즐길 수 있는 캠핑장이 있다.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봄의 한가운데로 떠나기 좋은 전국의 캠핑장을 소개한다.

◇경치를 원하면―크루즈·밤별 감상을

부산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크루즈선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야영장이 있다. 동구 초량동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구의 바다가 보이는 부산항 힐링 야영장이다. 배 길이가 300m 안팎인 초호화 대형 크루즈선이 터미널로 들어온다. 밤에는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부산항대교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8894㎡의 부지에 텐트 사이트 24면과 넓은 잔디밭, 취사장 등 편의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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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잣빛 강진 바다 1㎞를 날아서 건넙니다 - 캠핑장에 갔다고 잠만 자고 올 순 없다. 전국 지자체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치는 캠핑장이 많다. 전남 강진군 사당리 청자촌 오토캠핑장에서 3㎞ 떨어진 가우도에는 하강 체험 시설인 해상 집트랙이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캠핑장 이용객들이 집트랙을 타고 내려가고 있는 모습. 높이 25m 청자타워 꼭대기(사진 가운데)에서 대구면 청자촌을 향해 1㎞ 바다를 건넌다. /강진군
경남 밀양시 하남읍 명례리 미르피아 오토캠핑장은 낙동강 너머로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낙동강변에 있는 야영장 전체 부지는 3만9610㎡. 텐트를 치는 캠핑사이트는 200면이다.

바다 위 섬에서 경치를 누리고 싶다면 경남 사천시 서포면 비토섬의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이다. 1992년 놓인 비토교 덕분에 자동차로 갈 수 있다. 비토(飛兔)섬은 별주부전의 설화가 전해지는 곳. 섬의 형태도 토끼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닮았다. 9105㎡ 부지에 조성된 3개 야영장은 2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한다. 캠핑장에서 섬의 동쪽 끝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바다 건너 월등도가 보인다.

충북 제천 승마오토캠핑장을 찾은 가족이 말을 타고 주변을 돌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부산항 힐링야영장에서 건너다보이는 부산항대교의 밤 풍경.
충북 제천 승마오토캠핑장을 찾은 가족이 말을 타고 주변을 돌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부산항 힐링야영장에서 건너다보이는 부산항대교의 밤 풍경. /제천 승마오토캠핑장·부산항 힐링야영장
충북 충주에는 밤 풍경이 동화책처럼 아름다운 캠핑장이 있다. 별빛이 내려앉은 듯한 밤별캠핑장이다. 텐트 113동을 수용한다. 캠핑장을 에워싼 밤나무산 위로 쏟아져 내리는 듯한 별빛은 캠핑장을 찾은 이들에게 색다른 낭만을 선사한다. 캠핑장 앞에는 앙암저수지가 있어 아침에는 물안개, 저녁에는 물 위로 비친 붉은 노을도 감상할 수 있다.

◇체험이 좋다면―승마·모터스포츠를

봄바람 맞으며 전남 강진군 강진읍에서 차로 15분쯤 달리면 강진 대구면 사당리 청자촌 오토캠핑장에 닿는다. 코앞 고려청자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 현장 예약으로 청자 머그컵과 접시 등을 만든다. 강진원 군수는 "우리나라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고려청자의 80% 이상이 강진에서 생산돼 강진은 '천년 청자 본향'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3㎞ 떨어진 가우도에서는 줄을 타고 내려가는 해상 집트랙을 즐긴다. 청자 모양의 높이 25m 청자타워 정상부에서 집트랙을 타고 대구면 청자촌을 향해 1㎞ 바다를 건넌다.

봄나들이에 좋은 전국 캠핑장
전남 영암군 삼호읍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 옆 영암F1오토캠핑장은 모터스포츠를 즐기는 유일한 캠핑장으로 유명하다. 길이 1.2㎞ 경주장이 이어진 카트경주장에서 미니자동차를 탄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승마오토캠핑장은 7년 전 승마장을 리모델링했다. 6만6000여㎡ 부지에 캠핑사이트 106면과 승마장, 수영장 등을 갖췄다. 1만원만 내면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는 말을 타고 승마장 3바퀴를 돌아볼 수 있다.

전북 부안 줄포만 갯벌생태공원 캠핑장은 생태체험 일번지로 꼽힌다. 줄포만 67만7662㎡의 갯벌에 만든 생태공원엔 농발게·참게·돔·숭어·전어가 산다. 캠핑장 인근에 난 생태 수로(2.5㎞)를 따라 갯벌 동식물을 볼 수 있다. 생태 보트, 대나무뗏목, 카약, 수상 자전거를 타고 생태 수로를 탐방하는 즐거움이 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경기 파주 별난독서캠핑장은 폐교를 도서관으로 꾸몄다. 이용객은 언제든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책과 연관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무료로 이어진다. 매주 토요일 저녁 북콘서트가 진행된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로독서캠프인 씽씽 클래스도 진행 중이다. 아이들에게 성격유형검사와 직업 상담을 해준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국민디자인단 성과 공유대회에서 장관상을 받았다.


강원 춘천시엔 어린이를 위한 국내 유일의 캠핑장이 있다. 춘천시 서면 현암리 도시첨단문화산업단지 1만7000㎡ 부지 내 조성된 춘천 박사마을 어린이 글램핑장이다. 이글루텐트와 인디언텐트 등으로 꾸며져 동심을 자극한다. 춘천의 자랑인 의암호 자전거길과 연결돼 있어 아이들과 유유히 자전거를 타며 추억을 쌓을 수 있다.





하동, 화개장터 구경


소재지 :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는 옛 화개장 터에 현대에 들어와 복원한 재래식 시장이다. '화개시장'이라고도 부르지만 옛 명칭을 그대로 써서 '화개장터'로 부르며공식 명칭 역시 '화개장터'이다화개장은 본래 화개천이 섬진강으로 합류하는 지점에 열리던 장으로섬진강의 행상선(行商船돛단배가 들어올 수 있는 가장 상류 지점에 위치하고 있었다화개장은 영남과 호남의 경계에 있으나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에 소속되어 있고, 5일마다 정기적으로 장이섰다.[네이버 지식백과]


촬영 : 김형용  2018. 3.17
































慶南 鎭海 余佐川 벚꽃길

 

 

 

 

 

 

 

 

 

 

 

 

 

 

 

 

 

 

 

 

 

 

 

 

 

 

 

 

 

 

 

 

 

 

 

 

 

 

 

 

 

 

 

 

 

 

 

 

 

 

 

 

 

 

 

 

 

 

 

 

 

 

 

 

 

 

 

 

 

 

 

 

 

 

 

 

 

 

 

 

 

 

 

 

 

 

 

 

 

 

 

 

 

 

 


‘산막이 옛길’~‘충청도 양반길’이 연결되는 등산로마다 기암괴석과 볼거리 풍부

충북 괴산군 청안면 장암리 칠보산(542m, 괴산군 칠성면 태성리에 있는 칠보산〔780m〕과 산 이름이 같다)을 지나는 한남금북정맥이 북으로 약 1.5km 거리에 이르면 동쪽으로 능선 하나를 분가시킨다. 이 동쪽 능선이 장자봉(421m)을 지나 435m봉에 이르면 남동으로 대산(647m)을 또 분가시킨다. 대산에서 산릉은 북서로 틀어져 치재(49번국도가 지나는 치재터널 위)를 지난 445m봉으로 이어진다. 445m봉에서는 능선이 북과 남으로 나누어진다. 445m봉에서 남으로 방향을 잡은 능선으로 망원산(505m)~국사봉(477.9m)~등잔봉燈盞峰(444.5m)~천장봉天藏峰(437m)을 지나 가장 끝머리에 빚어진 산이 삼성봉三星峰(554.6m)이다.

삼성봉에서 괴산저수지와 달천 건너편 산들은 모두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한다. 그러나 삼성봉 일원은 국립공원 경계 밖이기 때문에 각종 입산금지조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여기에다 괴산저수지를 끼고 이어지는 ‘산막이 옛길’과 ‘충청도 양반길’이 워낙 인기가 좋아 사계절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달천을 사이에 두고 삼성봉과 마주보는 아가봉雅佳峰(541.2m)은 이 산을 중심으로 ‘충청도 양반길’과 ‘갈은구곡’이 한 바퀴 돌아가며 이어진다. 예전에는 삼성봉 아래 산막이마을 남쪽 괴산호 연화협에서 아가봉 북릉 끝머리인 충청도 양반길 시발점인 갈론마을 입구로 가려면 나룻배를 타고 건너다녔다. 그러나 지난 2016년 8월 산막이마을 남쪽 연화협나루터에서 갈론마을 입구로 이어지는 ‘연화협구름다리’가 개통되면서 산막이 옛길과 충청도 양반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산막이 옛길과 충청도 양반길을 잇는 연하협구름다리(왼쪽). 천장봉에서 남으로 본 삼성봉.
산막이 옛길과 충청도 양반길을 잇는 연하협구름다리(왼쪽). 천장봉에서 남으로 본 삼성봉.
산막이 옛길은 2015년과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 2016년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전국 걷기 좋은 길 10선’에 선정되는 등 ‘명품둘레길’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관광객 수도 2017년에만 160만 명이 다녀갔다.

‘산막이 옛길’은 괴산호반 서쪽 등잔봉~천장봉~삼성봉 지능선 끝머리들을 넘고, 지계곡을 건너가는 평지길이다. 그래서 이 길은 어린이나 임신부, 노인들도 함께 걸을 수 있다. 산막이 옛길 알짜배기 구간에는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들이 곁들여진 27가지 숨은 볼거리와 마주치게 된다. 27가지 숨은 볼거리들 중에는 1968년까지 호랑이가 숨어살았다는 호랑이굴, 옛날 여름철 야외서당이었다는 고인돌쉼터, 앉은뱅이가 물을 마시고는 허리가 펴져 걸어갔다는 앉은뱅이약수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등잔봉~천장봉 경유 삼성봉에 이르는 등산길에서는 동쪽 아래로 조망되는 괴산호와 어우러진 한반도지형이 볼 만하다.

등잔봉 등산로 들머리

삼성봉 등산로는 산막이 옛길 호랑이굴 직전 노루샘에서 서쪽 지능선~등잔봉~천장봉~삼성봉 정상, 삼성봉 정상~산막이마을 갈림길~산막이마을로 하산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아가봉은 산막이마을에서 연하협구름다리를 건너가서 남쪽 괴산호 호반으로 이어지는 충청도 양반길을 경유해 운교리 새뱅이마을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새뱅이마을에서는 아가봉 서릉~옥녀탕~신선대~입벌린바위 등을 경유해 오르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하산은 북쪽 매바위 능선을 타고 498.8m봉 동남쪽 지능선~배티골~갈론마을 행운민박 앞으로 나오는 코스가 있다. 또는 갈론마을에서 갈은구곡~옥녀봉~아가봉 경유 정상에 오른 다음, 아가봉 북릉~배티골~갈론마을로 내려서기도 한다.  

상기 코스들을 산막이옛길 주차장에서 등잔봉~천장봉~삼성봉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에 이어 연하협구름다리~충청도 양반길~새뱅이마을~아가봉으로 오르는 순서로 소개한다.   

등잔봉→삼성봉 종부+산막이 옛길

노루샘 옆 등잔봉 오름길 출입문에다 전국에서 다녀간 산악회마다 매달아 놓은 표지기들.  표지기가 수 백 개는 될 듯싶다.
노루샘 옆 등잔봉 오름길 출입문에다 전국에서 다녀간 산악회마다 매달아 놓은 표지기들. 표지기가 수 백 개는 될 듯싶다.

산막이 옛길 노루샘~등잔봉~천장봉~산막이마을 갈림길~삼성봉 정상〈사오랑주차장 기점 약 4.5 km·3시간 안팎 소요〉

사오랑司五郞마을 이름은 사은리, 외사리, 학동, 갈론마을을 통칭하는 지명이다. 등잔봉에는 옛날 한 어머니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간 아들의 장원급제를 위해 등잔불을 켜놓고 100일 기도를 올렸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천장봉 못미처 한반도전망대는 사진작가들이면 모두 다녀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다.

삼성봉·천장봉 날머리

주능선 산막이마을 갈림길 동북릉 내림 길에서 보게 되는 ‘시련과 고난의 소나무’. 살짝 갈라진 바위 틈바구니에서 힘겹게 살아 있다(왼쪽). 삼성봉 정상을 알리는 유일한 표지석. 자연석에다 누군가가 흰색 페인트로 ‘삼성봉’이라 써 놓았다.
주능선 산막이마을 갈림길 동북릉 내림 길에서 보게 되는 ‘시련과 고난의 소나무’. 살짝 갈라진 바위 틈바구니에서 힘겹게 살아 있다(왼쪽). 삼성봉 정상을 알리는 유일한 표지석. 자연석에다 누군가가 흰색 페인트로 ‘삼성봉’이라 써 놓았다.

삼성봉~산막이마을 갈림길 동북릉~산막이마을 하산코스〈약 2 km·1시간 20분 안팎 소요·산막이 나루까지〉

천장봉에서 남쪽 능선 길로 17분이면 산막이마을 갈림길(←산막이마을 1.5km, ↓등잔봉 2km 푯말)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삼성봉 정상은 15분이 걸린다. 정상에는 오래된 삼각점 옆에 묘 1기가 있다. 연리목連理木을 닮은 나무도 보인다. 정상에서 동으로는 괴산호 건너 비학산, 군자산 남릉, 그리고 아가봉 능선이 마주 보인다. 하산은 북쪽 산막이마을 갈림길로 되돌아 내려온 다음, 동북릉을 타고내리는 길이 가장 편하다. 동북릉 내림길에서는 ‘신령참나무’와 ‘시련과 고난의소나무’가 볼 만하다. 

산막이 마을

충청도 양반길에서 가장 풍광이 빼어난 곳인 선유대. 왼쪽은 이곳 자연생태계를 망가뜨린 외국산 민물고기인 ‘배스’만을 골라서 잡는다는 자원봉사자가 타고 있는 낚시용 배이다. 사진=최효범.
충청도 양반길에서 가장 풍광이 빼어난 곳인 선유대. 왼쪽은 이곳 자연생태계를 망가뜨린 외국산 민물고기인 ‘배스’만을 골라서 잡는다는 자원봉사자가 타고 있는 낚시용 배이다. 사진=최효범.

산막이마을~연화협구름다리~충청도 양반길 옥녀샘~선유대~새뱅이나루~운교리 새뱅이마을〈산막이나루 기점 6km·2시간 30분 소요, 연화협구름다리 기점 약 4.7km·2시간 안팎 소요〉

연화협구름다리 주차장에서 동쪽 갈론마을 방면 50m 거리에 출렁다리 입구가 있다. 이 출렁다리를 건너가면 본격적으로 충청도 양반길이 시작된다. 충청도 양반길은 괴산저수지 상류인 달천변達川邊으로 이어진다. 충청도 양반길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은 선유대仙遊臺(일명 각시바위)이다. 선유대에서 달천 건너 병풍을 펼친 듯한 바위는 신랑바위新郞巖이다. 새뱅이나루 서쪽 목교木橋는 이름 그대로 나무다리이다. 아쉽게도 이 나무다리는 작년 수해 때 흔적을 감췄다. 현재 새 다리를 놓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충청도 양반길

아가봉 서릉인 신선대 능선 상단부 바위지대. 취재산행을 함께한 미투리 산악회 곽영복씨가 신선대 옆을 지나고 있다(왼쪽). 사진=최효범.  새로 세워진 아가봉 정상비석. 속리산국립공원에서 세웠다.
아가봉 서릉인 신선대 능선 상단부 바위지대. 취재산행을 함께한 미투리 산악회 곽영복씨가 신선대 옆을 지나고 있다(왼쪽). 사진=최효범. 새로 세워진 아가봉 정상비석. 속리산국립공원에서 세웠다.

새뱅이마을~신선대 능선(정상 서릉)~아가봉 정상〈새뱅이마을 기점 약 2km·2시간 안팎 소요〉

예전 아가봉 정상에는 우아하다는 뜻인 아雅자와 아름답다는 뜻인 가佳자를 가져다 산 이름을 새긴 정상비석이 있었다. 현재 괴산군에서 발행한 <괴산의 명산 35> 안내책자 146쪽 아가봉 소개항목에도 한문으로 ‘雅佳峰아가봉’으로 음각된 정상비석 사진이 실려 있다.

그러나 최근 아가봉 정상에는 예전 산 이름이 한문으로 쓰여진 정상비석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속리산국립공원 측에서 한글로 ‘속리산 아가봉’이라 음각된 새 정상비석을 세워 놓았다.

새뱅이마을에서 정상 방면 서릉상에는 암반이 움푹 패인 곳에 고인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옥녀탕, 소나무와 바위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신선대, 입벌린 바위(일명 아가리바위)와 정상 북릉상의 매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많다. 

충청도 양반길

아가봉 북릉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매바위.
아가봉 북릉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매바위.

아가봉~매바위 북릉~498.8m봉 동남릉~배티골~갈론마을 하산코스〈약 4 km·1 시간 20분 안팎 소요〉

연하협구름다리에서 충청도 양반길 경유 새뱅이마을에 이른 다음, 새뱅이마을에서 아가봉에 올랐을 때 시간이 오후 3시가 넘었다면, 아가봉 북릉 경유 배티골로 하산해야 편하다. 왜냐하면 오후 3시라는 시각은 어느 산에서나 하산하는 시간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상에 오른 시간이 오후 2시 이전에다 건각健脚인 경우에는 동릉 옥녀봉~옥녀봉고개에 이른 다음, 북쪽 갈은구곡 경유 갈론마을~연하협구름다리로 여유 있게 하산할 수 있다. 아가봉 산행은 연하협 구름다리에서 갈론~갈은구곡~옥녀봉 경유 아가봉 정상에 오른 후, 북릉~배티골~갈론~연화협구름다리도 내려와도 괜찮다. 

갈은구곡→아가봉

교통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괴산 1일 17회(06:50~20:10) 운행. 차타는 곳 8번 승차 홈. 이 버스편은 모두 증평을 경유한다. 요금 1만 800원, 2시간 소요.

괴산→동서울터미널 증평 경유 1일 17회(06:05 이후 19:55까지 매시 55분 출발) 운행.

강남센트럴→괴산 1일 11회(06:45, 08:10, 10:10, 11:10, 12:10, 13:10, 14:10, 16:10, 18:10, 19:10, 19:50) 운행. 이 버스편은 모두 증평을 경유한다. 요금 1만 800원, 2시간 소요. ※강남센트럴은 고속터미널(지하철 3, 7, 9호선) 경부선 건물 1층에서 북쪽 길 건너 호남선 전용 센트럴시티 건물(회색 건물)을 말한다. 승차는 1층 11번 개찰구 이용.

괴산→강남센트럴 증평 경유 1일 11회(06:40, 08:10이후 19:10까지 매시 10분 출발) 운행.

청주→괴산 가경동에서 북청주 경유 1일 33회(06:35~21:00)운행. 요금 가경동 6,000원, 북청주 5,000원, 1시간 10분 소요.

괴산→청주 1일 33회(06:45~21:10) 운행.

괴산→수전(산막이주차장) 시내버스 1일 5회(06:30〔수전교 종점〕, 11:10, 14:00, 15:10〔수〕, 17:10〔산〕), 시외버스 2회(08:10, 18:45) 운행. 요금 1,500원.

수전→괴산 시내버스 1일 8회(07:20〔수전교 종점〕, 08:10〔수 종〕, 09:30〔수 종〕, 11:30〔산막이 옛길 종점〕, 12:50〔수 종〕, 14:25〔산막이 종〕, 15:30〔수 종〕, 17:45〔산막이 종〕), 시외버스 2회(08:10〔수 종〕, 18:40〔수 종〕) 운행. 수전교 종점은 강변식당 앞 삼거리 외사리 안내석 앞이다. 이곳에서 동쪽 괴강을 건너는 큰 다리 이름이 수전교라서 수전교 종점이라 부른다. 수전교 건너 남쪽 강변길은 사은리 갈은구곡으로 이어진다. 산막이종점은 강변식당 앞 삼거리에서 남쪽 1km 거리인 한국전력(괴강댐 발전소) 출입구(왼쪽)를 지나 오른쪽(서쪽) 100m 거리 버스정류장을 말한다.    

괴산→덕평리 1일 13회(06:20~19:10) 운행.

사오랑주차장 주차료 일반승용차 1일 2,000원, 대형차량 5,000원.

괴산 콜택시 043-834-8585, 괴산 개인택시 043-832-2705.

차돌바위나루~산막이나루 유람선 승선요금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식사 및 숙박(지역번호 043)

사은리 산막이 옛길 주차장 일원 옛길쉼터(010-3487-5556), 산막이 만남의 광장(010-9214-7946), 짚은묵 맛집(834-0832), 산막이 원조 두부마을(834-3223), 해바라기식당(010-2526-6383).

사은리 산막이마을(괴산호 남쪽 산막이나루터) 일원 산막이나루 남쪽 식당가에 자리한 청국장과 토종닭 전문 느티나무집(010-5541-5951), 막걸리와 커피 전문 한옥집 뚜벅이(833-0388), 빈대떡과 막걸리 전문 산막이주막(010-5706-4587), 감자전과 버섯찌개 전문식당에 펜션을 겸한 산막이산장(832-5553), 더덕동동주와 손두부전문 산막이옛집(010-7630-7035), 올갱이국수와 칼국수 전문 광전식당(833-3715), 산막이민박(010-5243-0133), 가마솥 손두부 전문 식당에 펜션을 겸한 하얀집(832-5617), 두루치기와 빈대떡 전문 고을(010-5487-5572), 커피와 팥빙수 전문 카페 풍경(010-6326-3424) 등 이용.

사은리 갈론마을(옥녀봉 북쪽) 일원 갈론주막펜션(010-9313-5614), 갈론휴게소(010-4199-2177), 행운민박(010-5339-1579), 갈론 길펜션(010-9711-7324), 갈론애(愛)산다 민박(010-5483-1613), 광장민박(010-3000-5619), 저짝 건너 펜션(010-8630-1684) 구곡민박(832-5618) 등 이용.

괴산시외버스터미널 일원 터미널 옆에서 원조올갱이해장국 만으로 53년 동안 영업해 온 괴산주차장 식당(대표·김창수 832-2673), 보신옥(833-1271), 착한분식(832-5973), 옛날찐빵집(010-3310-2032), 터미널 길 건너편 서울식당(832-2135) 등 이용.

옥녀봉고개 북쪽 갈은구곡 중 7곡인 고송유수재.
옥녀봉고개 북쪽 갈은구곡 중 7곡인 고송유수재.

갈은구곡

옛날 선비들이 자연에서 풍류 즐기며 명구名句들을 남긴 명소

갈론마을 끝머리 갈론지킴터에서 10분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 절벽 위로 선반위에 놓인 메주를 보는 듯한 사각형 바위에 새겨진 ‘갈은동문葛隱洞門’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이후 곧이어 길 오른쪽 수풀 뒤로 비박장소 같은 바위굴이 나온다.

제 1곡 장암석실場巖石室이다. 석실 안쪽 벽에 새겨진 사행시 중 첫째 줄에 동의온여하의량冬宜溫與夏宜凉(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네)이라는 시가 새겨져 있다.

제 2곡 갈천정葛天亭은 지나온 갈은동문 바위 북쪽 개울 건너편에 있다. 갈천정은 옛날 중국상고시대 때 왕이었던 갈천씨葛天氏를 기리는 장소이다. 장암석실에서 5분 거리 합수점에서 다래골 방면 계류를 건너가면 제 3곡 강선대降僊臺 앞이다. 글 내용 그대로 신선이 내려와 춤을 추는 곳이라는 곳이다. 강선대에서 다시 되돌아 나온 삼거리에서 남쪽 옥녀봉 방면 계류를 거슬러 오른다. 옥玉 같이 맑고 투명한 계류를 거슬러 20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 계류 건너 칼로 자른 치즈처럼 반반한 바위벽에 쓰인 제 4곡 옥류벽玉溜壁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구슬 같은 물방울이 맺히는 절벽이라는 뜻이다.

이후 계류를 거슬러 4~5분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 계류 건너 바위벽에 새겨진 제 5곡 금병錦屛이 반긴다. 바위벽이 비단으로 만든 병풍 같다는 뜻이다. 금병을 뒤로하고 왼쪽으로 꺾이는 계류를 거슬러 2~3분이면 제 6곡 구암龜巖이 나온다. 글씨 오른쪽에 거북이 형상을 한 버스 크기 바위가 보인다. 구암에서 상류로 2~3분 오르면 바위가 U자형으로  길게 패어진 사이로 계류가 춤을 추는 비경지대인 제 7곡 고송유수재古松流水齋로 올라선다. 고송유수재는 ‘멋들어진 노송 아래 흐르는 물가에 자리한 집’이라는 뜻이다.

고송유수재를 뒤로하고 불과 20m 거리 왼쪽 계류 건너편이 제 8곡 칠학동천七鶴洞天이다. 칠학동천 상단부에서 오른쪽 계류를 건너자마자 둥글넓적한 바위로 올라서면 여기가 마지막 명소인 제 9곡  선국암仙局巖이다. 신선이 바둑을 두었다는 곳이다.

국립수목원은 5월에 가장 빛나는 숲이다. 방문자센터를 지나 맨 처음 만나는 어린이정원._ 사진 제공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은 5월에 가장 빛나는 숲이다. 방문자센터를 지나 맨 처음 만나는 어린이정원.<사진제공·국립수목원>


5월에 가장 빛나는 숲이 있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국립수목원이다. 500년 넘게 지켜온 초록 숲이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고, 이름도 정겨운 들꽃이 눈을 떼지 못할 만큼 고혹적이다. 피톤치드 가득한 전나무 숲을 걷고, 식물과 꽃 6000여 종이 피어나는 전문 식물원까지 돌아보면 묵직하던 몸과 마음이 5월의 꽃바람처럼 나긋나긋해진다.

물속 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는 수생식물원 _사진 제공 포천시청 관광테마조성과 

물속 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는 수생식물원 <사진제공·포천시청 관광테마조성과>


1987년 봄에 개원한 국립수목원의 옛 이름은 광릉수목원이다. 1468년 세조의 능림(陵林)으로 지정된 후 550년 동안 생태적으로 잘 보존된 광릉숲은 전 세계 온대 북부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온대 활엽수 극상림을 이룬다. 광릉숲 전체 면적 2420ha에서 1119.5ha가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국립수목원이다. 특히 광릉숲은 희귀 생물이 많이 살며, 크낙새와 하늘다람쥐, 장수하늘소 등 천연기념물 20여 종이 서식하는 보물 같은 곳이다.

화목원에 흐드러지게 핀 조팝나무 꽃 _사진 제공 국립수목원 

화목원에 흐드러지게 핀 조팝나무 꽃<사진제공·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은 일반인에게 힐링의 장소지만, 다양한 국가적 기능을 갖춘 연구 기관이기도 하다. 국립수목원이 있는 광릉숲은 다양한 식물(944분류군)이 살아,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 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장수하늘소를 비롯한 산림 곤충(3977분류군), 까막딱따구리와 오색딱따구리 등 조류 180종이 산다. 그 외에 버섯(696종), 포유류(21종), 양서·파충류(22종), 어류(22종) 등 6100여 분류군의 다양한 생물이 있다. 2010년에는 생물 다양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국립수목원의 핫 플레이스, 전나무 숲 _사진 제공 포천시청 관광테마조성과 

국립수목원의 핫 플레이스, 전나무 숲 <사진제공·포천시청 관광테마조성과>


국립수목원의 핫 플레이스는 남쪽 끝에 있는 전나무 숲이다. 1927년 월정사에서 전나무 씨앗을 가져다 키운 묘목이 까마득한 높이로 자랐다. 숲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피톤치드의 달고 시원한 공기는 보너스다.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계절은 여름. 오전 10시부터 정오 사이에 전나무 숲을 걸으면 최고의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숲생태관찰로를 걷는 가족  _사진 촬영 민혜경 

숲생태관찰로를 걷는 가족


수목원 정문에서 어린이정원을 거쳐 왼쪽으로 난 오솔길을 지나면 숲생태관찰로와 아름다운 육림호로 이어진다. 관람객이 즐겨 찾는 숲생태관찰로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만한 데크가 구불구불하다. 운이 좋으면 그림 같은 들꽃 군락과 마주칠 수 있다. 바람과 나뭇잎이 전하는 감미로운 공기에 취해 느릿느릿 걷다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숲길이다.

육림호에 비친 신록이 아름답다. 

육림호에 비친 신록이 아름답다.


육림호 곁에는 산책하다 잠시 쉬기 좋은 숲 속 카페가 있다. 1989년에 지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통나무집이 숲 속의 쉼터에 잘 어울린다. 향이 좋은 원두커피와 직접 담근 자몽차, 레몬차가 맛있다. 고즈넉한 호수를 바라보며 데크에 앉아 차를 마시는 시간이 여유롭다. 비 오는 날에 운치 있게 커피를 마시러 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난대식물온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난대식물온실


수목원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덩굴식물원, 수생식물원을 지나 피라미드 모양으로 된 난대식물온실을 만난다. 유리온실에는 남해안이나 남쪽 섬에 자생하는 식물이 있어 사철 푸르다. 상록활엽수인 팔손이와 돈나무, 유자나무, 외국 수종인 커피나무와 병솔꽃나무가 있다. 그 외에 벌레잡이식물 네펜테스, 자란, 새우란 등 320종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우리나라 산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산림박물관 

우리나라 산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산림박물관


수목원 내 산림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숲과 식물, 들꽃에 대한 자료를 영상과 전시물로 만나는 곳이다. 우리나라 산림과 임업의 역사, 현황, 미래를 설명하는 각종 임업 사료와 유물, 목제품 등 1만 1300점이 전시된다. 영상 시스템을 통해 계절에 따라 변하는 숲을 감상하고, 국내외 목재 표본도 관찰할 수 있어 자연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하다.

숲생태관찰로에서 만난 피나물 군락. 노란 꽃이 앙증맞다. _사진 제공 국립수목원 

숲생태관찰로에서 만난 피나물 군락. 노란 꽃이 앙증맞다. <사진제공·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양한 희귀 식물을 보유한 희귀·특산식물보존원, 꽃이 예쁜 나무를 모아놓은 화목원, 수생식물원, 관목원, 습지식물원, 난대식물온실 등 22개 전문 전시원을 갖췄다. 희귀·특산식물보존원은 우리나라에 자라는 희귀 식물과 특산 식물 400여 종을 모아놓은 곳이다. 한라산, 울릉도, 백두산, 석회암 지대 등 식물에 맞는 서식 환경을 재현하여 한라투구꽃, 설앵초, 동강할미꽃 등이 자란다.

5월에 아름다운 관상수원 철쭉 길 _사진 제공 국립수목원 

5월에 아름다운 관상수원 철쭉 길 <사진제공·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은 가족과 함께 가기 좋은 숲이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순부터 세월을 견뎌온 믿음직한 고목까지 사이좋게 모여 사는 가족을 닮았다. 매주 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5일간 개방하고, 숲을 보호하기 위해 예약제로 운영한다.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예약할 수 있다. 평일 하루 5000명, 토요일은 3000명이 입장 가능하다. 처음 방문할 때 예약이 번거로울 수 있지만, 여유롭게 숲을 산책하고 나면 예약의 미덕에 공감한다. 국립수목원을 더 많이 알고 싶다면 숲해설센터를 이용하자. 여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출발하며,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한가원에서 한과 만들기 체험을 하는 가족 

한가원에서 한과 만들기 체험을 하는 가족


한가원은 한과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한과문화박물관이다. 우리 전통 과자인 유과, 약과, 다식 등을 살펴보고 체험과 견학을 할 수 있다. 온 가족이 좋아하는 한과 만들기 체험은 자연 발효한 유과떡을 튀기고 조청을 묻혀 모양을 내며 전통 먹거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시간이다. 체험 중에 만든 한과는 가져갈 수 있는데, 식은 다음에 먹으면 바삭해서 더 별미다.

포천아트밸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주호 _사진 제공 포천시청 관광테마조성과 

포천아트밸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주호<사진제공·포천시청 관광테마조성과>


포천아트밸리는 버려진 채석장이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가장 아름다운 곳은 천주호다. 화강암 채석으로 생긴 웅덩이에 지하수와 빗물이 유입되어 만들어진 호수인데, 바닥에 가라앉은 화강토가 반사되어 신비로운 에메랄드빛을 띤다. 그 외에 전시장과 공연장, 조각공원, 천문과학관 등 다양한 문화 공간이 있다.

아프리카의 문화와 예술을 체험하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 _사진 제공 포천시청 문화관광과 

아프리카의 문화와 예술을 체험하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사진제공·포천시청 문화관광과>


국립수목원 인근에 자리한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은 아프리카의 문화와 예술을 체험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케냐, 탄자니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30여 개국, 150여 부족에게서 수집한 유물과 민예품, 예술 작품 등 3000여 점을 전시한다. 대형 전시실 3개, 야외 전시장, 공연장, 체험 학습장, 산책로 등을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연못 주변에 캠핑카와 캐러밴이 있고, 인디언 텐트 30여 동이 설치되어 야외 숙박 체험도 가능하다.

이동갈비를 트렌디하게 즐기는 ‘갈비1987’의 11cm 이동갈비 한 상 

이동갈비를 트렌디하게 즐기는 ‘갈비1987’의 11cm 이동갈비 한 상


전문이동갈비는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다. 일반 갈비보다 폭이 좁은 3cm 갈비를 가격 대비 푸짐하게 먹는 게 원조 이동갈비다. 트렌드가 바뀌면서 갈비 사이즈도 변했다. 이동갈비촌 초입에 있는 ‘갈비1987’은 세련된 외관만큼 맛과 서비스가 독보적이다. 뼈를 붙이지 않은 갈빗살 그대로 11cm 폭에 스테이크처럼 두툼한 갈비를 참숯에 직접 구워준다. 파스타샐러드와 모닝빵 덕분에 갈비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당일 여행 코스>
국립수목원→아프리카예술박물관→포천아트밸리→한가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광릉→국립수목원→아프리카예술박물관
둘째 날 / 포천아트밸리→한가원→산정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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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관련 웹사이트 주소
문의전화
  • 포천시청 문화관광과 031)538-2067
  • 포천관광안내소 031)538-2472
  • 국립수목원 031)540-2000
  • 한가원 031)533-8121
  • 포천아트밸리 031)538-3485
  • 아프리카예술박물관 031)543-3600
대중교통 정보
  • [버스]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5번 출구 동부광장 정류장에서 21번 버스(20분 간격), 약 50분 소요.
    * 문의 : 명진여객 가능동영업소 031)872-1883
자가운전 정보
  •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 IC→퇴계원·구리 방면→국도47호선 임송 IC→의정부·별내 방면→광릉·봉선사 방면→국립수목원
숙소
주변 음식점
  • 갈비1987 : 양념갈비, 포천시 이동면 화동로, 031)532-3077
  • 원조이동김미자할머니갈비 : 생갈비, 포천시 이동면 화동로, 031)532-4459
  • 욕쟁이할머니집 : 시래기정식, 포천시 소흘읍 죽엽산로, 031)542-3667
  • 광릉불고기 : 돼지숯불고기, 남양주시 진접읍 광릉내로82번길, 031)527-6631
  • 사랑방 : 돌솥밥정식, 남양주시 진접읍 광릉수목원로, 031)527-7241
주변 볼거리
  • 허브아일랜드, 평강식물원, 산사원, 산정호수, 백운계곡, 서운동산

한탄강 현무암 주상절리·孤石 등 명소 따라 10여 km 걸어… 
철원군, 전 구간 트레일 조성 계획

한반도 지형은 왜 동고서저(東高西低)형일까? 주상절리는 왜 생기고, 어떤 암석층의 작용으로 형성됐을까? 용암대지는 왜 생겼으며, 현무암협곡은 또 언제 만들어졌을까? 용암은 몇 번이나 흘러내렸을까? 하천이나 강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폭포를 형성시킨 암석층은 또 무엇일까?

전국을 다니면서 지형에 대해서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서울에 있는 북한산 인수봉만 하더라도 왜 우뚝 솟았으며, 어떤 작용으로 형성됐는지 항상 쳐다보면서도 그냥 넘기곤 한다. 앞으로는 이런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결될 것 같다. 그것도 트레킹하면서 한반도 지형을 샅샅이 살펴볼 기회가 생겼다. 체험과 학습, 관광, 산책까지 겸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일명 ‘지질트레킹’.

지질공원은 국립공원과는 달리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다. 유네스코에서 정의한 지질공원의 개념은 ‘특별한 과학적 중요성, 희귀성 또는 아름다움을 지닌 지질현장으로서 지질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고고학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는 지역으로 보전, 교육 및 관광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함을 의미한다’고 하고 있다.

한탄강 양쪽으로 현무암 암석이 뚜렷한 특징을 보이는 가운데 화강암 바위인 고석이 우뚝 솟아 있다.

지질공원은 보호와 활용을 조화시키는 제도

국내서도 2012년 1월 자연공원법을 개정하면서 국가지질공원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르면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서 이를 보전하고 교육·관광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해 환경부장관이 인증한 공원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간단히 말하면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다른 제도와는 달리 보호와 활용을 조화시키는 제도다. 특히 천연기념물, 습지보호구역 등 기존의 보호대상은 행위제한이 있어서 지역주민이 거부감을 가졌지만 지질공원은 핵심관심대상을 지질사이트(geosite)로 지정하고 별도 용도지구를 설정하지 않으므로 지역주민의 재산권 행사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 

지질공원은 지형의 특성상 매우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강원평화지역만 하더라도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5개 군에 걸쳐 무려 2,067.07km2에 이른다. 해당 5개 군청 행정구역의 42.9%를 차지한다. 관광명소도 21곳이나 된다. 강원도는 이를 용암의 땅, 유수의 땅, 파랑의 땅 3개 지구로 나눴다. 용암의 땅은 철원 용암대지를 비롯해 고석, 대교천 현무암협곡, 직탕폭포, 삼부연폭포 등이고, 유수의 땅은 주로 화천 양구지역으로 곡운구곡, 비래암, 백림암복합체, 양구백토, 해안분지, 대암산용늪, 용화산, 양의대하천습지, 두타연, 소양강하안단구, 내린천포트홀, 진부령 등이다. 파랑의 땅은 해안을 끼고 있는 고성이 해당되며, 화진포, 송지호 해안, 능포대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서 철원 ‘용암의 땅’을 국립공원관리공단 국가지질사무국 박선규 국장과 조영아 주임, 그리고 강원도 환경과 공원관리팀 최돈원 이학박사(지질학 전공), 철원군 문화관광해설사 겸 지질해설사 김미숙씨의 안내로 탐방했다. 이들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뜻을 전한다.

한여울길 1코스에 있는 현무암 단층. 지질전문가들은 제일 밑층은 판상절리, 중간층은 주상절리, 상단은 암괴로 이뤄져 현무암이 세 번에 걸쳐 흘렀다고 말한다.
철원이 있는 임진강대는 현재 한반도의 모습을 추적할 수 있는 지질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임진강 지질대는 동-서 방향의 주향을 갖는 습곡-단층대로서 한반도의 중앙부를 가로지르며 발달한다. 이는 임진강습곡대가 북중국과 남중국지괴 간 충돌대일 경우, 한반도는 지체구조상 분리되어 있다가 서로 충돌되어 현재의 한반도를 이루게 된 것이라고 지질전문가들은 말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철원지역은 제4기 현무암이 서울-원산을 잇는 열곡을 메우면서 용암대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남한의 내륙지역에서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용암대지이기도 하다. 한탄강현무암 또는 추가령현무암으로 명명된 이 현무암은 서울-원산 구조대 상에 있는 추가령구조곡의 연약대를 따라 일어난 열하분출의 형식으로 분출했다고 한다. 열하분출은 좌우로 암벽이 갈라진 대칭구조를 띤다. 부분적으로 중심분출이 일어나 오리산(442m)과 검불랑 지역으로부터 동북쪽 4km에 위치한 봉우리(680m)에서 소규모 화산을 만들었다. 한탄강 유역에서는 오리산과 추가령 부근의 680m고지로부터 6회 이상의 용암분출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철원의 용암대지와 한탄강 현무암협곡은 사면의 상·하 간의 지질·지형적인 차이를 보이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용암대지 상부에는 화강암으로 구성된 고립 구릉성 지형인 스텝토가 나타나며, 협곡 내에서는 화강암류를 부정합으로 피복한 현무암류의 모습이 관찰된다.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철원으로 향한다.

첫 탐방장소는 삼부연폭포. 김미숙 지질해설사가 설명한다. 

“삼부연폭포는 신생대 4기에 형성됐으며, 주변 암석은 분홍빛을 띠고 있어 명성산화강암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명성산화강암의 특징이기도 하죠. 폭포의 이름은 물줄기가 세 번 꺾어지고 폭포의 하부가 가마솥처럼 움푹 패여 가마솥 ‘釜’자를 써서 삼부연폭포라고 붙여졌습니다. 폭포는 대개 용과 관련이 있습니다. 삼부연폭포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에서 도를 닦던 4마리의 이무기 중 3마리가 폭포의 기암을 뚫고 용으로 승천했다고 합니다. 그때 생긴 세 곳의 구멍에 물이 고여 삼부연이 됐습니다. 겸재 정선은 금강산 가는 길에 용화동에 은거하는 스승 김창흡을 만나러 와 삼부연폭포를 여러 번 보고 감격했습니다. 겸재가 그런 ‘삼부연도’를 수차례 그렸습니다. 삼부연도는 지금 모습 그대로입니다.”

옆에 있던 최돈원 박사가 보충설명을 한다.

누드사진을 찍었다는 화강암 마당바위 위에서 최돈원 박사가 화강암과 현무암의 차이, 현무암의 구멍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장석과 석영을 주로 포함하는 완정질의 화강암은 칼슘과 철성분이 많아 붉은색을 띱니다. 명성산화강암의 특징이죠. 화강암이 지표에 드러난 이후 흐르는 물에 의해 침식되어 폭포가 만들어졌습니다. 폭포를 구성하는 복운모 화강암은 명성산의 동쪽에서부터 백운산에 이르기까지 사각형의 모양으로 넓게 분포하여, 암석의 절대연령은 1억7,000만 년 정도 됩니다.” 

완전 새로운 개념의 트레킹이라는 느낌이 확 든다. 기존의 국립공원에서 보던 자연경관과는 다른 설명으로 지질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우리 땅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높인다는 느낌이다.

철원군에서 한여울길 6개 코스 만들어 

철원군청 기획감사실 정책개발담당 유광종 계장과 문예진 주무관도 나와 설명을 돕는다. “작년 4월 강원평화지역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고 나서 지질공원 해설사를 양성하고, 철원의 각 명소마다 철원 지질의 특징인 현무암으로 이정표를 설치하고 있다”고 지질공원트레킹 활성화 방침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철원에는 한탄강을 사이에 두고 서쪽으로는 한여울길, 동쪽으로는 한탄강생태순환탐방로, 백마고지역에서 내리면 소이산까지 소이산생태숲녹색길 등 다양한 걷는 길과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다.

철원군에서는 이를 한여울길 1코스(11.2km), 2코스(한탄강생태탐방로 5.1km), 3코스(금강산 가는 길 14km), 4코스(천년 역사의 숨결 녹색길 3.5km), 5코스(소이산 생태숲길 4.8km), 6코스(대교천 생태숲길 4km)로 통일해서 조성했거나, 할 계획이다. 철원의 새로운 탄생이다. 기존 안보관광에서 안보관광과 더불어 생태지질관광으로 대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박선규 국장이 한탄강 화강암 포트홀을 가리키고 있다.

삼부연폭포에서 이미 조성을 끝낸 한탄강 한여울길로 간다. 직탕폭포가 분기점이 된다. 그곳에서 내려 걷는다. 철원의 명소이자 지질공원의 핵심지역이다. 직탕폭포는 한탄강 본류에 있는 폭포로, 두부침식(頭部浸蝕)에 의해 형성된 암벽으로 이뤄져 있다. 용암층 위로 오랫동안 물이 흐르면서 풍화와 침식작용을 받아 폭포가 만들어졌다.

최 박사는 “1974년의 사진을 보면 거의 일자형이었는데, 지금은 침식된 흔적이 뚜렷하게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성암이 땅 속 깊은 곳에서 천천히 식어 결정체가 크게 된 것이 화강암이고, 반면 현무암은 지표로 용암이 분출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인다.

직탕폭포를 비롯한 한탄강 일대의 주요 지질은 신생대 제4기의 알칼리 현무암이며, 강변에서 수직 절벽 형태로 노출된 것이 일반적이다. 여러 용암단위로 만들어진 용암층 위로 오랫동안 물이 흐르면서 풍화와 침식작용을 받는 과정에서 용암층의 부분이 주상절리를 따라 떨어져 나감으로써 계단 모양의 폭포가 형성됐다.

(위)한국의 나이아가라로 불리는 한탄강 직탕폭포는 강 상단, 측면 전면 등에서 주상절리의 모습을 뚜렷이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 삼부연폭포 앞에서 최돈원 박사가 분홍빛을 띠는 명성산화강암을 쳐다보고 있다.

안내문에도 ‘하천의 침식작용에 의해 하천의 위치가 조금씩 강 상류 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두부침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두부침식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폭포 중 하나가 직탕폭포인데, 세계적인 사례로는 나이아가라폭포가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직탕폭포는 한국의 나이아가라폭포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고 적혀 있다. 넓은 폭포면의 상부와 전면·측면 모두 주상절리로 이뤄져 있다. 철원 8경 중의 하나다. 도착하자마자 기이한 지질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러고 보니 한탄강은 평지에서 바로 땅이 갈라져서 이뤄진 강이다. 마치 모세가 홍해를 가르듯 땅이 갈라져 강을 이룬 형국이다. 용암대지 상에 하천이 하방침식을 가하여 협곡이 형성된 것이다. 저 멀리 평지서는 강이 있는 줄 모를 정도다. 강물은 북에서 발원했지만 평지 곳곳에서 지류가 형성돼 한탄강으로 합수한다. 강물은 마를 날이 없다. 강의 양쪽 벽은 마치 원래 붙어 있던 바위가 갈라진 듯 주상절리 현무암으로 이뤄져 요철(凹凸)을 연상케 한다. 정말 신기하기 짝이 없다.

최 박사와 김 해설사는 “한탄강은 큰 침식력으로 용암대지를 수직으로 깎아내렸기 때문에 깊이 40m에 이르는 협곡을 형성하는 곳도 있다”고 말한다. 소(沼)가 형성된 곳은 얕은 곳도 있지만 깊이를 가늠하기 힘든 곳도 많다는 것이다.

한탄강 번지점프 하는 태봉대교가 바로 앞에 보인다. 한여름 한탄강에는 더위를 피하는 사람과 번지점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아직은 그 계절이 오지 않았는지 준비하는 사람들만 분주하다.

김 해설사가 한여울길을 가면서 손짓하며 “여름에도 시원한 풍혈지역”이라고 소개한다. 현무암 주상절리 지역이라 한탄강 주변엔 풍혈이 곳곳에 널려 있다고 한다. 풍혈 주변은 시원하다. 길옆에는 벌개미취, 돌단풍, 기린초 등 야생화로 가득하다.

최 박사는 “한탄강 상류는 강의 양쪽 벽면이 현무암으로 이뤄져 있지만 중류에 가면 한쪽은 현무암 다른 쪽은 화강암, 하류는 화강암만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강 옆에 있는 모래는 전부 북한에서 내려온 것들”이라고 말한다. 모래는 화강암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현무암에서는 규사가 없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송대소전망대를 지나자 현무암과 화강암이 강 양쪽으로 선명히 갈라진다. 한쪽은 시커먼 색깔을 띠고 다른 쪽은 밝은 빛깔이다. 이것도 걸으면서 보는 재미다. 지질의 형성과정이 신기할 뿐이다.

이어 한반도 지형 전망대가 나온다. 강이 흐르는 모양이 마치 한반도같이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잠시 내려다보다 다시 이동한다.

한탄강가에 화강암과 현무암이 뒤섞여 있다.

철원지역에서 지질·지형적으로 중요한 고석(孤石)으로 향한다. 고석 입구엔 ‘1억 년 전으로의 여행, 고석정’이란 현무암 비석이 방문객을 맞는다. 그 옆에는 조선시대 의적 임꺽정 동상이 우람하게 세워져 있다. 마치 ‘임꺽정의 고장’이라고 알리려는 듯.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신라 진평왕과 고려 충숙왕이 이곳에 머물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고려 승려 무외의 글과 김양경의 시 등도 전한다. 임꺽정도 이곳에 석성을 쌓아 은거했다고 전한다. 그만큼 유서 깊은 곳이다.

한탄강 현무암 지역에 풍혈 많아 시원

고석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온통 현무암 지대에 화강암이 홀로 우뚝 솟아 있는 모양새를 가리켜 이름 붙여졌다. 이는 용암 분출 이전의 기반암이었던 화강암을 현무암이 매곡(昧谷)한 후 한탄강이 새로운 물길을 침식하는 과정에서 두 암석의 접촉부를 침식했기 때문에 생겼다. 따라서 고석 일대는 현무암 용암대지 형성 이전의 지형인 화강암과 함께 현무암질 용암이 기반암 위로 흘러 용암대지를 형성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유람선을 타고 고석 주변의 현무암협곡을 한 번 둘러본다. 유람선 선장이 우스갯소리로 분위기를 전환한다.

“피라미들이 왜 물 위로 저렇게 자주 많이 뛰어오르는 줄 아세요?”

“글쎄요…….”

“물고기들도 먹고 살기 위해서 그렇습니다. 날씨가 풀리면서 날파리들이 수면 위에 붙어 날아다닙니다. 그러면 물고기들이 날파리를 잡아먹기 위해 물 밖으로 수시로 뛰어오르는 겁니다.”

모두들 한바탕 웃음으로 넘긴다. 정말 물고기들도 먹고 살기 위해서 뛰어오르는 모양새다.

다음날 한여울길 맞은편 한탄강생태탐방로, 즉 한여울길 2코스로 다시 한탄강으로 향한다. 천연기념물 제436호 대교천 현무암 협곡에 먼저 들른다. 양쪽 절벽과 강바닥이 모두 현무암으로 이뤄진 계곡으로, 철원 용암대지 내 발달한 여러 형태의 계곡 중에서 지질적 특징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숲이 무성해 제대로 볼 수 없다.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보지만 마땅찮다. 위에서 살펴볼 수 있는 보호장치도 없어 위험하다. 천연기념물이라고 지정해 놓고 볼 수 없게 만든 게 아쉽다.

한탄강 현무암 주상절리 위에서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다
한여울길 2코스로 바로 이동한다. 걷는 길은 잘 조성돼 있다. 그 사이로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탄강의 현무암 주상절리는 어느 위치에서든 볼 수 있다. 커다란 바위가 나온다. 맞은편은 전날 봤던 한반도 지형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마당바위로 왔다. 김 해설사는 바위 위에 100여 명은 거뜬히 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그렇다. 원래 이 바위는 너른바위, 너래바위로 불리다 철원 출신 누드사진작가 정운봉씨가 이 바위에서 누드사진을 찍은 뒤, 마당바위라고 소개하자 마당바위로 굳었다. 마당바위는 화강암이고, 맞은편은 현무암 주상절리로 이뤄져 있다.

마당바위 주변 화강암은 다수의 포트홀이 형성된 것도 특징이다. 지질학적으로는 기반암이 우세한 강바닥의 특징상 형태가 뚜렷해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 박사는 맞은편 현무암 주상절리를 가리키며 용암의 흐름에 대해 설명한다.

“한반도 지형 모양의 서쪽 현무암 주상절리는 현무암이 7번 흘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무암층을 면밀해 분석해 보면 3개의 층으로 구분됩니다. 제일 밑에는 약 50만 년 전의 판상절리, 중간층은 약 10만 년 전의 주상절리, 제일 위층은 약 4만 년 전의 암괴가 뚜렷합니다. 따라서 용암이 3차례 흘러 쌓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날 걸은 한여울길 1코스는 현무암 지역의 풍혈이 곳곳에 있었지만 한여울길 2코스는 화강암 지역의 특징 중 하나인 마사토가 뚜렷이 나타납니다. 마사토는 모래와 함께 화강암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토양입니다. 그리고 현무암 중에서도 구멍이 있는 암석은 제일 윗부분이거나 제일 아랫부분입니다. 구멍 없이 단단한 부분은 중간층에 있었던 암석들입니다. 중간에서는 화산이 분출할 때 가스가 서서히 빠져나가며 굳었고, 상층부에서는 급하게 빠져나가느라 여기저기 구멍이 생긴 겁니다.”

(위)한탄강 고석정 위에 있는 선녀바위. 선녀가 놀다가 올라갔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 현무암 지대인 한여울길을 걷고 있다. 주변에는 풍혈지대가 많아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
안보관광과 함께 한반도 지질트레킹의 핵심지역

철원은 한편으로는 용암대지로 인해 쌓인 구릉들이 많아 6·25전쟁 당시 매우 격렬한 전투를 벌였던 장소이기도 하다. 이 구릉들은 지질·지형학적으로 스텝토(Steptoe)라고 부른다. 흘러내리는 용암에 고립된 산이나 언덕들이다. 철원의 스텝토는 아이스크림 고지, 680고지, 오리산 등 철원평야 주변에 산재해 있다. 궁예가 세운 태봉국도 용암대지 내에 있었고, 그 도성의 흔적이 DMZ 내에 남아 있다.

시기에 따라 달리 나타난 암석, 그 암석으로 시기를 역추적하며 한반도 지질·지형의 역사를 상상하는 재미는 걷는 내내 쏠쏠했다. 좁게는 한탄강과 철원의 역사를 봤지만, 크게는 한반도의 역사와 지구의 역사까지 살펴보는 유익한 기회였다. 그리고 땅굴로만 알려져 있던 철원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안보관광과 더불어 한반도 지질트레킹의 핵심지역으로 자리매김 하기에 손색이 없어 보였다.

세계지질공원 현황과 기준은 어떻게 되나?

2015년 현재 32개국 111개 인증… 지역경제에 큰 도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으면 뭐가 좋을까? 왜 인증 받으려 할까?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까?

유네스코에는 3대 보호제도가 있다. 세계자연·문화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이 이에 해당한다. 이 중 세계지질공원은 지질·역사·문화·생태 등 다양한 유산을 지질공원으로 활용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가리킨다. 세계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이 보전이나 보호 위주라 하면, 지질공원은 이를 활용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엔 제주도가 유일하게 2010년에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다. 4년마다 재평가하는데, 2014년 9월 재인증을 획득했다. 2002년 세계유산, 2007년 생물권보전지역에 이어 받은 쾌거였다. 캐나다 스톤해머 지역과 함께 유네스코 3관왕을 달성했다. 이로 인해 관광객이 급증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스텝토인 소이산 정상에서 용암이 흘러내린 철원평야를 바라보고 있다.
2015년 현재 세계지질공원은 32개국 111개 지질공원을 운영 중이다. 중국이 31개로 최다국이며, 일본은 7개를 보유하고 있다. 중·일이 보유한 비율은 전체 40%가량이나 된다.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두 나라가 세계지질공원망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도 조속히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많이 받아 발언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관광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으려면 어떤 조건을 충족시켜야 할까? 우선 세계적으로 중요한 지질유산이나 과학적 중요장소, 희소성, 경관미 등을 두루 갖춰야 한다. 또한 경관이나 지질요소와 관련된 비지질학적 주제, 즉 생태나 고고·역사·문화 등도 포함돼야 한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환경과 문화를 유지하면서 사회, 경제적 개발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 대중의 환경의식과 지구과학 지식을 고양하는 데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교육시설이나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체험과 관광을 겸하도록 해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한 전 단계로 자연공원법에 따라 국가지질공원을 운영 중이다. 국가지질공원의 인증기준은 세계지질공원과 기준이 유사하다. 인증 절차는 해당 시도지사가 신청하면 환경부에서 접수한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지질공원 사무국에서 전문위원들의 현장실사를 마친 뒤 심의·의결을 하고 환경부에서 인증서를 발급한다.

국가지질공원은 2015년 현재 전국 6개소다. 한라산·만장굴·성산일출봉·수월봉 등이 포함된 제주도, 성인봉·나리분지·코끼리바위 등이 있는 울릉도·독도, 태종대·다대포 몰운대·을숙도 등을 망라한 부산, 고석정· 두타연·대교천현무암협곡·해안분지 등이 있는 강원평화지역, 주왕산 기암·청송꽃돌· 백석탄·달기폭포·얼음골 등이 있는 청송, 서석대와 입석대 주상절리·화순 공룡발자국·운주사 고인돌 등이 있는 무등산권 등이 자연공원법에 따라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이 중 제주도는 우리나라 제1호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다. 강원평화지역의 경우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용할 방침이다. 지오투어리즘, 지오에듀케이션, 지오컨저베이션, 지오마케팅 등과 연계해서 다양한 민간 기관들과의 협력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박선규 국장.
박선규 국장.
박선규 국장, “국가지질공원은 최소한 20개로 확대할 터”

“세계지질공원 2020년까지 5개 인증 목표입니다”

세계지질공원과 국가지질공원 관련 업무는 환경부 산하 국가지질사무국에서 맡고 있다. 박선규 국장은 초대 이규성 국장에 이어 2대째다. 환경부 산하기관이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 소속이다.

“현재 5곳인 국가지질공원을 2020년까지 최소한 20곳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세계지질공원은 매년 1개 공원 이상 인증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지질공원은 보존과 이용을 적절히 안배할 수 있기 때문에 탐방객들에게 환경보존과 환경의식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장소가 됩니다. 나아가 지역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단과 지자체가 협력하면 목표대로 많은 지질공원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환경부는 2020년까지 5개의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증 탈락 등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1개에서 빠듯한 목표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한 해에 한 국가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을 수 있는 공원이 2개로 제한돼 있다. 더욱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올해만 하더라도 9월엔 경기도 임진강·한탄강 협곡, 12월엔 경북 성류굴·금강소나무숲·오십천·호미곶 등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2016년 상반기엔 강원 고씨동굴과 고생대 화석지, 하반기엔 전북 채석강과 마이산 특이 퇴적구조 등도 신청 대상으로 물망에 올라 있다. 그 외에도 전남 공룡 화석지, 인천 두무진 해식애· 사곶 해변·물범 서식지·강화 갯벌, 강원 울산바위·토왕성폭포, 충북 고수동굴·도담삼봉, 충남 신두리 사구·보령 곤충 화석지 등이 후보지다. 거론된 지역은 이미 타당성 조사를 마친 상태다. 앞으로 추진될 타당성조사 대상까지 포함하면 20개는 넘을 전망이다.

“이전보다 출장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현장이 중요하니,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갑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지자체 공무원들과는 협력이 원칙이다. 본인도 실무형 국장으로 정의를 내린 상태다. 실무를 훤히 꿰고 모든 일을 추진할 생각이다.

철원 탐방가이드  강원도 철원군

철원군에서는 다양한 체험관광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서울역~백마고지역까지 운행하는 ‘평화열차DMZ열차’가 있다.

오전 9시27분 서울역에서 출발해 철원관광을 즐긴 후 오후 4시6분 백마고지역을 출발, 6시35분 서울역으로 돌아온다. 편도기준 요금 1만2,400원. 문의 02-913-1788.

안보관광은 매일 고석정에서 출발한다. 고석정에서 출발 10분 전까지 신청하면 된다. 견학코스는 고석정→제2땅굴→ 철원평화전망대→ 철원 두루미관·월정역→ 노동당사→고석정이다. 주중에는 개인차량 이용도 가능하다.

문의 033-450-5558~9.

DMZ평화생태공원 관광은 2~3주 전 예약하면 민통선 지역 내 ‘생태계의 보고’를 둘러볼 수 있다. 용양보 코스와 십자탑 코스 두 개로 운영한다.

문의 033-450-4378.

교통은 서울에서 승용차로는 2시간 30분 내외 걸린다. 교통편 문의는 신철원시외버스터미널 (033-452-2217, 452-2551), 동송시외버스터미널 (033-455-2339), 와수리시외버스터미널 (033-458-3555)로 하면 되고, 농촌버스 (033-455-2217,  458-4055)로 하면 된다. 주요 관광지 문의 철원군청 관광문화과(033-450-5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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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특산물은 철원 오대쌀(판매문의 철원농협 455-0253, 
동송농협 455-4969)과 토마토(김화농협 458-5797), 철원쿨포크(청정양돈영농조합 
452-3385) 등이 있다. 외할머니손두부식당(452-9030) 등은 맛집으로 꼽힌다.

숙박문의 철원군청 관광문화과(450-5365)

[화제 | 7번째 국가지질공원 한탄·임진강 명소·트레킹] 신비로운 지질명소는 ‘돌들의 대향연’


지구 역사 말하는 아우라지 베개용암·재인폭포 등은 천연기념물
비둘기낭폭포~멍우리협곡 한탄강벼룻길 트레킹도 할 수 있어

한탄·임진강 일대가 국내에서 7번째로 국가지질공원이 됐다. 국가지질공원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8일 제주도, 울릉도·독도, 부산, 청송, 강원평화구역, 무등산권에 이어 7번째로 한탄·임진강 일대를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한다고 밝혔다. 관할 지자체인 연천과 포천시에서는 일제히 현수막을 내걸고 관광마케팅에 나섰다.

국가지질공원이자 유네스코가 인증한 세계지질공원인 제주도의 폭발적인 관광객 증가에 맞춰 관할 지자체에서도 일제히 벤치마킹에 나설 방침이다. 나아가 한탄·임진강 일대도 앞으로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을 교육·관광사업에 활용하기 위한 제도로서, 지난 2012년 도입했다. 유네스코는 지질공원 개념을 ‘특별한 과학적 중요성, 희귀성, 또는 아름다움을 지닌 지질현장으로서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고고학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갖춘 지역으로 보전, 교육 및 관광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함을 의미한다’고 정의한다. 국립공원과 같이 보존과 보호가 주목적이 아니라 보존하면서 관광자원으로 최대한 활용하자는 의미까지 담고 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사유재산권 행사에 일정부분 제한을 받지만 국가지질공원은 재산권 행사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 따라서 한탄·임진강 일원에 있는 지자체들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일반인들은 지질공원이 무엇인지 아직까지는 다소 생소하다. 제도 자체가 도입된 지 얼마 안 된 탓도 있지만 지질이란 개념 자체가 일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산과 강, 땅 모두가 지질공원의 대상이고, 알고 보면 우리가 사는 땅의 역사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저 바위와 절벽은 언제 생겼고, 왜 저런 형태를 띠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아는 것만큼 보이는 게 지질공원인 것이다.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 국가지질사무국에서는 어려운 지질개념을 일반인이 알기 쉽게 풀이한 자료를 발간하는 등 지자체와 협조해서 지질공원의 대중화에 더욱 힘쓸 방침이다.

이번에 지정된 한탄·임진강 국가지질공원은 연천과 포천지역의 한탄강과 임진강 일원 11개 읍면을 포함하고 있으며, 주요 지질경관은 재인폭포, 남계리 주상절리, 좌상바위, 비둘기낭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멍우리협곡 등 20개소다. 한탄·임진강 국가지질공원의 가장 큰 특징은 27만~10만 년 전 북한 평강지역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이 평야지대를 흘러 형성된 웅장한 현무암 협곡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경관이기도 한 곳이다.

이제 갓 조성한 한탄강벼룻길을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걷고 있다.
이제 갓 조성한 한탄강벼룻길을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걷고 있다.

북한 오리산·680고지에서 화산 폭발

국립공원관리공단 국가지질공원사무국 박선규 국장과 책임연구원 유완상 박사와 함께 7번째 지질공원인 한탄·임진강 일원을 답사했다. 연천군 윤미숙 학예사가 아우라지 베개용암·좌상바위·재인폭포 등을 직접 안내하며 설명해 주었고, 포천 비둘기낭폭포에서 멍우리협곡까지 지질공원트레킹과 화적연·아트밸리 답사는 포천 지질공원해설사 최명호씨가 안내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한탄·임진강 지질공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일대 지질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탄·임진강 일대는 지금으로부터 약 30만 년 전 북한의 평강 오리산과 인근 680고지에서 화산이 폭발했다. 솟구친 용암은 땅 위를 흘러내렸다. 기존에 흐르던 한탄강을 용암이 완전히 메워 버렸다. 강물과 만난 용암은 뜨거운 수증기를 내뿜으며 굳었지만, 넘쳐난 용암은 강을 넘어 평지를 덮쳤다. 용암은 들판과 나지막한 구릉을 모두 덮었다. 화산 폭발은 멈추고 땅은 식었다. 포천과 연천을 거쳐 임진강 하류 파주 율곡리까지 너른 용암평원이 형성됐다.

고온의 용암대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식어갔고, 육각, 팔각의 기둥으로 수축하면서 굳어졌다. 그 위에 비가 내려 원래 흐르던 한탄강과 임진강을 중심으로 빠르게 침식되면서 양쪽으로 절벽을 이룬 골짜기기가 만들어졌다. 그 사이로 물이 흘러 다시 새로운 한탄강과 임진강이 탄생했다. 우리가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한탄·임진강 일대의 기이한 절벽 바위는 이런 화산과 용암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한탄 임진강 일대는 약 7억 년 전에 형성된 변성암, 약 2억 년 전에 형성된 퇴적암과 화강암이 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약 5,000만 년 전에 나타난 화산암과 퇴적암도 일부 지역에서 보여 준다. 이 암석들 위로 약 50만~13만 년 전 신생대 제4기에 북한 평강 화산 용암이 옛 한탄강이 흐르던 자리 대부분을 덮쳤다. 이 용암대지 위를 풍화와 침식작용으로 새롭게 운반된 퇴적물과 토양이 용암대지를 뒤덮었다. 이를 전곡층(全谷層)이라 한다. 전곡층에는 구석기, 신석기, 역사시대의 유물과 유적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 우리나라 인류 역사와 활동상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우라지베개용암의 여러 단층을 보면서 국가지질사무국 유완상 박사가 설명하고 있다.
아우라지베개용암의 여러 단층을 보면서 국가지질사무국 유완상 박사가 설명하고 있다.

베개용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용암자원

첫 방문지는 연천 아우라지 베개용암. 활화산에서나 볼 수 있는 베개용암이 연천의 영평천과 한탄강이 합수되는 지점에서 물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내 보여 준다. 일반적으로 현무암 주상절리가 세로로 서 있는 것과 달리 돌베개 모양의 가로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물을 만난 용암의 표면이 급히 식으면서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안쪽에서는 아직 굳지 않은 용암이 남아 있다가 표면 틈으로 마치 치약처럼 삐져나와 베개 같은 모양을 만들었다.

베개용암은 대개 깊은 바다에서 용암이 분출할 때 빠른 시간에 물을 만나면서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우라지 베개용암은 내륙지역의 강가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매우 희귀하다. 국내에서는 제주도, 울릉도·독도에 이어 세 번째로 발견됐다. 천연기념물 제542호로 지정.

아우라지 베개용암에는 3개의 층이 뚜렷이 차이가 난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4개 층이다. 우선 제일 밑바닥을 형성하고 있는 층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바위와 자갈과 같은 모양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미산층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용암이 흐르기 이전에 쌓여 있던 원래의 층이다. 이 원래의 층에 이후 용암이 쌓이면서 새로운 층이 그 위를 덮고 있는 것이다.

아우라지베개용암은 용암이 베개처럼 누워 있는 형태로, 일반적으로 바다에서 쉽게 볼 수 있으나 강에서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경우다.
아우라지베개용암은 용암이 베개처럼 누워 있는 형태로, 일반적으로 바다에서 쉽게 볼 수 있으나 강에서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경우다.

미산층 위로 베개용암과 주상절리가 모습을 나타낸다. 미산층이 변성퇴적암이라면 베개용암과 주상절리는 전형적인 현무암이다. 베개용암은 흘러내리던 용암이 물을 만나 급속히 냉각하면서 육각형 내지 팔각형으로 굳어진 가로 형태, 즉 베개 모양의 암석을 말하고, 바로 그 위에 층을 이루는 주상절리는 공기 중에서 천천히 냉각하면서 만들어진 암벽이다.

현무암에서 흔히 관찰되는 주상절리는 기둥형태로서, 뜨거운 용암이 식으면서 부피가 줄어 수직으로 쪼개지며 발생한다. 대체로 5~6각형의 기둥형태가 흔하다. 절리는 용암의 상부에서는 아랫방향으로, 하부에서는 위로 각각 발달해 서로 만나는 형태를 띤다. 주상절리의 굵기나 표면에 발달한 띠모양의 구조는 용암이 얼마나 빨리 식느냐에 따라 그 크기가 변한다. 흔히 빨리 식을수록 주상절리 기둥의 굵기는 가늘어지고, 띠구조 간의 간격은 좁아진다.

용암이 식을 때 지표면에 생기는 균열은 용암의 두께, 온도, 냉각속도, 냉각률에 따라 수축점이 달라져 형태가 제각각이다. 유동성이 큰 현무암질 용암은 성분이 균일해 수축점이 규칙적으로 분포한다. 이 때문에 식을 때 동일한 방향으로 힘이 분배되고, 식는 속도가 느리면 지표면에 오각 또는 육각형의 균열이 수직으로 일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 균열을 따라 비나 눈 등 수분이 침투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점차 바위의 틈이 벌어지고, 벌어진 틈에서 침식과 풍화가 계속되면 결국 바윗덩어리가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 높이가 다른 돌기둥이 생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주상절리의 절벽은 기둥들이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에 의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간 결과 생겨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연천과 포천의 경계에 있는 아우라지 베개용암은 주상절리와 베개용암을 강에서 관찰할 수 있는 아주 희귀한 자원이자 화산의 흔적이다. 이들이 중간층을 형성하고 있고, 제일 상층부는 시간이 흐르면서 쌓인 토양층이다. 제일 하단은 미산층으로 이뤄져 있다.

윤미숙 연천 학예사는 “베개용암을 볼 수 있는 곳은 연천군의 은대리와 신답리 등으로서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용암자원”이라며 “연천군에서는 국가지질공원 지정을 계기로 이를 관광자원으로 더욱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좌상바위는 일종의 새끼화산으로서, 화산분출구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반은 떨어져 나가고 반만 남아 있는 형태다.
좌상바위는 일종의 새끼화산으로서, 화산분출구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반은 떨어져 나가고 반만 남아 있는 형태다.

이어 좌상바위로 이동한다. 좌상바위는 한탄강 주변에 약 60m 높이로 홀로 우뚝 솟은 현무암이다. 이 현무암을 장탄리 현무암이라 부른다. 화산의 화구(crater)나 화도(vent) 주변에서 마그마가 분출해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바위에 세로 방향으로 관찰되는 띠는 빗물과 바람에 의해 풍화된 것으로 오랜 시간 땅 밖으로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좌상바위 부근에서는 고생대의 미산층과 중생대의 화강암, 응회암, 그리고 신생대 제4기의 현무암, 하안단구 등 여러 지질시대의 암석을 관찰할 수 있다. 좌상바위라 불리게 된 유래는 궁평리 마을의 좌측에 위치하는 형상이라 명명됐다고 전한다. 마을 우측의 장승과 함께 오래 전부터 이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졌다.

비둘기낭폭포는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더 유명

유완상 박사는 “북한 평강 오리산과 680고지에서 화산이 폭발한 데 이어 좌상바위에서도 일부 마그마가 분출하지 않았나 추측한다”며 “홀로 우뚝 솟은 분화구가 오랜 시간 풍화와 침식으로 반은 떨어져 나가고 지금은 반만 남아 있는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연천군에서는 청산면 궁평리 좌상바위 근처의 푸르네마을을 농촌체험마을로 지정한 가운데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과 체험거리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백의리 가사평마을은 한탄강에 카누를 띄워 절벽의 다양한 지층을 관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지금 좌상바위 주변은 한창 공사를 하고 있다. 아마 올 여름쯤 이곳에서 카누를 타고 연천의 다양한 지질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천 멍우리협곡에서도 용암이 굳어 깎여 나간 주상절리를 볼 수 있다.
포천 멍우리협곡에서도 용암이 굳어 깎여 나간 주상절리를 볼 수 있다.

한탄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형 중의 한 곳인 재인폭포로 간다. 재인폭포는 북쪽의 고대산 아래 지장봉에서 흘러나온 물이 높이 약 18m에 달하는 주상절리 절벽으로 쏟아 내리는 폭포다. 그 모습이 장관이다. 현재 폭포의 위치는 두부침식으로 한탄강에서 약 350m 이상 거슬러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북한 평강 오리산과 680고지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은 한탄강과 그 주변 일대를 완전히 용암대지로 만들었다. 하지만 새롭게 한탄강이 생긴 것과 마찬가지로 용암대지 위로 지장봉에서 발원한 물이 계속 흘러나오자 한탄강과 합류하는 지점을 역류해서 발원한 지장봉 줄기까지 계속 침식이 이뤄졌다.

이와 같이 한탄강에서 역으로 하천 줄기를 타고 올라가 폭포가 만들어진 것을 두부침식이라 한다. 재인폭포가 전형적인 사례에 속한다. 물에 의해 발달된 하식동굴과 5m에 달하는 포트홀(pot-hole)이 형성돼 있다. 한탄강에서와 마찬가지로 용암이 서서히 냉각되면서 만들어진 주상절리가 발달되어 있으며, 용암에서 분출한 가스가 큰 통로를 통해 빠져나간 흔적도 볼 수 있다.

포트홀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38호 어름치와 멸종위기종인 분홍장구채 등의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으며, 폭포의 이름과 관련된 전설도 몇 가지 전한다.

최명호 지질공원 해설사가 비둘기낭폭포를 설명하고 있다.
최명호 지질공원 해설사가 비둘기낭폭포를 설명하고 있다.

첫 날 일정을 마치자 지질에 관한 궁금증과 알아야 할 기본지식이 엄청 쏟아졌다. 마침 유 박사가 준 ‘한탄·임진강 국가지질공원 신청서’가 있었다. 숙소로 들어가자마자 밤새도록 꼼꼼히 읽고 또 읽어 최소한의 감을 잡고 다음날 비둘기낭폭포로 향했다.

비둘기낭폭포로 접근하자 주변은 이미 상당 부분 개발된 상태였고, 일부는 계속 개발 중이었다. 오토캠핑장과 걷기길은 거의 완성한 상태였다. 눈에 띄는 안내판은 이미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로 상당히 이름난 사실을 알려줬다. 2009년 ‘선덕여왕’을 비롯해서 2010년 ‘추노’, 2011년 ‘최종병기 활’, 2012년 ‘늑대소년’, 2014년 ‘괜찮아 사랑이야’, 2015년 ‘대호’와 ‘육룡이 나르샤’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했다.

한탄강 지질트레킹 코스 ‘벼룻길’ 생겨

포천 한탄강 현무암 협곡과 비둘기낭폭포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50만 년 전에서 13만 년 전 사이(신생대 제4기에 해당) 휴전선 북쪽 북한의 평강 부근(오리산과 680고지)에서 화산활동으로 인하여 여러 번의 현무암질 용암이 분출했다. 잘 흘러내리는 이 현무암질 용암은 주로 ‘680고지’에서 흘러나와 서울-원산을 잇는 낮은 지대(추가령구조대 내의 옛 한탄강 줄기)를 따라 약 110km 흘러내려, 평강-철원-포천-연천에 이르는 넓은 대지에 용암대지라는 평원을 만들었다. 한탄강을 따라 오늘날의 모습을 보여 주는 깊고 뛰어난 경관의 현무암협곡은 이 용암대지를 흐르는 현재의 한탄강을 비롯해 주변 하천들의 오랜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졌다. 포천 한탄강 현무암 협곡과 비둘기낭폭포는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대회산리(야미리)의 불무산에서 발원한 작은 하천이 한탄강과 만나는 부근에서 용암대지를 깎아내려(침식작용) 멋진 폭포와 동굴, 깊은 협곡을 만들었다. 비둘기낭이라는 이름은 옛날부터 이곳 동굴과 암석의 갈라진 틈(절리라고 부름)에 멧비둘기들이 많이 서식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후략)’

비둘기낭폭포로 내려서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온다. 현무암 침식으로 인한 주상절리와 포트홀, 하식동굴, 협곡이 잘 어울려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가 나올 듯하다. 한탄강 일대의 지질학적 형성과정을 이해하는 데에도 매우 유익한 장소로 보인다. 천연기념물 제537호.

비둘기낭폭포는 멧비둘기들이 집을 짓고 산다고 해서 명명됐다. 용암의 3개층이 뚜렷이 나타나는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비둘기낭폭포는 멧비둘기들이 집을 짓고 산다고 해서 명명됐다. 용암의 3개층이 뚜렷이 나타나는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비둘기낭폭포는 용암류 단위의 경계와 각 용암류 단위의 특성을 바탕으로 용암류의 물리적 성격을 유추하는 교육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포천시에서는 지난 연말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자, 한탄강 협곡을 둘러볼 수 있는 비둘기낭에서 멍우리협곡까지 6.2km 구간의 지질트레킹코스를 개발해서 올해 처음 개통해 ‘한탄강벼룻길’이라 명명했다.

비둘기낭폭포와 주상절리, 하식동굴, 포트홀 등을 꼼꼼히 살펴본 후 멍우리협곡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날씨가 매우 춥다. 손을 꺼내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차다.

길은 매트를 깔아 걷기 좋게 다져놓았다. 개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이 다닌 흔적은 별로 없다. 강 위로 가다 강 옆으로 데크를 놓아 강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한탄강 일부는 얼었지만 강 중심부는 여전히 흐르고 있다. 흐르는 물은 역시 쉽게 얼지 않는다. 한탄강 양쪽 벽도 주상절리를 그대로 살펴볼 수 있다. 여름에는 숲이 우거져 강줄기를 보는 게 쉽지 않겠다. 반면 시원한 강바람은 그대로 맞겠다.

한탄강래프팅도 시즌만 되면 언제든 개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커다란 천막이 여러 동 보인다. 천막 안에 카누와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벼룻길 중간중간 공원같이 잘 꾸며놓았다. 길을 조성하기 위해 돈을 상당히 들였다고 한다. 겨울엔 추워서 그렇지만 다른 계절엔 걸을 만하겠다.

전망대에서 흐르는 한탄강 줄기를 살펴본다. 김정호의 <대동지지>에는 한탄강을 ‘물의 흐름이 빠른 급류가 많아 여울이 크다는 뜻의 대탄강(大灘江)으로 불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주상절리와 하식동굴, 포트홀 등이 잘 드러나 있는 재인폭포. 전형적인 두부침식의 형태를 띠고 있다.
주상절리와 하식동굴, 포트홀 등이 잘 드러나 있는 재인폭포. 전형적인 두부침식의 형태를 띠고 있다.

멍우리협곡 이정표가 보인다. 명승 제94호인 멍우리협곡은 평강에서 분출한 용암이 철원평야를 가로질러 화적연을 지나면서 옛 한탄강의 좁은 통로를 통과한다. 그곳이 바로 멍우리협곡이다. 멍우리협곡의 양안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이루고 있다. 협곡이 험해 넘어지면 쉽게 멍이 생긴다고 해서 멍우리라고 불렀다는 얘기도 전한다. 멍우리협곡에 위치한 주상절리대는 높이가 30~40m에 달하며, 협곡의 길이는 4km 넘게 펼쳐져 있다.

한탄강래프팅 시작지점인 멍우리협곡은 한탄강과 현무암의 관계, 현무암의 내부구조 및 주상절리, 화강암, 편암, 현무암 등 한탄강의 변천과정과 다양한 지질콘텐츠를 체험하는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포천시에서 여러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지질공원이 지자체에 새로운 관광활로를 개척하도록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멍우리협곡에 도착하자 명성산 산정호수에서 흘러내린 물이 이곳에서 합류한다고 길을 안내한 국가지질공원 해설사 최명호씨가 설명했다. 지도상에는 6.2km였으나 GPS상으로는 6.9km가 나왔다. 약 2시간 10분 소요.

재인폭포의 주상절리와 베개용암의 단면이 잘 드러나 있다.
재인폭포의 주상절리와 베개용암의 단면이 잘 드러나 있다.

수억 년간 지구의 신비 볼 수 있는 암석들

마지막으로 화적연으로 이동했다. 화적연(禾積淵)은 예로부터 우뚝 솟은 화강암 바위가 마치 짚단을 쌓아놓은 것처럼 생겼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조선시대에는 국가 기우제를 지내던 9번째 장소였다. 한탄강변의 지형 경관 중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 주는 화적연은 명승 제93호로 지정됐다. 명성산화강암을 뒤덮은 현무암층, 현무암 주상절리, 화강암 암반, 상류에서 공급된 풍부한 모래와 자갈 등 다양한 지형 요소들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어 지형적 가치가 매우 높다. 미수 허목이 ‘화적연기’를 남겼고, 면암 최익현 선생도 금강산유람기에 ‘화적연’이란 시를 남겼다. 뿐만 아니라 진경산수화의 겸재 정선도 화적연의 뛰어난 풍광을 화폭에 담아 냈다.

유 박사는 “화적연에 남아 있는 화강암은 풍화나 침식에 강해 아직까지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현무암은 침식에 약해 떨어져 나가거나 떨어져 바닥에 쌓인 층을 형성한 모습을 뚜렷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천 화적연은 벼를 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 데서 유래했으며, 화강암이 오랜 세월 풍화를 견디고 남은 부분이다.
포천 화적연은 벼를 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 데서 유래했으며, 화강암이 오랜 세월 풍화를 견디고 남은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한반도 지형의 서쪽 현무암 주상절리는 현무암이 7번 흘러 형성된 지질이라고 하나, 현무암층을 면밀히 분석하면 3개층으로 구분된다고 지질전문가들은 말한다. 제일 밑에는 약 50만 년 전의 판상절리, 중간층은 약 10만 년 전의 주상절리, 제일 위층은 약 4만여 년 전의 암괴가 뚜렷하게 차이난다. 따라서 한탄·임진강 일대는 오리산과 680고지에서 3차례의 화산 분출에 따른 용암이 흘러 주변 일대를 형성했다고 파악한다.

예정된 지질명소 답사와 지질트레킹을 모두 끝냈다. 현무암 중에서도 밑에 있는 부분은 구멍이 숭숭 나 있고, 중간층에 있는 현무암은 구멍 없이 단단하다. 화산이 분출할 때 가스가 서서히 빠져나가 굳었고, 상층부에서는 급하게 빠져나가느라 여기저기 구멍이 생겼다. 화강암은 인수봉에서 보는 것과 같이 매우 단단하다. 화강암의 침식 결과는 마사토로 나타난다.

몇 가지 돌만 살펴봐도 모양과 색깔이 전부 제각각이다. ‘돌들의 대향연’인 한탄·임진강 지질공원의 암석들은 수억 년을 오가는 지구의 신비를 보여 준다.

한탄강 벼룻길 개념도

세계지질공원 유네스코 후원서 공식조직으로 전환
세계유산과 같은 격… 2015년 연말 총회서 IGGP 창립

유네스코에는 세계(자연·문화)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의 3대 보호제도가 있다. 이 중 세계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은 공식 프로그램이었고, 세계지질공원은 후원조직이었다. 2015년 11월17일 제38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세계지질공원도 공식 프로그램으로 승인했다. 기존 유네스코 지구과학프로그램(ICGP)과 결합한 IGGP(International Geoscience and Geoparks Programme: 지구과학 및 지질공원 프로그램)를 창립하면서 유네스코 조직으로 개편한 것이다.

이에 따라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란 표기를 하듯 세계지질공원도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으로 바뀌게 됐다. 유네스코 로고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전 GGN(Global Geopark Network: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에서 인증한 모든 세계지질공원은 자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된다. 제주도는 유네스코 3대 프로그램에 자동으로 승계되는 것이다. 단지 신청절차만 조금 까다로워졌다. 공식조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모든 인증절차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세계지질공원은 지질·역사·문화·생태 등 다양한 유산을 지질공원으로 활용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을 가리킨다. 세계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이 보전이나 보호 위주라 하면, 지질공원은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지질의 대중화를 꾀한다는 목적이다.

우리나라엔 현재 유일하게 제주도가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제주도는 2002년 세계자연유산, 2007년 생물권보전지역에도 지정됐다. 이른바 유네스코 3관왕에 올라 있다. 이후 관광객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2015년 현재 세계지질공원은 32개국 111개소가 있다. 중국이 31개로 최다국이며, 일본은 7개를 보유하고 있다. 중·일이 전체 40%나 된다. 이 두 나라가 세계지질공원망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으려면 우선 세계적으로 중요한 지질유산이나 과학적 중요장소, 희소성, 경관미 등을 두루 갖춰야 한다. 또한 경관이나 지질요소와 관련된 비지질학적 주제, 즉 생태나 고고·역사·문화 등도 포함돼야 한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환경과 문화를 유지하면서 사회, 경제적 개발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한탄·임진강 일대는 지질유산과 과학적 중요성, 희소성, 경관 측면에서는 매우 유리하다. 이를 개발하고 대중화시키는 계기는 지자체와 국가지질사무국이 합심해서 마련해야 한다.


[여름 특집 ‘한국의 구곡’|<2>어느 지역에 어떤 구곡 있나?] 소백산·속리산권역에 구곡 집중 분포



전국 102개 중 경북 53개소로 압도적, 충북 27개소 등 뒤이어
문헌에만 전하는 구곡 포함하면 250여 개… 영주 ‘죽계구곡’이 한반도 최초

한국의 구곡은 13세기 근재 안축安軸 (1282~1348)이 죽계구곡을 설정하면서 시작한다. 이어 이이와 이황이 성리학적 깊이를 더하면서 자연을 통해 도를 체득하려는 활동들이 본격 전성기를 맞는다. 조선 선비들이 전국적으로 앞을 다투듯이 다양한 구곡들을 잇달아 설정한다. 

국립수목원에서 자체 연구사업으로 진행하는 현장답사를 통해 확인된 구곡은 2018년 6월 현재 전국적으로 102개로 나타났다. 지역적으로는 경북이 53개소로 압도적으로 많고, 이어 충북 27개소, 전북 4개소, 충남·경기·경남·전남 각 3개소, 강원·울산 각 2개소, 서울·대구 각 1개소 등으로 확인됐다. (그림 참조)

경북지역은 최초의 구곡인 안축의 죽계구곡을 비롯해 퇴계가 설정한 도산십이곡, 한강 정구의 무흘구곡 등이 널리 알려져 있고, 충북지역은 우암 송시열이 설정한 화양구곡, 유근의 고산구곡 등이 있다. 화양구곡은 화양동서원과 함께 현존하는 구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구곡으로 꼽힌다.

이와 같이 현재까지 전하는 구곡들은 소백산과 속리산 권역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양상을 보였다. 국립수목원 이해주 전시교육연구과장은 “소백산과 속리산은 산이 깊어 계곡 중심으로 자연에 묻혀 학문하기 좋은 장소가 많고, 한양에서 부름을 받으면 올라가기 좋은 물길이나 육로의 접근성이 편리한 지역 중심으로 구곡이 형성되는 특징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또 “실제로 이들이 중앙 관료로 진출한 뒤 후학들을 가르치기 위해 내려온 지역이 소백산과 속리산권역으로, 당시 사대부들의 출신 배경도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역으로 지리산이나 강원도권역에 구곡이 별로 발달하지 않은 이유를 고려하면, 소백산과 속리산권역에 특히 구곡이 발달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이외에 시와 구전으로만 전하는 구곡도 상당수 있다. 선비들이 구곡을 본 뒤 문헌에 시로 남긴 경우에 해당한다. 이러한 구곡까지 포함하면 총 25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수목원 연구는 현장답사를 통해 확인된 구곡만 102개로 발표했다.

표 행정권역별 구곡의 분포현황
선유동구곡 제4곡 세심대.
선유동구곡 제4곡 세심대.

지명 유래 구곡이 가장 많아

구곡의 이름 유래도 다양하다. 우이구곡과 같이 지명에서 유래한 구곡이 있는가 하면, 화양구곡과 같이 명나라를 숭배하기 위한 상징적 의미로 설정한 구곡도 있다. 또 퇴계구곡처럼 사람 이름에서 유래한 구곡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지명에서 유래한 구곡이 가장 많다.

또한 구곡은 제1곡부터 9곡까지 자체 이름을 가지고 있어, 구곡의 의미를 더했다. 중국 무이산 무이구곡의 경우, 제1곡 천유봉부터 옥녀봉, 대왕봉, 대홍포, 수련동, 호소암, 일선천, 연화봉, 우림정까지 9곡으로 이어진다. 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서 봉우리와 동굴, 암벽, 정자 등을 지정해서 노래하고 있다. 반면 한반도에 유입된 구곡은 강이 아닌 하천을 따라 형성된 아름다운 경관이나 흐르는 물의 모습을 노래한 것이 대부분이다.

서울의 유일한 우이구곡의 경우, 제1곡인 만경폭은 거침없이 흐르는 폭포의 모습을 가리키고 있다. 제2곡 적취병積翠屛은 아름다운 비취색 같은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병풍에 비유했다. 제3곡 찬운봉瓚雲峰은 구름이 잔에 가득찬 모습을 노래했다. 제4곡 진의강振衣崗은 옷을 흔들어 세속의 먼지를 털어버리고 뜻을 고상하게 가진다는 의미를 말한다. 제5곡 옥경대玉鏡臺 또는 세묵지洗墨池는 옥과 같은 물이 흐르는 평평한 바위 또는 흐르는 물에 벼루의 물을 씻는 모습을 말한다. 제6곡 월영담月影潭은 달에 비친 못을 가리키고, 제7곡은 탁영암濯纓巖은 말의 고삐를 씻는 바위를 말하고, 제8곡은 명옥탄鳴玉灘은 흐르는 물이 옥과 같은 소리를 내는 현상을 노래하고 있고, 제9곡 재간정在磵亭은 계곡에 있는 정자를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조선시대 유학자들은 자연 속에서 심신수양을 통해 주자의 가르침을 따르고, 진리 체득을 위한 과정에 있는 자기 위안의 행위로 구곡을 설정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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